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4)
광주프린지페스티벌, 명품축제 성장 가능한가(4)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7.07.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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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열악한 원도심 속 피어나는 제주 프린지의 향기

문화수도 광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금남로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광주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축제를 하나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서울, 제주, 통영, 아산, 대전, 영국 에든버러 등 국내·외 진행되고 있는 프린지페스티벌의 현장을 찾아 태동기에 있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②광주형 문화난장, 프린지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찾자
③대전프린지페스티벌이 사라진 이유
④제주프린지페스티벌, 트랜드 초읽기
⑤서울프린지페스티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문화예술인
⑥음악 창의도시 통영, 프린지페스티벌의 정통성 찾기
⑦지역 예술제의 주변부, 아산 ‘전국프린지페스티벌’
⑧프린지 모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의 현주소
⑨거리 축제의 꽃, 에든버러 차별성은 무엇인가
⑩에필로그-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

   
 
▲삼도2동 문화의거리 일대

대한민국의 최대의 관광지 제주도. 제주도는 어느 계절에 가도 그 계절에만 느껴지는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면서 제주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사는 제주도 라이프를 꿈꾸는 이주예술인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곳곳에 이주민들이 몰리면서 일부에서는 제주도만의 향기가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 원도심 일대에는 손길이 닿지 못한 곳이 몇몇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시 삼도2동은 옛 제주대학병원이 있었던 지역이었다. 지난 2009년 제주대학병원이 빠져나가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병원에 기대고 살았던 상가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상권이 붕괴된 것이다.

지난 2012년 산지천변 및 주변장소에서 처음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이 열렸다. 현재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원도심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삼도2동 문화의거리 일대로 장소를 옮겨 진행되고 있다.

도심 공동화 현상 발생한 지역

삭막했던 옛 제주대학병원은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공간 이아(貳衙)로 변신했다. ‘이아(貳衙)’는 조선시대 제주목사를 보좌하던 판관이 집무를 보던 행정관청의 이름이다.

그 중심으로 삼도2동 일대에는 제주만의 차별화된 문화촌인 예술창작촌이 조성돼 레지던스 프로그램, 아트샵, 소공연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프린지페스티벌(JeFF)은 우리나라에서 지역적으로는 변방이지만 문화예술부문에서는 중심이 되고자하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장소, 지역성으로 ‘프린지’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프린지’와 ‘길고양이’의 의미를 연결시켜 고양이를 리플릿에 내세웠다. 이에 대해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양동규 사무처장은 “삼도2동 문화거리에 길 고양이가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전 이사장님이 제안을 했다”며 “길 고양이가 프린지라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양동규 사무처장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주최로 주관은 해마다 별도의 프린지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꾸려진다. 양동규 사무처장은 “실무나 행사 전반은 민예총에서 총괄하지만 매년 별도로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서 조직위를 꾸리고 같이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도비 5,000만원을 지원받아 매년 10월께 진행된다. 2012년에는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매주 토요일 개최, 2013년에는 10월 초부터 19일간 개최, 2014년에는 9일간 개최, 2015년 10일간 개최됐다.

지난 2016년에는 단 3일간으로 단축시켜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이 진행됐다. 기간이 단축된 것은 열악한 예산과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과부화 된 운영환경 때문이었다.

출연료 지급 대신 유료 공연화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의 독특한 점은 행사 운영 예산으로 공연팀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연팀에게는 교통비만 지급한다. 공연을 하고 싶은 사람,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이 장소에서 마음껏 보여주고 즐기라는 취지다.

대신 지난 2016년부터 유료 공연화로 티켓팅을 통한 수익을 예술인들의 창작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공연하는 팀이 갖고 있는 기량만큼 공연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양동규 사무처장은 “공연팀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전국 공모를 한다”며 “사실 제주도라는 메리트가 있다. 교통비(항공료)만 지급해도 공연하는 팀들이 와서 공연도 하고 제주도에서 하루 이틀 머물고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전국공모를 하면 100여 개 팀 이상이 신청을 한다고 한다. 이중 제주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예술단체, 타 지역에서 오는 단체들의 비중도 반반정도라고 한다.

양동규 사무처장은 “신청한 팀들 중에서 일정과 공연 시간이 맞고, 일정정도 비용이 충당이 가능한 팀들을 초청해서 프린지 공연에 오른다”며 “지난해부터는 공연을 하면 관객이 돈을 내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유료관객을 모집해줬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연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공연자에게 창작 지원금으로 돌려주고, 다음해 프린지페스티벌의 참여를 기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3일 간 29개 팀이 60여 차례 공연하면서 한 회 티켓으로 5000원을 책정했다. 1일 전체 관람시 2만원, 축제 전 기간 관람은 4만원으로 정기권을 판매했다.

제주특별자치도청 문화정책과 김연미 주무관은 “100%도비로 5천만 원의 한정된 예산으로 민간에 위탁해 프린지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며 “제주에는 이주예술인들이 많기 때문에 공연, 플리마켓 등이 자유롭고 다양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고민과 도전 속 유료화 아직 낯설어

지난해의 경우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을 진행하는 WCO(월드컬쳐오픈)와의 협업으로 프린지페스티벌은 문화의거리에서 나아가 간세라운지, 미예랑소극장, 이디아트, 다다쌀롱 등으로 행사장을 확장했다. 3일간 문화의 거리에서는 매일 밤 네트워크 파티가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행사진행에 있어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유료공연의 도입은 좋았지만, 성과는 실패라는 지적이 많았다.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야외공연을 보는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점도 있지만, 홍보부족 등으로 유료관객이 동원되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지금까지 진행해오며 아쉬운 부분에 대해 양동규 사무처장은 “프린지를 진행하면서 목적과 취지에 맞게 하려고 하는데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 공간자체에서 계속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 거리가 알려지니까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면서 건물주인이 바뀌고 예술인들의 설 자리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주도에서 더 취약하고 소외된 마을로 들어가서 행사를 해야하는 게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나왔었다”며 “처음부터 예산을 보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서 부족함 속에서 보람을 찾기도 했지만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계속 창출해야하는 것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음악공연 이외에도 전시, 시각예술, 마임, 퍼포먼스, 국악, 시네마, 포럼, 북콘서트 등이 복합되어 진행된다. 다양한 모든 장르의 예술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져 장르의 경계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처럼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은 지역의 특수성, 이주예술인 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문화가 어우러져 다양한 팀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열악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고민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제주프린지페스티벌의 운영방식은 국내 ‘프린지페스티벌’이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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