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모든 독재자는 역사의 가혹한 심판”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모든 독재자는 역사의 가혹한 심판”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8.21 21: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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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마지막 일기’ 공개…현 정부 비판

▲ 마지막 일기를 <김대중 마지막 일기-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제목의 소책자 표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함께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염려, 현 정부에 대한 비판, 부인 이희호씨와의  행복했던 시간이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유족측은 21일  김 전 대통령의 올 들어 쓴 일기 일부를 <김대중 마지막 일기-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소책자에 담아 조문객들에게 배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일기 곳곳에서 현 정부에 비판과 경고를 보내면서 “끝까지 건강 유지하며 지금의 3대 위기-민주주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언과 노력을 하겠다(4월 27일)”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 자살,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

그는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1월 16일)”며 의미 심장한 말도 남겼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 2009년 5월 23일 자고 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 슬프고 충격적이다.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계속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다(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행동하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호소했던 심정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었던 5얼 29일 “이번 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다,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과 겹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용산참사 등을 언급하며 “눈물겹다”고 마음아파 하기도 했다. 그는 “용산구의 건물 철거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입원했다”며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저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안타까워했다.

“용산참사,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 

▲ 2009년 1월 9일 일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
그는 1월 17일 외신기자 클럽의 연설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언급하며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설날 이었던 1월 26일 일기에서 “수백만의 시민들이 귀성길을 오고가고 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고생이 크고 사고도 자주 일어날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 임금을 못 받은 사람들, 주지 못한 사람들, 그들에게는 설날이 큰 고통이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장에는 부인 이희호씨와의 함께 했던 순간과 부인에 대한 애정, 지난 4월 있었던 고향 하의도 방문 등 행복했던 추억 등도 담겨있다.

▲ 1월 14일 일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갈기 힘들 것 같다(1월 11일)”.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갈기 힘들 것 같다(1월 11일)”.

“14년 만에 고향 방문. 하의 초등학교 방문, 내가 3년간 배우던 곳이다. 어린이들의 활달하고 기쁨에 찬 태도에 감동했다. 여기저기 도는 동안 부슬비가 와서 매우 걱정했으나 무사히 마쳤다. 하의도민의 환영의 열기가 너무도 대단하였다. 행복한 고향방문이었다(4월 24일)”.

“이제 아름다운 꽃의 계절이자 훈풍의 계절이 왔다. 꽃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마당의 진달래와 연대 뒷동산의 진달래가 이미 졌다. 지금 우리 마당에는 영산홍과 철쭉꽃이 보기 좋게 피어 있다(5월 1일)”.

“종일 집에서 독서, TV, 아내와의 대화로 소일.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고 건강도 괜찮은 편인 것이 행복이다. 생활에 특별한 고통이 없는 것이 옛날 청장년 때의 빈궁시대에 비하면 행복하다(5월 2일)”.

“집안에서조차 휠체어를 탈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다. 좋은 아내가 건강하게 옆에 있다. 나를 도와주는 비서들이 성심성의 애쓰고 있다. 85세의 나이지만 세계가 잊지 않고 초청하고 찾아온다. 감사하고 보람 있는 생애다(5월 20일).

한편 공개된 일기는 100여일 중 1/3가량만 공개된 것으로 이후 공개될 일기의 내용이 관심이다. 

▲ 21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와 함께 공개된 사진. 부인 이희호씨가 함께 했던 생전의 모습.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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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2009-08-22 15:01:40
고인 물은 썩고 쓰지 않는 도끼는 부러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정치도 변화하는 새 시대에 발 맞춰 젊고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등원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세훈, 원희룡에 필적하는 40대 정치인들이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