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8)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8)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8.31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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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70주년, 탄탄한 역사와 더욱 풍성해진 프린지

문화수도 광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금남로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광주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축제를 하나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서울, 제주, 통영, 아산, 대전, 영국 에든버러 등 국내·외 진행되고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을 찾아 태동기에 있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②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③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④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⑤서울프린지페스티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문화예술인
⑥음악 창의도시 통영, 프린지페스티벌의 정통성 찾기
⑦지역 예술제의 주변부, 아산 ‘전국프린지페스티벌’
⑧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⑨거리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⑩에필로그-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

   
 

영국 안의 또 다른 나라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는 8월 한 달 내내 축제 열기로 도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축제기간동안 에든버러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넘쳐난다. 에든버러의 날씨가 우중충하면서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축제는 생동감으로 넘쳐난다.

전 세계의 에이전시와 공연예술인이 주목하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에서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뛰어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현장으로 떠났다.

에든버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대부분 200~300년이 훌쩍 넘은 건축물을 약간의 보수정도만 진행할 뿐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래된 건축물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의 긍지와 자존심이 에든버러 곳곳에서 뚜렷하게 느껴진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스코틀랜드만의 옛스러운 풍경을 담아 진행되기 때문에 8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축제에 참가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과 관광객들로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도시 전체가 프린지페스티벌로 덮였다고 할 정도로 온통 공연 안내 포스터, 배너, 인쇄홍보물 등으로 가득하다. 이 중 유독 거리 곳곳에 우뚝 서있는 ‘KOREAN SEASON’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 프린지페스티벌은 여러 각 나라별로 공연팀을 꾸려 시즌으로 만들어 참여하는 것이 유행처럼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유명 셀렉터, 해외 공연 섭외 요청 및 오디션 기회

특별히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규모는 예년보다 30%가량 커졌다고 한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은 1947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에 공식 초청받지 못한 예술가들이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면서 비롯됐다.

초청받지 못한 8개의 공연단체가 축제가 열리는 주변부에서 소규모 공간을 극장으로 개조해 공연을 펼쳤고, 이들의 독특함과 참신한 형식은 메인(Main) 페스티벌보다 더 관심을 끌게 됐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사전심의나 선정과정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공연단체 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1957년 프린지협회(Edinburgh Festival Fringe Society)가 결성됐다. 그렇게 오랜 명성을 쌓아온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어느덧 올해 70주년을 맞이했다.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협회 Media Office의 Liam.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협회 Media Office의 리암(Liam)은 “올해는 특별하게 70주년 파티가 더 크게 열리고, 역대 프린지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이 비디오와 인터뷰 영상을 찍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서 유명해져서 스타가 된 팀들도 있고, 이미 스타급인 인물들이 프린지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리암(Liam)은 “에든버러프린지 협회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받고, 공연을 웹사이트에 등록해주고, 홍보해주거나 Box office 티켓구매를 도와준다”고 설명한 뒤, “참가자들은 프린지페스티벌에 방문해 공연을 사는 큰 회사의 디렉터들에게 스카우트가 되기 위해 축제를 등용문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공연예술계 세계 최고 리더들로 모인 ISPA(국제공연예술협회)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고, 드라마 학교에 셀렉터와 유명배우 오디션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린지 참가자들의 창구, 로열마일로 모이자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거리공연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면 사전에 프린지협회를 통해 신청을 해야 한다. 보통 1~2번 공연은 96파운드, 전 기간 공연을 원한다면 396파운드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별도로 공연장소 리스트가 있지만 참가를 희망하는 공연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를 고르고, 섭외해서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리암(Liam)은 “창조적인 공연들이 모인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커다란 축제가 된 것이라고 본다”며 “아마추어들도 기회를 가질 수 있고, 프린지를 통해 프로들의 관점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를 찾아 축제현장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봤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메인 거리인 ‘로열마일’로 불리는 하이 스트리트(high street)에 아침 일찍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로열마일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전에 평민은 밟지 못하는 길로 왕족의 전용도로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로열마일은 구도심의 중심으로 중세 건물이 밀집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밀집되는 장소다.

