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중독 광주(5) 7080충장축제 우수축제로 추락
행사중독 광주(5) 7080충장축제 우수축제로 추락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05.25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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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와 관계없는 프로그램 많았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도 떨어져”
장기적인 청사진 새로 수립할 필요 있어

민선 6기 윤장현號가 들어서면서 광주광역시의 행사가 꽤 많이 늘었다. 또 행사 기간도 이전 시장 때보다 길어졌다. 2017년에도 곳곳에서 행사판이 벌어지고 있거나, 벌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혹자는 광주시가 행사중독에 빠졌다고 쓴소리를 한다. 이처럼 장이 열리니 먹을거리를 쫓아 사람들이 꼬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사람들이 꼬이니 이런저런 문제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앞으로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사판을 점검하는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이 연재가 향후 광주광역시의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편집자 주>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시민들은 지난 시절 동구 곳곳에 충장축제와 관련 나부꼈던 현수막을 본 기억이 하나쯤 있다. 문화관광체육부 축제 평가에서 충장축제가 유망축제로, 유망축제에서 우수축제로, 우수축제에서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었을 때마다 동구에는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를 보면서 충장축제가 광주의 대표축제로 잘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어디에서도 이런 현수막을 볼 수 없었다. 이유는 충장축제가 최우수축제에서 우수축제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문화관공체육부에 따르면 충장축제의 경우 2011년부터 3년간 우수축제로 머무르다 2014년 최우수축제로 격상됐다. 최우수축제로 2016년까지 자리를 지켰던 충장축제는 지난해 말 평가에서 우수축제로 떨어졌다.

이 평가에 따르면 충장축제의 전체 만족도는 7점 만점에 5점에 미치지 못했다. 만족도는 전체 축제 대비 다소 낮게 나타났으며, 만족도 평균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항목별로는 전년대비 살거리・사전홍보・안내해설・지역문화 이해・시설안전・접근성 및 주차장 만족은 증가하였으나, 축제 재미・프로그램・먹거리는 감소했다.

또한 이 평가는 “도심 내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특성을 반영, 시설 안전・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발견되나 아직 부족한 수준이었다”며 “공적인 축제 육성을 위해 운영의 섬세함을 살리는 방안과 흥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연출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

아울러 “방대한 축제장과 수많은 프로그램 등으로 관광객이 어느 프로그램이 어느 곳에서 진행이 되는지 혼란을 겪는 등 거리 축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으므로 안내 표지판 설치 등 체계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미흡한 점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문광부의 공식적인 평가에 대해 한 문화기획자는 “평가가 너무 온건한 것 같다”면서 “충장축제의 가장 큰 문제는 ‘추억’이라는 주제를 상실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리축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방송사의 공연이 메인을 차지하고 있고, 돈도 많이 가져가는 반면 9개의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그는 “충장축제가 광주의 대표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점에서부터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언론인은 “충장축제가 점점 더 특징없는 페스티벌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주제와 관계없는 프로그램이 많았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충장축제와 거의 흡사한 프린지페스티벌까지 연중 진행되면서 섞어찌개가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위한 통폐합’을 주장했다.

A이벤트마케팅학회의 한 회원은 더 가혹하게 충장축제를 평가했다.

그는 “차은택 씨와 밀접한 광주U대회의 개·폐막식 총감독인 박명성 씨를 충장축제 총감독으로 선임하면서 문광부 축제평가에서 최우수축제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의혹이 있었다”면서 “충장축제는 이전부터 우수축제로 떨어질 요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전문가가 없는 축제추진위원회가 이미 짜진 각본대로 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나눠 먹기식 구조가 여전했고, 담당 공무원들 역시 전문성이 떨어져 행정보고서나 자료까지 대행사에 의존하다보니 업체에 끌려 다니면서 한번 선정된 업체가 지속적으로 대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충장축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주먹구구식 지역민 동원과 정체성 없는 거리 퍼레이드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구청 및 각 주민센터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암묵적 강요로 동원돼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됐지만, 이 거리 퍼레이드는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 같은 지적들로 미루어 볼 때 충장축제는 전국화, 세계화로 나아갈 장기적인 청사진을 새로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쇼 중심의 축제에서 탈피해 거리축제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한편, ‘추억의 7080 충장축제’는 올해부터는 ‘추억의 충장축제’로 명칭을 바꿔 10월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동구 충장로와 금남로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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