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4) 용인의 삼성화재교통박물관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4) 용인의 삼성화재교통박물관
  • 문상기,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8.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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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만명 이상이 찾는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박물관
우리나라 자동차 볼 수 있는 박물관 필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포드, BMW, 벤츠, 포르쉐, 페라리, 도요타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부분 ‘자동차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박물관은 관람객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동차 회사의 홍보와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 관광객들을 유입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100만대 도시를 꿈꾸고 있는 광주에,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고, 연간 63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에는 자동차박물관이 없다. 광주광역시와 기아자동차가 협력해 자동차박물관을 만든다면 광주는 자동차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는 자동차박물관의 긍정적 기능을 근거로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을 볼거리로 더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국내와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박물들을 살펴보고, 그 성공요인과 과제들을 진단하여 광주에 접목시킬 방안을 총 8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용인으로 향했다.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을 보기 위해서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을 이번에 찾은 이유는 이 박물관의 컨셉이 ‘교통수단’이지만 자동차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니 20분이 채 안 걸려 박물관에 도착했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물놀이테마파크로 유명한 에버랜드의 주차장에서 좌측으로 조금만 가면 나온다. 그래서 도로명 주소도 에버랜드로 376번길 171번지다.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 씨의 작품,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와 삼성화재교통박물관 전경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2만여평의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3천평 규모의 전시장과 삼성애니카교통나라, 삼성애니카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문명의 형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자동차의 역사를 연구하고 다양한 자동차 문화를 소개, 전파하고자 1998년 5월 개관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연간 약 60만명 이상이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을 관람한다.

그는 “정확한 수는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주중에 적게는 하루 1000명에서 많게는 하루 3000명 정도 방문한다”며 “주중에는 단체 관람객들이,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정문 안으로 들어서니 오른편에 삼성애니카교통나라가, 정면에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보인다. 취재의 목적이 자동차박물관이라 바로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물관 입구에 이르니 먼저 은빛으로 몸을 감싼 수 십대의 클래식 자동차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전 조사로 알았던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다.

백남준과 자동차

박물관 설명에 따르면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다>는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 씨가 자신의 탄생연도인 1932년을 상징하는 32대의 자동차를 배열한 설치 작품으로 지난 1997년 독일 뮌스터 조각예술제에 출품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20세기 하드웨어 문화가 21세기에는 소프트웨어에 자리를 물려줄 것을 예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3그룹으로 전시장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1952년까지 수원~남인천, 수원~여주 구간에서 운행되었던 혀기 11-12호 증기기관차

전시장은 야외전시장을 비롯해 1층 주 전시장과 2층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앞서 설명한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외에도 항공기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생산된 기종인 비치크래프트 모델 18, 1952년까지 수원~남인천, 수원~여주 구간에서 운행되었던 혀기 11-12호 증기기관차, 스틴슨 L-5센티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스틴슨 L-5센티넬은 동아일보에서 ‘파랑새’라는 이름으로 1963년부터 4년간 취재용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2001년 기증받아 1여년의 복원작업을 거쳐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층 로비에 들어서니 입구 오른쪽에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인 벤츠 특허차(1886년)와 태엽마차가 전시되어 있다. 태엽자동차는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케치한 것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이어서 폭스바겐 기아 컨퍼터블, 머셔모델 30, 마를린 먼로의 애마로 알려진 캐딜락 엘도라도 브로엄, 들라에 178 가브리올레 등 럭셔리한 차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로비 중앙에는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이 낱낱이 분해되어 매달려 있고, 그 좌우에는 BMW 507 로드스터와 셀비 코브라 289가 이를 호위하듯 떡 버티고 있다.

로비 중앙에는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이 낱낱이 분해되어 매달려 있고, 그 좌우에는 BMW 507 로드스터와 셀비 코브라 289가 이를 호위하듯 떡 버티고 있다. 또 바로 이 뒤편에서는 경주에서 화려한 우승경력을 바탕으로 양산된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300sl 걸윙 쿠페’와 ‘메르세데스 벤츠300sl 로드스터’를 감상할 수 있었다.

뷰익 24-6-45에서 시승하고 사진 찍을 수도

로비 좌측으로는 코드L-29 카브리올레, 쉐보레 마스터 스포츠 로드스터, 팬더 칼리스타, 뷰익 24-6-45 등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특히 뷰익 24-6-45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시승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여기까지 둘러보고 나니 클래식 자동차 시승 시간이 다됐다. 클래식 자동차 시승 프로그램은 하루 2회(오전 11시와 오후 3시) 운영한다. 주 전시장은 시승을 끝내고 볼 참이다.

시승을 위해 애니카공원으로 갔다. 조금 기다리니 멋진 하얀색 클래식 자동차가 등장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8기통짜리 링컨 컨티넨탈로 생산된 지 50년이 넘었다.

이곳에 전시된 차들이 운행이 가능한 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90% 이상 운행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승은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끝이 났다. 너무도 짧은 시승 시간을 아쉬워하며 주 전시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프리미엄, 퍼블릭, 스포츠, 클래식, 코리안 등 5가지 주제로 구성

1층 주 전시장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자극해온 프리미엄, 퍼블릭, 스포츠 등의 3가지 주제와 클래식, 한국의 자동차 코리안 등 총 5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 ‘러브버그’ 속에서 등장한 ‘허비’의 실제 모델

주 전시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아주 낡은 폭스바겐 비틀 하나가 눈길을 주라고 한다. 박물관 측 설명에 따르면 영화 ‘러브버그’ 속에서 등장한 ‘허비’의 실제 모델이다.

