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9)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9)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9.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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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현장 속 풍성한 리뷰문화, 참가팀 또 다른 기회

축제 중에 축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의 열기는 축제 막바지에 더 달아오른다.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에든버러의 도시 자체에서 성공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는 중세시대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에든버러는 ‘근대의 아테네’라고 불릴 정도로 도시 경관이 아름다워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지역으로 사랑받고 있었다. 매년 8월 초순부터 말까지 열리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을 매료시키는데 충분했다. 

또 다른 비결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없다는 부분이다. 아마추어도 프로와 똑같이 아무런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 세계의 수많은 공연예술인들은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주목한다. 4주간의 축제기간동안 리뷰가 많고, 눈길을 끈 참가팀들은 유수한 캐스팅 디렉터와 에이전시에게 러브콜을 받는다.

2017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8월 4일 개막해 8월 28일까지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공연팀 첫 번째 할 일, 공연장 찾기

최근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참가팀들 사이에선 각 나라별 작품을 묶어 시즌을 선보이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5년부터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 ‘코리안시즌(KOREAN SEASOM)’으로 참여해 공연예술을 뽐내고 있다. 코리안시즌은 해외공연기획 전문기업인 에이투비즈(AtoBiz)와 에든버러에서 명성 있는 ‘어셈블리(Assembly)’의 파트너십으로 만들어졌다.

올해에 코리안시즌은 ‘타고(TAGO: Korean DrumⅡ)’, ‘앙상블 수(Ensemble SU: The Party)’, ‘꼭두(Kokdu: The Sould Mate)’, ‘스냅(SNAP)’ 등 국악과 서양악기가 어울린 다양한 장르의 공연 팀들이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와 함께 인터내셔널 북 페스티벌과 공동주최해 문학 분야에 소설 ‘장길산’, ‘오래된 정원’의 소설가 황석영씨도 초청됐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서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공연장을 찾는 일이다. 공연팀이 먼저 공연장을 찾아내서 컨택을 해서 참가신청을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극장 선정이 가장 어렵고 신중해야하는 부분이다.

특히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서 어셈블리(Assembly) 홀이나 어셈블리 룸 등 ‘어셈블리’ 타이틀이 붙은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들은 수준이 있고, 믿을 수 있는 작품들이 오른다고 한다.

축제기간 전세계 에이전시, 콜렉터 찾아

우리나라 작품 중 에든버러에서 첫 선을 보였던 ‘난타’ 역시 지난 1999년 어셈블리 홀(Assembly Hall)에서 전석 매진과 흥행을 끌었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에이투비즈(AtoBiz) 권은정 대표는 “올해가 3년째다. 2015년부터 참여해서 매년 하는 행사가 되었다”며 “어셈블리 측과 관계를 맺으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고, 코리안시즌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은정 대표는 “아티스트들은 어셈블리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다.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서 참여할 수 없는 팀들도 많다”며 “어셈블리의 공연들은 대부분 거의 1시간 이내로 맞춰야한다. 기존 작품들을 60분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고 말했다.

▲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코리안시즌을 이끈 A to Biz 권은정 대표

이어 권 대표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 처음부터 이렇게 대규모의 축제가 된 것은 아니다. 70년의 역사가 있었고, 10여년 마다 약 1천여 개씩 작품이 늘어났다”며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똑같이 어디에 옮기기에는 쉽지 않다. 도시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린지페스티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을 하되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공연선정을 하진 않는다. 등록비를 받고, 공연마켓을 만들어주는 것뿐이다.

축제기간 동안 공연을 사려는 1,000여명이 넘는 콜렉터들이 에든버러를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에든버러프린지에 참여하는 팀들은 정부 지원의 여부를 떠나 자신들의 발전과 가능성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타고(TAGO), 유료 객석점유율 85% 주목받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연문화가 익숙하지 않다. 공연에 대한 리뷰어 개념이 부족한 현실이다. 권은정 대표는 “유럽시장에서는 공연에 대한 리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공연을 보고 난후 리뷰를 통해 작품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리뷰가 많은 작품일수록 네임밸류가 쌓이게 된다”고 말한다.

유럽 쪽에서는 리뷰문화가 풍성하기 때문에 일부로 공연 중간에 인터미션(intermission 연극, 영화, 공연 중간에 갖는 휴식시간)을 넣기도 한다. 공연을 보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인터미션동안 사람들과 공연에 대한 평가를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어셈블리 룸(Assembly Rooms)에서 공연을 한 타고(TAGO) 작품은 강력한 퍼포먼스와 한국적인 북소리로 해외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기립박수를 이끌었다. 타고 공연은 350석의 어셈블리 룸에서 25회 공연, 유료객석점유율 85%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타고 공연을 관람한 잉글랜드 출신 다이앤 맘슨(Diane Momson)은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3시간 걸려서 이곳에 왔다. 한국에서 40년 전 군인이여서 한국을 알고 있다”며 “타고의 공연은 아주 훌륭했다. 소리, 감정, 열정이 담겨있고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이 더 빨리 뛰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공연이 끝난 이후 타고(TAGO)팀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참여해 올해 2번째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는 타고(TAGO) 팀은 중앙대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한 8명이 모여서 팀을 만들었다.

타고(TAGO)팀 대표 김병주 씨는 “해외시장에서 활동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되어서 도전을 하게 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반응이 좋았고, 에이전시 등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그룹 타고(TAGO)

리뷰문화가 다른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다음날이 밝은 후 어셈블리 체크포인트(Assembly checkpoint)에서는 앙상블 수(Ensemble Su)의 공연이 계속되고 있었다. 앙상블 수의 공연은 전통음악과 동, 서양의 악기로 한국적인 미와 정서를 음악으로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폴란드 출신 Mikolaj Zabrocki Amezed는 “동양예술을 좋아해서 공연을 보게 됐다”며 “매우 흥미롭고, 다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질이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앙상블 수의 허지혜 대표는 “평택에서 활동하고 있고, 앙상블 수는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지원을 받아 활동할 수 있었다”며 “한국과 달리 이곳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다르다고 본다. 남아서 공연이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피드백을 해준다”고 말했다.

▲앙상블 수

‘앙상블 수’는 음악장르로는 처음으로 축제 시작 당일 BBC라디오 3의 생방송에 초청되어 25분간의 공개방송을 하기도 했다.

에든버러에서 수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축제의 성공비결은 제한 없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방식도 있지만, 관람객들의 ‘리뷰문화’였다.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의 장,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서는 국내 프린지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타진해볼만한 것들이 에든버러 도시 전체에 물들어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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