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1)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1)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6.07.07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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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00만대의 꿈에 자동차박물관 더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포드, BMW, 벤츠, 포르쉐, 페라리, 도요타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부분 ‘자동차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박물관은 관람객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동차 회사의 홍보와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 관광객들을 유입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100만대 도시를 꿈꾸고 있는 광주에,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고, 연간 63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에는 자동차박물관이 없다. 광주광역시와 기아자동차가 협력해 자동차박물관을 만든다면 광주는 자동차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도시 광주, 볼거리를 더하다’는 자동차박물관의 긍정적 기능을 근거로 광주에 자동차박물관을 볼거리로 더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국내와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박물들을 살펴보고, 그 성공요인과 과제들을 진단하여 광주에 접목시킬 방안을 총 8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있는 페라리 자동차 박물관 전경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많은 자동차박물관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자동차박물관에서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자동차박물관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와 콘텐츠도 다양하다.

독일의 BMW, 아우디, 벤츠, 포르쉐 박물관, 이탈리아의 페라리 박물관, 일본의 도요타 박물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전시관 등의 경우는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운영하는 박물관의 사례들이고, 영국자동차박물관, 우리나라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 등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례들이다.

이러한 자동차박물관들은 관람객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동차 회사의 홍보와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 관광객들을 유입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에 입지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에는 헨리 포드 박물관이 있다. 독일의 자동차 도시인 뮌헨에는 BMW박물관이, 잉골슈타트에는 아우디 박물관이, 슈투트가르트에는 벤츠, 포르쉐 박물관이 있다.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 도요타 자동차박물관 내부 전시실 모습

가까운 일본에는 널리 알려진 도요타 박물관을 비롯한 철도 및 전차, 교통박물관 등이 어림잡아 50여개는 넘는다. 이 중에는 나라에서 관리하는 국립박물관과 메이커에서 운영하는 사립, 개인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일반인과 함께 자동차 문화를 즐기고 공유하고자 설립된 개인 박물관 등이 무수히 많다.

자동차 공장 안에 또는 인접해 위치한 이들 박물관들은 공장과 박물관 견학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생산과정과 수집된 차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자동차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헨리 포드 박물관은 생전 포드가 미국인들의 생활방식과 전통을 표현하고자 수집한 물품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1929년 처음 문을 연 포드 박물관은 연간 방문객 숫자만 160만명에 이를 정도로 미시간주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독일 뮌헨에 가면 책이나 영화 등에서만 봤던 수퍼카들이 펼쳐진 벤츠 박물관이 있다. 자동차 엔진 모양을 본떠서 만든 박물관 외관과 박물관 곳곳에서 만나는 기상천외한 자동차의 향연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다.

일본 에이치현 도요타市에 위치한 도요타 박물관에는 도요타가 생산한 자동차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명차 160여대를 볼 수 있다. 독일 폭스바겐이 아우토슈타트市에 세운 자동차 박물관에 못지않은 규모와 질이다.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가족 단위로 연간 27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고 있으며 선진화된 자동차 문화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 페라리 자동차 박물관 내부 전시실 모습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 인구 1만5000여 명의 작은 도시 마라넬로에 가면 페라리 박물관이 있다. 페라리가 지금의 명성을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내놓은 숱한 명차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12년 한 경매에서 약 360억 원에 낙찰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이름을 올린 1963년형 ‘250 GTO’를 비롯해 ‘테스타로사’, ‘엔초 페라리’ 등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할 모델이 가득하다. 그래서 자동차 마니아들이 유독 즐겨 찾고 있다.

▲ BMW 자동차박물관 내부 전시실 모습

우리나라 자동차박물관은 아직 걸음마 수준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동차박물관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수가 대단히 적다. 옛 자동차에 대한 추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곳은 용인, 울산, 제주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삼성화재에서 운영하는 ‘교통박물관’, 개인이 운영하는 ‘제주 세계자동차 제주박물관’,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 등이다. 특히 자동차 메이커가 운영하는 박물관은 울산의 현대자동차 전시관이 유일하다. 나머지 자동차박물관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박물관들은 자동차 애호가,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관광자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연말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자동차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보문관광단지에 들어설 자동차박물관은 보문호 옆 터 6천600여㎡에 연면적 3천500여㎡, 지상 1층·지상 3층 규모다. 1900∼1980년까지 세계적인 명차 50여 대를 전시해 자동차 발명 이후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역대 대통령과 유명인이 탄 차, 영화 속 클래식카, 예술적 가치가 높은 명품 스포츠카 등을 테마별로 전시한다. 야외에는 미니 기차를 설치해 박물관과 보문호를 둘러볼 수 있다. 또 최근 법으로 허용한 튜닝 관련 시설과 장비를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자동차 전시실 외에도 다목적홀, 어린이 전용 카페, 휴게실 등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박물관 하나 없는 광주 안타까워

이와 같은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 100만대 도시를 꿈꾸고 있는 광주에,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고, 연간 63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에 자동차박물관 하나 없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광주광역시는 현재 친환경자동차 선도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광주시는 ‘자동차 100만대 생산’을 통해 침체된 국가제조업의 재도약과 지역균형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에는 나름 스토리가 있다. 기아자동차는 옛날 아시아자동차였다. 아시아자동차공업은 정부의 자동차 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1965년 7월 2일 이문환(李文煥)에 의하여 자본금 8억 2800만원으로 설립되었다. 이문환은 호남에서 비료를 팔아 큰돈을 번 기업가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자동차는 초기에 이렇다 할 자동차를 내놓지 못할 정도로 영세했다. 1969년 경영이 부실화되어 동국제강에 인수되었고, 1976년 기아산업에 다시 인수되었다. 사용하던 공장은 현재 기아자동차의 광주공장으로 편입되었다.

1997년 광주공장은 연간 48만대를 생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외환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부도 유예 협약 대상 업체로 선정되어 법정 관리를 받아 오다가 1998년 국제 입찰에서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를 분리 매각하거나 통합 매각하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결국 두 회사 모두 현대자동차에 인수되었다.

다행히도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호전됐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10년 41만대, 2011년에는 48만8,154대에 이어 지금은 6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 자동차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도

아시아자동차에서 기아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생산한 차종도 부침이 심했던 역사만큼이나 다양했다. 세계 명차들과 아울러 스토리가 곁들어진 아시아와 기아자동차의 모든 차들이 전시된 박물관이 광주에 만들어진다면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광주는 자동차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자동차박물관의 긍정적 기능을 근거로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를 꿈꾸고 있는 광주시와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기아자동차가 협력해 자동차 도시에 걸맞은 ‘자동차박물관’을 건설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도시 울산의 ‘현대차 전시관’, 그 외 민간기업, 개인이 운영하는 자동차박물관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러한 박물관이 자동차라는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람객 유치는 성공적인지, 성공요인은 무엇인지,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광주에 접목시킬 것인지를 집중 분석하여 광주의 새로운 ‘볼거리 마련’에 대한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아울러 독일의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의 자동차 공장과 박물관을 취재해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관광자원 마련에 대한 방안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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