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29. 해와달 밴드
우리동네 재주꾼29. 해와달 밴드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12.03 0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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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뛰어넘어 ‘음악인’ 꿈꾸다

“아이들이 하고 있는 음악이 단순히 취미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든 특별한 밴드가 있다. 지난 2010년 결성하게 된 ‘해와달’밴드는 장애인도 음악적 기량을 펼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선사해주고 있다.

‘해와달’밴드의 장애친구들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딛을 나이인 20대가 됐다. 사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교복을 벗고,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1 개인 레슨으로 합주 연습해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소통방식이 남과 다르고, 어려움이 있는 사람도 있다. ‘해와달’밴드는 이런 어려움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 소통하는 밴드다.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합주연습이 한창이 ‘해와달’밴드를 만났다. ‘해와달’ 밴드의 장애친구들은 곁에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본인의 악기를 준비하는 시간만큼은 예외다. 연습시간 정각이 되자 자신이 맡은 악기를 번쩍 들고, 곧바로 자세를 취한다.

‘해와달’밴드는 색소폰, 퍼커션, 신디사이저(전자 피아노), 드럼, 베이스기타, 아코디언, 통기타, 보컬 등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모이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장애 복지관, 유치원에서 지내오면서 얼굴을 익힌 사람들끼리 만나 밴드를 꾸리게 됐다.

기획을 맡고 있는 류진주 씨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 중에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잘 하는 친구들이 만나게 됐다”며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무대 분장, 소품, 의상 등을 아이들에게 해주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가족과 함께 가족음악회도 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밴드를 결성하겠다는 소식에 재능기부형식으로 1:1 개인 레슨과 합주를 함께할 비장애인이 참여했고, 장애인 송년 행사 등 작은 행사부터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고정된 연습 장소 구하기 어려워

웃음도 많고, 장난끼 넘치는 20대의 장애인 멤버들은 통기타를 치는 사람을 ‘통쌤’, 베이스기타를 치는 사람을 ‘베쌤’이라고 부르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통기타 연주를 수십 년간 해오던 주하주씨가 바로 ‘통쌤’이다. 해와달 명칭은 주하주씨의 곡이름을 따서 해와 달처럼 함께하고 싶다는 의미로 탄생하게 됐다.

이들은 그동안 연습실이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 돌아다니며 연습을 해왔다. 장애를 가져 연습장소를 구하기 더욱 어려웠다.

라이브카페, 청소년 문화의 집, 지인의 장소 등과 같은 임시장소에서 연습을 이어오다 지난 7월 문화예술동아리 창작공간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겨우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그나마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이 공간도 지원사업이 끝나면, 또 다른 연습장소를 찾아봐야 해서 걱정이 가득이다.

류진주 씨는 “20대가 된 장애친구들이 단순히 취미생활로 하는 음악이 아닌 직업으로 연계되었으면 좋겠다”며 “비록 장애가 있지만, 음악을 통해 사회인으로써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한다.

장애 불구 음악적 기질 뛰어나

지난 2월에는 아이들이 교복을 벗고, 사회에 첫 발을 딛는다는 의미에서 첫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윌리엄스증후군을 지닌 김하람(20)양은 드럼을 맡고 있다. 다른 능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음악적 재능이 매우 뛰어나 악보를 읽을 수 없지만 멜로디를 기억하는 음악적 재능이 타고났다.

김하람 양의 어머니 이상림씨는 “이제 20대가 되었는데 보통사람들처럼 아이들도 음악으로 벌어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주은아(21)양도 절대음감으로 음악적 기질을 타고 났다. 은아 양은 피아노 연주 실력도 뛰어나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다.

주은아 양의 어머니 송미영 씨는 “음악을 하면서 아이가 집중력이 높아졌고, 음악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며 “10년동안 클래식을 배우기도 했고, 은아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결성한 ‘해와달’밴드가 장애인도 더 큰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어 눈부신 활약상을 펼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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