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6) 잉골슈타트의 자랑 아우디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6) 잉골슈타트의 자랑 아우디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8.24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60만명 이상이 찾는 아우디 포럼,,,지역민들도 즐겨찾는 문화공간

독일의 자동차박물관 두 번째 순서인 아우디박물관을 취재하기 위해 잉골슈타트로 향했다. 뮌헨에서 약 50여분이 걸렸다.

▲연간 60만명 이상이 찾는 아우디 포럼(Audi Forum) 전경. 오른쪽 원형 건물이 박물관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있는 인구 약 12만명의 작은 도시 잉골슈타트에 가면 연간 6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가 하나 있다. 바로 아우디 본사와 아우디 포럼(Audi Forum)이다.

잉골슈타트는 광주광역시 인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가구당 소득은 월 평균 약 500만원에 달하는 풍요로운 도시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아우디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아우디는 세단을 비롯하여 스포츠카, 쿠페, SUV 등을 생산하는 독일의 자동차 회사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더불어 독일의 3대 고급차 제조사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는 폭스바겐 자동차그룹 산하에 들어가 있다. 자회사로는 고성능 모델 생산을 담당하는 콰트로 GmbH와 이탈리아의 슈퍼카 제조업체인 람보르기니가 있다.

아우디 엠블렘의 4개 고리는 합병한 4개사를 의미

박물관 측 설명에 따르면 아우디의 전신은 1909년 아우구스트 호르히가 설립한 호르히 오토모빌-베르케이다. 1932년 아우디베르케 AG, 호르히베르케 AG, 데카베(DKW), 반더러베르케 AG 등 4개사가 합병하여 아우토 유니온을 설립했다. 아우디 엠블렘의 4개의 고리는 합병한 4개사를 의미한다. 아우토 유니온은 유럽 최초로 6실린더 엔진의 전륜구동 차량을 생산했다. 1959년 다임러 벤츠가 아우토 유니온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1964년 폭스바겐이 아우토 유니온의 상표권과 사업권 50%를 인수했다. 1985년부터 아우디 AG로 이름을 바꾸었다.

아우디박물관은 본사와 공장, 식당, 차량인도장 및 고객센터 등으로 이루어진 아우디 포럼의 일부로 2000년에 설립되었다.

박물관에서는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급부상 한 아우디의 역사와 그들이 생산했던 대표적인 자동차들을 통해 아우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우디 포럼에 입구에 이르러 영어로 된 리플렛이 있으면 구해볼 요량으로 먼저 안내소를 찾았다. 안내를 맡고 있는 직원에게 영어로 된 리플렛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독일어로 된 리플렛을 하나 준다. BMW박물관에서 영어로 된 리플렛을 구했다는 기억이 떠올라 아쉬움이 슬며시 밀려온다.

안내소를 나와 박물관 앞에 서니 많은 지역민들이 식당에 앉아 차나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우디 포럼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함께 공유하며 즐겨찾는 문화공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우디박물관은 직경 51㎡의 둥근 형태로 외관은 유리

2000년 12월 15일에 개관한 아우디박물관은 직경 51㎡의 둥근 형태로 외관은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이는 아우디가 내세우는 투명성, 개방성, 이동성 등을 상징한다. 박물관의 전체 면적은 약 6,000㎡이며 높이는 약 23m,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4층짜리 건물의 내부는 원형인 바닥과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사용됐다.

▲아우디박물관 전경

티켓을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했다. 박물관의 구성이 3층에서부터 한 층씩 내려오면서 관람하게끔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니 LED로 표시된 연도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갈수록 시간은 2000년에서 1899년으로 바뀐다. 3층엔 1899년부터 1949년까지의 아우디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넓이가 1260㎡인 이 3층에서는 1949년까지 아우디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아우디 초창기의 자동차 차체 제작 기술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이 층에서는 초창기 반더러(Wanderer)에서 생산한 Wanderer Fahrrad 등 자전거들과 데카베(DKW)에서 생산한 1938년 DKW RT 3 PS, 1939년 DKW NZ 350, 1943년 DKW RT 125/1, 1945년 DKW NZ 350/1 등 오토바이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또 호르히(Horch)와 아우디의 이름으로 생산된 1923년 Horch 10/35 PS, Audi 8/22 PS, 1925년 Audi 18/70 PS, 1927년 Horch 8 Typ 303 Phaeton, 1932년 Horch 670, 1934년 Audi Front, 1937년 Horch 853, 1939년 Horch 855 등 옛 자동차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1925년 Audi 18/70 PS

특히 1925년 Audi 18/70 PS는 나무 차체로 독특했으며, 엔진룸을 비롯한 차량의 측면을 절개해놓아서 당시 차의 구조를 쉽게 살펴 볼 수 있었다.

1930년대에 시속 440Km로 달렸던 아우토 유니온 Typ C

아울러 이 층에서는 1930년대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1937년 아우토 유니온 Typ C, 1939년 아우토 유니온 Typ C/D, 1939년 아우토 유니온 Grand-Prix-Rennwagen Typ D 등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을 경악케 한다.

아우토 유니온은 제1차 세계대전이후 적극적인 국가지원으로 벤츠와 함께 경쟁을 하며 모터 스포츠계를 이끌어 갔다고 전해진다.

