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1)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1)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6.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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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프린지(Fringe)’의미는 무엇인가프린지페스티벌, 초청받지 못한 예술가들의 축제

문화수도 광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금남로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광주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축제를 하나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서울, 제주, 통영, 아산, 대전, 영국 에든버러 등 국내·외 진행되고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을 찾아 태동기에 있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②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③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④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⑤서울프린지페스티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문화예술인
⑥음악 창의도시 통영, 프린지페스티벌의 정통성 찾기
⑦지역 예술제의 주변부, 아산 ‘전국프린지페스티벌’
⑧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⑨거리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⑩에필로그-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

   
 

초청받지 못한 예술가들의 거리공연 프린지 페스티벌. ‘프린지(Fringe)’의 사전적인 의미는 주변부, 언저리라는 뜻으로 명칭에서 축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전문 문화예술인들이 주목받는 축제가 아닌 주변부에서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을 선보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거리공연축제를 일컫는다. 경력은 중요하지 않다.

‘프린지페스티벌’은 1947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됐다. 당시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이 처음 열렸을 때 초청받지 못한 여덟 명의 배우들이 공터에서 무허가로 공연한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은 전 세계 수많은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예술인들의 워너비(wannabe) 축제로 명성이 났다. 이 축제에 참여할 수 없었던 8명의 예술인들은 사전에 기획된 것도 아니고, 조직적인 체계도 없었지만 독특하고 참신한 공연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 후 해가 거듭할수록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만큼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 관심을 받게 되면서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볼만할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선망해봤을 꿈의 무대가 된 것이다.

에든버러에서 시작된 ‘프린지’문화

그렇게 ‘프린지’부분에 참여하는 공연단체수가 늘어가게 되면서 1957년 ‘프린지협회’가 창립하기도 했다.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다른 국가, 다른 지역으로 프린지 현상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아비뇽오프페스티벌’, 캐나다 ‘에드먼턴프린지페스티벌’, ‘홍콩프린지페스티벌’, 태국 ‘방콕프린지페스티벌’ 등 전 세계 각지로 우후죽순처럼 퍼지게 됐다. ‘프린지’라는 개념이 세계적인 고유명사로 쓰이게 된 것.

우리나라 국내 여러 지역에서도 ‘프린지’라는 실험적인 모토를 빌어 전국 각지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과연 ‘프린지’의 실험 정신이 구현된 축제로 치러지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할 대목이다.

1998년 서울에서 ‘독립예술제’로 처음 열렸던 축제는 2002년 국제적인 성격의 행사로 확대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꾸게 됐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통영, 대전, 제주, 부산, 아산, 춘전 등 전국 각지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광주도 뒤늦은 지난 2016년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문화전당 주변부, 광주형 문화난장

광주는 정부 방침에 따른 ‘문화수도’로서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크고 작은 수많은 행사들을 금남로, 충장로, 문화전당 일대에서 개최하고 있다.

또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주변부 활성화 방침에다가 5.18민주광장의 상징성을 더해 광장중심의 문화공간을 조성하면서 주말만 되면 차량을 통제하고, 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과연 얼마나 ‘프린지’라는 의미를 제대로 살려 축제를 개최하고 있을까.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무대는 이미 숱한 행사로 조명 받고 있는 금남로, 문화전당 일원을 개최장소로 선택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특이한 점은 다른 프린지페스티벌과 다르게 연중 기획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2016년 4월부터 11월까지 둘째주 토요일, 넷째주 토요일에 한정되어 진행됐다. 약 8개월간 격주로 진행되던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부터 횟수를 늘려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고 있다. 몸집도 비용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첫 회 편성했던 4억 원의 예산을 올해는 5배 늘려 20억 원의 예산으로 책정했다. 당시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광주시 심철의 의원은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유사사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철의 시의원은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중요한 점은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기 전에 광주에 이미 1억짜리, 2억짜리 등 여러 가지 축제들이 중구난방으로 효과도 없이 상당히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올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집행부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소귀의 성과를 거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예산이 추가로 투입된 만큼 행사의 질을 높여 광주의 상징이 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의원은 “이러한 투자가 과연 아깝지 않으려면 내실 있게 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도록 해서 정통성이 생겨야 한다”며 “에든버러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아시아 문화중심 거점이 될 수 있는 페스티벌로 위상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린지’ 의미 제대로 구현되고 있나

올해 4월 1일 개막예정이었던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세월호 인양으로 애도기간에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3주 연기되어 4월 22일 개막했다.

또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문화전당과 함께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해 국·내외 거리공연 예술을 선보였다.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광주에서 새로운 장르의 축제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으나 결국 미리 초청받은 팀만을 위한 프린지페스티벌로 끝이 났다는 비판도 적잖았다.

광주에서 축제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주류 젊은 예술들이 설 기회가 많지 않다. 주변부라는 의미를 살려 ‘프린지페스티벌’에서 진정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은 다양한 실험 정신과 미래지향적인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침체되어 있는 비주류 인디문화와 대중들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고, 동시에 공연예술의 참신하고 새로운 장르 탄생을 위해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따라서 아직 태동기 단계인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공연예술 발전과 시민참여를 이끌어낼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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