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잃은 자식처럼 애통"
"아버지 잃은 자식처럼 애통"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8.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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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인들의 DJ 서거 조문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끝내 서거하자 그를 바라보며 정치적 꿈을 않았던 지역 정치인들이 개인적인 소회를 잇따라 밝혔다. 어떤 이는 “아버지를 잃은 자식처럼 비통할 따름”이라며, 다른 이는 “위대한 시대가 끝났다”고 DJ의 서거를 추모하며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글을 간추려 소개한다.

아버지를 잃은 자식처럼 비통 주승용 의원

모진 고난과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불의와 폭력에 맞서며 도전을 거듭한 끝에 불가능할 것 같던 독재정권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신 분입니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 때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신 분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평생의 업으로 삼았던 민주주의와 남북평화가 후퇴하고 흔들리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다가 끝내 몸져누우셨고, 결국엔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아직도 하실 일이 많은데도 이렇게 황망히 가시니 아버지를 잃은 자식처럼 비통할 따름입니다.

전남도당을 비롯한 민주당은 고인의 뜻을 계승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남북통일, 국가균형발전을 이뤄가는 데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제2 김대중’으로 태어나야 김효석 의원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투병 속 절규가, 미몽(迷夢) 속에 갇혀 있던 우리들에게 주신 마지막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평화개혁세력은 아직 분열되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병상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때 또 다른 분열이 예고되기도 했습니다.

통합의 중심에 민주당이 설 수 있도록 자기변혁과 준비를 요구하셨지만 아직 우리는 출발선을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들의 부족함이 너무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눈물만 흘리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으로 굳게 무장해야 합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모든 이들이 ‘제2, 제3의 김대중’으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이용섭 의원

 우리는 3개월여 만에 우리 시대를 지탱해 온 두 거목을 잃었습니다. 역사는 2009년을 민주화의 두별이 진 잔인한 해로 기록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는 “원망하지 마라”고 하셨지만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부터 과거 두 민주정부를 좌파정권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적대시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뿌려놓으신 ‘민주 평화 인권’의 새싹들을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튼튼하게 키워가겠습니다. 후안무치한 집권세력이 그래도 반성하지 않고 국민과 역사를 외면하는 독재를 계속할 경우 저희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두렵지만 나서는 것이 참된 용기”라는 대통령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위대한 시대가 끝났다 이낙연 의원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 2009년 8월18일 낮 1시 43분. 그 시간으로 한 시대가 끝났다. 대한민국의 가장 격렬하고 가장 충실했던, 위대한 시대가 끝났다. 나의 작은 인생에서도 그 시간으로 청춘이 끝났다.

내 삶은 DJ를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DJ께서 떠나신다는 것이 나에게 실감될 리가 없다. 마치 아버지와의 이별을 알지 못하는 아이처럼, 나는 DJ서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DJ서거를 제삼자로서 말할 수가 없다.

나는 김 대통령님께 영원히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 분이 계셔서 나는 행복했고 충실했다. 아직 나는 김 대통령님의 명복을 빌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나에게 김 대통령님은 아직도 살아 계신다.

 DJ의 가르침은 축복 전갑길 광산구청장

1987년부터 4년 여 동안 수행비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외적으로는 강하게 보이지만 누구보다 부드럽고 정이 많은 정치인이었다. 특히 신앙심과 가족 사랑이 남달랐던 분이셨다.

DJ의 정치철학은 한마디로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다. 자기 자신을 다듬고 나아갈 좌표를 설정하는 데는 지극한 원칙에서 출발하되, 실제 정치에 이르러서는 대중의 눈높이와 한국사회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여 구체적인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행비서로 일했던 4년간 한국정치의 역동적인 변화를 DJ의 눈으로, DJ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경험한 데 대해 축복으로 느낀다.

민주주의 확립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아직도 하실 일이 많은데 원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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