▲아우토 유니온 Typ C

박물관의 기록에 따르면 아우토 유니온 Typ C는 페르디난도도 포르쉐 박사가 설계했으며, 당시 배기량 6330cc에 520ps 5000RPM으로 제대로 몰 수 있는 드라이버가 몇 안 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 한 명이 베론드 로즈마이어로, 그는 많은 대회를 휩쓸고 다녔다. 그러던 중 1938년 아우토반에서 스피드기록에 도전하다 차가 전복되어 사망했다. 당시 속도가 시속 480Km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이 층에는 또 데카베(DKW)의 설립자 요르겐 라스무센(Jörgen Skafte Rasmussen, 1878-1964), 아우토 유니언의 경주용차를 디자인 했던 로버트 에버란에버호스트(Robert EberanEberhorst, 1902-1982) 박사, 그리고 데카베(DKW)와 아우토 유니언의 이사였던 칼 한(Carl Hahn, 1894-1961) 박사 등이 소개되어 있다.

▲1932년 4개 회사가 하나로 합쳐 아우토 유니온이 탄생

이와 함께 1932년 4개 회사가 하나로 합쳐 아우토 유니온이 탄생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우디, 호르히, 데카베(DKW), 반더러 등이 아우토 유니온으로 합병된 사건은 두 가지 특수효과를 통해 그려진다. 관람객이 이 전시회장에 가까이 다가가면 먼저 천장 높이의 4개 유리패널을 보게 된다. 각 패널에는 회사의 로고가 그려진 고리가 한 개씩 있으며 다가갈수록 각도가 달라지면서 4개 고리는 서로 겹쳐지고 아우토 유니온의 상징인 4개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2층엔 1950년대에서부터 1900년대까지 아우디 명차들 전시

다음으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내려가니 1950년대에서부터 1900년대까지 아우디에서 생산한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 층에서는 아우디의 대표적인 경주용 차들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1950년산 DKW F 89L Schnelllaster, 51년산 DKW Meisterklasse F 89P, 53년산 Horch 830BL, 53년과 55년산 DKW 3=6 Sonderklasse Type F91(3기통, 2 스트로크 엔진 장착), 60년산 DKW Junior(앞쪽에 원통 브레이크를 가진 첫 번째 독일차), 61년산 아우토 유니온 1000S Coupe(미국 스타일이 접목된 2인승 스포츠카), 65년산 아우토 유니온 1000Sp, DKW F102(3기통, 2스트로크 엔진, 전륜 구동에 현대적인 중형차), Audi 72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 1969년산 Audi 100, 74년산 Audi 80, 77년산 NSU RO 80과 Audi 50LS, 79년산 Audi 80 Schnittmodel, 80년산 Audi 80 Tourenwagen-Europameister, 83년산 Audi 100(1977년부터 5기통 엔진 장착) 등 아우디 모델 등도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Audi Quattro

아울러 아우디에서 대량 생산된 최초의 4륜구동 자동차인 Audi Quattro(82년산 Audi Quattro, 84년산 Audi Sport Quattro, 87년산 Audi Sport Quattro S1, 89년산 Audi 90 Quattro IMSA-GTO)들도 이 층에 전시되어 있었다.

▲Audi Space Frame

게다가 이곳에서는 혁신적인 100% 알루미늄 차체 기술을 적용한 Audi Space Frame도 볼 수 있었다.

이 층에서 만난 한 독일 관람객은 관람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3층은 고급스런 외형을 가진 차들과 놀라운 속도를 자랑하는 아우토 유니온 타입들이 인상적이었다면 2층에서는 실용성이 강조된 자동차들과 함께 아우디 자동차 기술의 진보를 엿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1층, 아우디에서 자랑하는 14대의 명품차들 전시...실속 아우디 포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1층에는 아우디에서 자랑하는 14대의 명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지막 1층으로 내려오니 중앙에 전시된 자동차들이 회전판 위를 돌며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곳에는 아우디에서 자랑하는 Audi A5 Coupe, Audi TT Coupe, Audi Coupe 2,3E, Audi Sport Quattro, Audi Quattro(1988), Audi Coupe GT 5E, Audi 100 Coupe S, Audi Union 1000 SP Coupe(1960), DKW 3=6 Monza, DKW 3=6 Sonderklasse Type F91, Horch 853 ‘Manuela’(1937), NSU Sport-Prinz, Das neue Audi A5/55 Coupe 등 14대의 명차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와 함께 박물관 오른편에는 아우디 역사에서 인기를 누렸던 14대의 차들이 수직으로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 같은 구조물을 따라 전 층을 빙글빙글 돌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이야기를 나눈 박물관 관계자는 “아우디에서 생산된 50대가 넘는 자동차와 30대가 넘는 오토바이 및 자전거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대부분 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구 쪽에 있는 기념품샵은 BMW박물관의 그것보다 작고 아담했다. 이 곳에서는 모형 미니자동차, 가방,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우리 일행은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식당은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온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로 꽤 붐비고 있었다. 식당은 깔끔했으며, 빵, 샐러드, 햄, 파스타, 시리얼, 육류, 음료 등이 종류별로 잘 준비되어 있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남은 벤츠와 포르쉐박물관을 보기 위해 슈트트가르트로 이동했다. 차로 이동하면서 지그시 눈을 감고 다시 아우디 포럼을 떠올려 본다.

잉골슈타트의 아우디 포럼은 규모면에서 BMW박물관과 BMW벨트보다 작았지만 도시의 규모와 투자 대비 파급효과면으로 볼 때 꽤 실속이 있어 보인다. 약 12만의 소도시인 잉골슈타트에 만들어진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아우디 포럼이 도시 인구보다 4배나 많은 60만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광주광역시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