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3) 울산의 자동차박물관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3) 울산의 자동차박물관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7.21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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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와 프라모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주연자동차박물관
자동차 메이커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현대자동차 홍보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포드, BMW, 벤츠, 포르쉐, 페라리, 도요타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부분 ‘자동차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박물관은 관람객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동차 회사의 홍보와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 관광객들을 유입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100만대 도시를 꿈꾸고 있는 광주에,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고, 연간 63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에는 자동차박물관이 없다. 광주광역시와 기아자동차가 협력해 자동차박물관을 만든다면 광주는 자동차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는 자동차박물관의 긍정적 기능을 근거로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을 볼거리로 더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국내와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박물들을 살펴보고, 그 성공요인과 과제들을 진단하여 광주에 접목시킬 방안을 총 8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울산광역시에는 자동차 도시답게 자동차박물관 1곳과 현대자동차 홍보관 1곳이 있다. 주연자동차박물관은 개인이 비영리로 운영하는 박물관이고, 현대자동차 홍보관은 견학을 오는 어린 원생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가 직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홍보관의 경우 자동차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이나 주연자동차박물관과 공통점이 있으나, 자사브랜드의 단종된 차들만을 전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주연자동차박물관은 국내외 클래식카들을 전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과 흡사했다.

이번 주는 울산의 자동차박물관을 보기 위해 울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광주에서 울산까지 4시간이 넘게 걸리니 서울보다 먼 거리다. 그래도 자동차의 도시 울산에서 옛 자동차들을 볼 수 있다는 마음에 거리감보다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울산에 이르러 곧장 태화강역으로 향했다. 주연자동차박물관이 태화강역 앞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주연자동차박물관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소요됐다.

태화강역 앞에서 바라보니 주연자동차, 프라모델박물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40여대의 클래식카와 2천여 점의 프라모델 등 전시

주연자동차, 프라모델박물관은 40여대의 클래식카와 2천여 점의 프라모델 등을 전시하고 있다. 2013년 5월 개관했다.

주연이라는 이름은 이 박물관을 설립한 주연상(50) 원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주 원장은 울산에서 20년 가까이 쌍꺼풀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다.

주 원장의 취미는 자동차 수집, 프라모델 조립, 매사냥 등으로 독특하다. 이 박물관도 이 같은 주 원장의 남다른 취미의 결과물이다. 처음 취미로 모으기 시작한 자동차들을 둘 곳이 없어서 건물을 짓게 됐고, 자동차박물관까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울산이 자동차 도시이고, 국내 최대 규모의 현대자동차가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박물관은 총 4개층으로 1층은 세계명차전시장, 2층은 세계국민차전시장, 3층은 추억의 아빠자동차전시장, 4층은 프라모델&RC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세계명차전시장에서는 포드T형 자동차에서부터 벤들리, 뷰익, 캐딜락, 벤츠 등 옛날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클래식카들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또 2층 세계국민차전시장에서는 1955년산 BMW이세타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딱정벌레라는 애칭으로 불린 폭스바겐 1세대 비틀, 오스틴7, 로터스슈퍼7, 나쉬 메트로폴리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국내 단 1대밖에 없는 수륙양용장갑차가 귀한 몸을 뽐내고 있었다.

국내 단 1대밖에 없는 수륙양용장갑차 보유

3층 추억의 아빠자동차전시장은 국내 올드카 전시장으로, 이곳에는 기아 삼륜차를 비롯해 티코, 포니 픽업, 스텔라, 아벨라, 엘란트라, 프라이드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아 삼륜차는 영화배우 이태진 씨의 소유란다. 이태진 씨는 총 3대를 이곳에 전시하도록 도왔다.

4층 프라모델&RC전시장에 오르니 저절로 입이 쩍 벌어졌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프라모델들이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 개수가 궁금해 이은하 관장에게 물으니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기 때문에 관장인 자신도 그 개수를 정확히 모른다”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임에 틀림없다”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 프라모델이 많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으니 이 관장은 주연상 원장이 프라모델 조립을 취미로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장은 프라모델 조립이 주 원장의 직업과 관계가 깊다고 한다. 성형외과의 특성상 손의 섬세함과 감각이 필수인데, 손의 감각을 단련시키기 위해 프라모델 조립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의대를 졸업한 후부터 시작한 이 취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프라모델, 외국인들이 더 감탄

덧붙여 이 관장은 “국내에는 프라모델 마니아들이 많지 않을뿐더러 국내 관람객들은 프라모델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외국에서 온 관람객들은 자동차보다 프라모델을 보고 더 감탄한다”고 귀뜸을 해주었다.

이 밖에도 박물관 천장에 매달린 수많은 모형비행기들 또한 장관을 이룬다. 도대체 몇 대 정도나 되냐는 질문에 이 관장은 “많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해봤지만 비행기 대수를 묻는 기자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지금 같이 세어보자는 이 관장의 돌발 제안에 기자는 손사래로 가볍게 답했다.

박물관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에 대해 이 관장은 먼저 관람객들의 관람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전시된 자동차를 눈으로만 봐야 하는데 만져서 훼손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올드카이다보니 부품을 구해 수리하는데 엄청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전시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아직 전시하지 못한 자동차들이 많다”면서 “주변 경관이 좋은 더 넓은 곳으로 옮기고 싶은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마침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구경하고 있는 한 시민에게 소감을 물으니, 그는 “다른 박물관을 가보면 전시물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친밀감이 떨어지는데 이곳은 전시물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았고, 특히 아이가 직접 외국의 스포츠카를 타보면서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주연자동차박물관은 이처럼 박물관 내에서 시승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때때로 운행이 가능한 클래식카에 아이들을 태워 시내를 주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수익금은 소외계층을 돕는데 사용

한편, 주연자동차박물관의 관람료는 어린이 2000원, 청소년 4000원, 어른 6000원이지만 수익금은 소외계층을 돕는데 쓰이고 있다.

주연자동차박물관의 취재를 마치고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이 있는 염포로로 이동했다. 홍보관이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홍보관은 계절에 따라 관람객수가 차이를 보이지만 일일 평균 약 200여 명, 연 평균 약 6만여 명 이상이 찾는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전시관이다.

1968년 완공된 울산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자 현대자동차의 주력 공장으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150여만평의 부지에 5개의 독립된 공장설비로 이루어져 있다.

생산차종으로는 아반떼, 엑센트, 에쿠스 등 승용차 10종과, 산타페, 스타렉스 등 RV차량 5종, 포터2가 있으며, 연간 150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외에도 5만톤급 선박 세 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한 전용 수출부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방서와 병원, 순찰차를 자체 운영할 만큼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홍보관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1, 2’를 비롯해 스텔라, 엑셀, 1세대 쏘나타, 스쿠프, 엘란트라, 갤로퍼, 액센트 등 각 시대를 대표했던 현대자동차의 생산차종들과 미래형 콘셉트카 4대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3D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한 울산공장의 모형도와 생산공정 모형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동차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공장견학을 미리 신청하면 아반떼와 i30 생산라인을 구경할 수도 있다.

또 홍보관에는 자체기술로 개발한 포니 이전 ‘코티나’에서부터 현재 생산되는 차종까지 17종의 미니어처들도 전시되어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다른 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박물관에 비해 규모나 콘텐츠 면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에 걸맞은 번듯한 자동차박물관이 아쉬운 대목이다.

광주로 돌아오는 길, 현대자동차와 주연자동차박물관이 머리를 맞대고 출발부터 함께 고민했다면 더 멋진 자동차박물관이 울산에 탄생했을 것이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지 않았을까 그려보며 눈을 감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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