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2)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2)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7.05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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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공연예술 인프라 부족 현실 풀어낼 해법찾자

문화수도 광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금남로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광주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축제를 하나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서울, 제주, 통영, 아산, 대전, 영국 에든버러 등 국내·외 진행되고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을 찾아 태동기에 있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②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③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④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⑤서울프린지페스티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문화예술인
⑥음악 창의도시 통영, 프린지페스티벌의 정통성 찾기
⑦지역 예술제의 주변부, 아산 ‘전국프린지페스티벌’
⑧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⑨거리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⑩에필로그-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옛 전남도청이 10년 만에 얼굴이 바뀌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함께 문화전당 착공식이 시작되면서 분수대 주변 풍경은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잔혹했던 80년 5.18이 발생했던 이 장소에서 광주는 크고 작은 행사들을 진행했고, 현재도 숱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탄생배경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시작됐다. ‘프린지’라는 개념을 도입해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거리 예술, 공연 예술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10여년 전만해도 충장로 밀리오레에서 댄스공연, 우체국 앞 등에서 활발하게 공연이 진행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또 광주에서 빅뱅, 카라, 미쓰에이, 방탄소년단 등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배출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이러한 무대가 사라지게 되면서 공연문화는 축소되었고, 끼가 있는 아마추어들이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다.

광장문화에 낯선 광주 문화현실

2016년 처음으로 시작된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로 2년째를 맞이했다. 지난해와 달리 예산도 늘어났지만, 진행 횟수를 늘려 행사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로 책정된 예산은 13억 5천만 원이다.

아직 광주에서 광장문화가 낯설지만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주말이 되면 점점 전당 주변 광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안적 실험, 비주류적 공연예술의 장으로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프린지페스티벌의 가장 핵심은 거리 공연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프린지페스티벌에 자발적으로 공연을 하겠다는 팀이 늘어나야 확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정형균 총감독은 “외국의 경우는 교통비만 주면, 공연팀이 공연을 통해 수십만 원을 번다. 그러나 광주는 아직 거리공연을 보고 돈을 내는 문화가 없다”며 “돈을 자발적으로 내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는 공연 팀에 일정정도 지원해줘야한다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넌버블 공연, 스포츠댄스, 현대무용, 마임, 마술, 프린지 돔 씨어터, 버스킹 등이 진행된다.

또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 빈 공간에 자발적으로 공연을 하는 팀은 대략 3~4팀 정도가 있다고 한다.

공연보다 체험프로그램 즐기는 인파 더 많아

현재 광주프린지페스티벌 현장에 나가면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을 눈에 띄게 볼 수 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 쏟아져 나온다. 특히 매주 넷째주 토요일 금남로까지 활동무대가 넓어질 경우 아이와 함께 나오는 수가 많다.

현장에서 자녀와 나온 운남동 이모 씨는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말에 나와 봤다”며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체험프로그램은 시민단체, 청년 등이 운영하는 존(Zone)이 많이 있지만, 엄마들이 진행하는 ‘광주 엄마가 달린다’존이 특히 인기가 많다.

‘광주 엄마가 달린다’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 아이들의 시선에서 좋아할만할 것들로 마련되어 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정형균 총감독은 “젊은 엄마들이 '우리가 광주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취지로 의기투합해 모인 사람들로 ‘광주 엄마가 달린다’를 이끌고 있다”며 “직장을 다니면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엄마가 달린다 체험프로그램이 잘 되니까 주먹밥을 만드는데 농협에서 쌀을 지원하기도, 각종 학습지 기업에서 지원, 우유 3천개를 나눠주는 기업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어두워진 밤까지 공연이 이어진다. 현재 젊은이들 사이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의 돗자리 문화가 확산되면서 늦은 저녁시간까지도 인산인해다. 실제로 저녁시간까지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한 인파가 많다고 분석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관심 없는 부분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는 젊은 세대는 공연의 흥미나 퀄리티를 따지면서 자신의 시간을 투자한다. 아무리 기획과 전략을 잘 수립했더라도 현장에서 관객들의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들만의 축제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 대해 자발적인 공연팀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매번 하던 공연팀이나 단체에서 매번 공연을 하는 것 같다”며 “솔직히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 눈길을 끌만한 공연은 여지껏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손을 잡고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올해 처음으로 개최했다.

공연예술 인프라 부족한 현실

아직 광주프린지에서 공연예술 활성화로 풀어내야할 숙제가 많은 현실이다. 정형균 감독은 “전 세계 공연은 거리공연이 트랜드가 되고 있다”며 “사실 광주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은 몇몇 있어도, 다양한 장르로 거리공연을 해본 적이 있느냐하면 대부분 없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언제까지 다른 지역의 유명한 공연팀을 섭외 할 순 없다. 광주 프린지에서 창작 작품을 만들지 않으면 금방 바닥이 난다”며 “완성도가 부족하더라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서 창작 작품을 올리고, 현재는 걸음마 단계로 흥미적 요소가 부족하니 몇몇 팀은 외부에서 데리 오고 적절히 섞어 공연을 배우고,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손을 잡고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올해 처음으로 개최했다. 국내외 유명 거리극을 초청해 문화전당과 프린지페스티벌을 국제무대로 견인하고자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 3일간의 행사에는 광주프린지와 별도로 시비 3억 5천만 원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3억 5천만 원의 매칭으로 총 7억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그간 광주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축제형태로 이끌어내 관심과 기대가 집중됐다. 반면 공연이 10~20분씩 지연되는 등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정형균 감독은 현재까지 광주프린지페스티벌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에 대해 “결국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광주의 전반적인 문제라고 본다”며 “광주는 클래식, 순수예술이 발달되어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순수예술 쪽을 거리 예술쪽으로 바꿔주면 타도시와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광주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무대인 프린지페스티벌이 문화중심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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