프린지 축제현장인 에든버러 성(Castle)과 로열마일(Royal mile)인근 곳곳은 수많은 공연팀들의 준비하는 모습과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한 관람객들로 발을 디딘 순간부터 흥이 난다.

로열마일은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참가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모이는 장소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참가자들이 정해진 공연 시간 이외에 로열마일 거리로 모두 쏟아져 나와 자신들의 공연을 독특하고 개성 있게 홍보하고, 관람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이다.

또 로열마일 곳곳에서는 프린지페스티벌 참가자들의 이벤트와 버스킹 공연들이 펼쳐진다. 공연팀들은 로열마일 거리에 나와 기둥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다른 팀이 나와 그 위에 또 포스터를 붙이면서 홍보가 계속된다. 사람 눈높이 위치의 기둥이 유독 볼록하게 두꺼워진 것에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규정, 제한 없이 아무나 참여하는 것이 성공요인

2017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8월 4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올해에는 62개국 3,398공연팀이 300여개의 공연장에서 총 53,232회의 공연을 했다. 이중 686개의 무료공연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료공연들은 전석 매진과 흥행을 끌고 있었다. 특히 70주년을 맞이한 올해의 티켓판매량은 지난해보다 9% 증가한 270만장을 기록했다.

프린지 공연장들은 에든버러 전체 시가지에 퍼져있었다. 특히 에든버러 구도심(Old town) 곳곳에 더욱 집중되어 있었다.

에든버러에서는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뿐만 아니라 에든버러인터내셔널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Royal Edinburgh Military Tattoo 군악대 연주), 에든버러 아트 페스티벌(Edinburgh Art Festival),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북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Book Festival), 에든버러 재즈 블루스 페스티벌(Edinburgh Jazz&Blues Festival) 등의 축제가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뉘어과 함께 개최된다. 이 전체의 축제를 아울러 ‘에든버러 페스티벌’이라고 일컫는다.

▲2017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총감독 Shona McCarthy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총감독 쇼나 맥카시(Shona McCarthy)는 <시민의소리>와 인터뷰를 통해 “프린지페스티벌은 아무나 참가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아마추어도 참여할 수 있다”며 “그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본다”고 입을 열었다.

쇼나 맥카시(Shona McCarthy)는 “이번은 특별히 70주년으로 영국에서 26개의 기구들이 5만파운드를 모아 기부를 했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나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버스들도 동참해서 이들에게 사이트 곳곳을 이동할 수 있도록 무료로 탑승하게 협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공연 홍수 속 리뷰 문화로 평가까지

제한없이 수많은 공연팀이 참여하기 때문에 공연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평가는 오로지 관중들의 몫이다”며 “우리는 모두에게 규정짓는 것이 없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답했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은 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연극·클래식·무용·오페라 등 고급 취향의 공연 참가작을 엄선하는 데 반해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은 프린지협회에 약간의 참가비만 내면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축제에서 공연할 수 있다.

참가팀들은 에든버러에서 체류하는 숙박비, 식비, 교통비, 대관비 등을 각자 부담한다. 이 때문에 에든버러의 경제는 8월 한 달 동안 전세계 참가자들의 체류비용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경비를 들여서라도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는 매력은 무엇일까.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공연을 보고 난 후 관람객들의 리뷰문화다. 가족 단위나 3~4명이 함께 한 공연을 보고, 공연 중간의 브레이크타임 혹은 공연이 끝난 이후 공연장소에 머물면서 서로가 공연에 대해 가진 생각을 나누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갑자기 차가운 비바람이 치다 말짱해지는 변덕스러운 에든버러의 얄궂은 날씨를 잊게 만들 정도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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