이어 오른쪽 벽면에 ‘선박의 발달’ 코너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인류 최초의 장거리 이동수단인 선박의 역사를 그림과 모형을 통해 살펴보고 배에서 쓰이는 조타휠, 나침의 등의 도구를 감상할 수 있다.

이를 보고 나서 1층 주 전시장으로 눈을 돌리니 수 십 여대의 멋지고 품격있는 자동차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포드 모델 T, 폭스바겐 비틀, 오스틴 미니 1000, BMW 이세타 300 등 대중들이 즐겨 탔던 차들부터 캐딜락 V12 타운카, 다임러 DE36, 오스틴 프린세스 리무진, 벤츠 300Sc 로드스터, 볼보 264 TE, 롤스로이스 팬텀 VI, 벤츠 600 풀만, 링컨 컨티넨탈 타운카 등 고급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알파 로메오 6C 2500SS, 부카티 타입 38A, 롤스로이스 20HP, 스터츠 베어캣, 프랭클린 모델 G 등 1920~30년대 장인의 손길에 의해 수공으로 제작된 명차들

또한 이곳에서는 마쯔다 RX-7, 포르쉐 911터보, 혼다 어큐라 NSX, BMW 3.0 CSL, 포르쉐 356A 등의 스포츠카와 알파 로메오 6C 2500SS, 부카티 타입 38A, 롤스로이스 20HP, 스터츠 베어캣, 프랭클린 모델 G 등 1920~30년대 장인의 손길에 의해 수공으로 제작된 명차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코리안존에는 국제 시-바ㄹ, 기아 마스터 T-600, 신진 퍼블리카, 현대 포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1층 주 전시장에서 만난 강원도에서 온 한 관람객은 “옛 자동차들이 지금 생산된 차인 것 마냥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어 보기에 좋았고, 체험 프로그램이나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가족끼리 오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주 전시장 사이사이에는 자동차 체험나라, 2번가 이야기, 세계 자동차 역사관, 모터사이클존 등이 독립된 공간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체험형으로 구성된 자동차 체험나라 아이들에게 인기

자동차 체험나라는 자동차 4행정의 원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자동차의 작동 원리를 직접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물이 체험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쉽고 재미있게 자동차와 친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남양주에서 온 한 관람객은 “자동차의 경적, 바퀴의 작동 원리, 시동장치 등을 아이들이 직접 작동시켜 보면서 많이 즐거워한다”면서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자연스럽게 동선이 연결된 2번가 이야기에서는 카페, 주유소, 정비소 등의 설치물을 통해 1920년대 서양의 풍광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세계 자동차 역사에서는 자동차가 처음 고안된 1482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자동차 역사의 주요 사건과 주요 인물 등을, 모터사이클존에서는 삼륜 모터사이클인 프리시즌 트라이사이클, 사이드카를 붙인 썬빔 모델TT, 할리데이비슨 모델들, BMW R69s 등 다양한 디자인의 모터사이클을 살펴볼 수 있었다.

1층 주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본 후 출구 쪽으로 나오려니 벽면에 ‘철도의 발달’ 코너가 있다. ‘선박의 발달’ 코너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대에 따른 기관차의 발전사와 대표적인 기차의 모형을 통해 철도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다. 실제로 움직이는 모형 기차는 아이들을 잠시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1층 주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2층 전시장으로 향했다 2층 전시장은 레이싱존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싱존

한 세기가 넘게 이어진 경주 역사의 현장에서 질주했던 다양한 경주차들을 주제로 한 레이싱존에서는 맥라렌 M16E, 미나르디 M193, 허드슨 수퍼 식스 레이서, 레온 듀레이 인디 500 레이스 카, 알파 로메오 6C 1750SS, 란치아 델타HF 인테그랄레16v Evo-1, 재규어 D 타입 레플리카, 포르쉐 911 카레라 RSR 3.0 등 총 8대의 경주차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올해의 기획전시는 ‘리무진의 세계’

기획전시실은 해마다 주제를 달리하며 전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의 기획전시는 ‘리무진의 세계’였다. 리무진은 운전석과 탑승객 사이에 칸막이를 넣어 운전자로부터 탑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형태로 제작되고, 탑승객을 위해 기존 승용차의 차체를 늘려서 특별히 제작한 승용차를 지칭한다. 롤스로이스 팬텀Ⅶ, 캐딜락 플리트우드리무진, 홍치CA770리무진, 벤츠560 SEL 리무진 등 4대가 전시되고 있었다.

▲올해의 기획전시는 ‘리무진의 세계’다.

이와 같이 삼성화재교통박물관 곳곳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곳에는 총 60여대의 자동차와 15대의 모터사이클, 선박, 기관차, 비행기 등 각종 교통수단의 실물과 모형, 관련 부품, 장식품 등 약 700여점 이상이 전시되어 있다.

또 전시장의 구성을 보면서 왜 이곳이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라는 정식 명칭보다 ‘삼성자동차박물관’으로 더 널리 알려졌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을 시작으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4곳의 국내 자동차박물관 취재를 하면서 한결같이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자동차의 발전사와 자동차를 보여주는데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답게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자동차박물관이 어디에든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다. 세계의 옛 명차들도 볼 수 있고, 그동안 생산됐던 우리나라의 모든 자동차들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런 자동차박물관을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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