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8]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8]
  • 권준환 문상기 기자
  • 승인 2014.06.0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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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담고 세계를 여는 공간 만들기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한 유형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경우 민박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활성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사실 관광객들을 맞이할 숙박시설이 변변치 못한 현실이다. 이에 그저 하룻밤 잠을 자고, 떠나면 잊혀지는 숙박시설이란 개념을 떠나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대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 - 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치
2회.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3회.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4회. 남해 독일마을,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통
5회. 목포, 1935년도의 전성기를 꿈꾸다
6회. 광주만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
7회. 손님들이 광주를 다시 찾길 바라며
8회. 에필로그 -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집처럼 편히 머물다 갈 곳이 없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등 큼지막한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문화도시 광주로서 문화 접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충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기획취재가 마련됐다. 두달여 동안 광주의 다른 지역에 대한 현장 취재를 통해 그 현상과 대안들을 보도하면서 어느덧 8회에 이르러 에필로그를 쓰게 됐다.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기획기사가 연재되면서 몇몇 독자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자신을 광주에 살고 있는 28세 시민이라고 밝힌 한 독자는 “서울에 있는 지인들이 주말이나 금요일이 되면 광주 무등산에 오고 싶어 하는데 숙식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오지 못하고 있다”며 “집처럼 편히 머물다 가고 싶어 하는데 그럴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익명의 독자는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기사 잘 봤다”며 “여행을 좋아해 타국 게스트하우스에서 겪었던 추억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창업코자 했지만 알아보니 운영하기가 무척 어려워 보였다”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와 같은 문제의 본질은 광주가 아직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는데 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도 많지 않은 실정이고, 이러한 연유는 ‘볼거리’의 부족함에 있다.
사실 지인이 광주에 놀러온다고 하면 무엇을 보여줘야 하고, 어디에 데리고 가야 좋은지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예향으로 알려진 문화도시 광주가 정작 보여줄 문화가 없었다. 다만 광주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점은 ‘5.18민주항쟁’과 ‘맛있고 푸짐한 음식’정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특별’한 점이 두 가지나 있다는 것은 이를 통해 더 선진화된 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를 반영한 문화 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시민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세계와 교류하는 문화의 창 역할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 사업의 일종으로서 하나의 방편으로 제시한 게스트하우스는 어떤 가치를 안고 가야할까.
광주 서구의 ‘페드로 게스트하우스’의 하우스 룰은 ‘Be friendly(친밀하게). Introduce yourself(당신을 소개해 주세요)’다.
페드로 게스트하우스의 김현석 씨는 “우리 지역의 숨어있는 구석구석을 발견해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광주와 여행자가 만날 수 있는 친숙하고 친밀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그의 꿈이다.
남구 ‘광주 게스트하우스’의 정인영 씨는 ‘놀아라, 즐겨라, 사람을 만나라, 생각을 넓혀라, 문화를 만끽해라’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정 씨는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인생 공부가 되는 공간을 꿈꿨다.

서울은 도시 자체가 원체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북촌한옥마을은 한옥 밀집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이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었다.
‘북촌 게스트하우스’는 기본적인 한옥의 골격과 느낌은 살리면서 현대기술을 접목해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서울시가 이 한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고 매입하면서 기존에 살고 있던 고선정 씨 부부에게 이곳에 지내면서 관리해달라고 부탁했다.

남해의 독일마을은 원래 광부나 간호사 등 산업역군으로서 독일로 파견됐던 교포들이 노후를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조성한 마을이었다.
하지만 이국적인 느낌의 집들이 모인 이곳은 언론에 노출되면서 남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자연스럽게 이들이 묵고 갈 수 있도록 펜션들이 들어섰다.

목포의 ‘목포1935 게스트하우스’는 기자가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손님집이었다.
구도심에 위치해 도심재생의 효과가 있었고, 주말마다 문화공간으로서 지역 예술가들을 초청해 지역예술인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었다. 게다가 모던함을 더한 한옥이다.

광주만의 문화와 관광객이 만나는 공간으로

이러한 게스트하우스 방문취재를 통해 본지가 제시했던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은 ‘광주만의 특색 있는 문화와 관광객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즉, ‘광주만의 고유한 특수성’, ‘볼거리’, ‘문화공간으로 활용’ 등이었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광주에서 문화공간으로서 게스트하우스의 확충은 요원해보였다. 먼저 큰 도시, 광역시다보니 주거환경 문제로 인해 민박을 할 수 없었다.
문화관광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차원에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민박을 허용했지만, 서울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광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장들은 대부분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여행이 좋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뇌리에 깊게 남았던 젊은이들의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이곳에서 펼쳐 보이겠다 다짐하고 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러한 난관에 부딪혔다.

광주 게스트하우스의 정인영 씨는 문화와 문화가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는 공간을 꿈꿨지만,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이러한 조건 속에 재정은 어려워졌다.
정 씨는 ‘사람이 돈으로 보이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자금이 따라야 하는 것이 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로 인식돼는 작금의 현실이다. 손님이 ‘사람’이 아닌 ‘돈’으로 보일 때 처음 꿈꾸며 시작했던 공간은 사라지고 단순한 숙박업소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신시와 커뮤니티’의 박성현 대표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어려운 부분을 지적했다.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힘든 점을 알기에 동명동 일대의 버려진 한옥을 리모델링해 한옥체험업으로 도심재생 사업을 시작하고자 했다. 하지만, 구청에서는 전통적인 한옥이 아니라며 승인해주지 않았다.

지역특성 맞게 게스트하우스 규제 완화해야

젊은이들의 문화와 정보가 교류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확충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이러한 손님집이 늘어나야 외국인 손님들도 광주만의 문화를 만끽하고 돌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지리적 이점이 있으면서 버려진 한옥들이 많이 모여 있는 동명동 일대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반드시 동명동 한옥 밀집지역이 아니더라도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내국인도 묵고 갈 수 있도록 법규를 제정해 일부 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새로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해 자신이 꿈꾸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자금에 구애받지 않고 광주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이 늘어난다면 분명 외국인들도 이러한 광주만의 향기를 맡으러 찾을 것이다.

자신을 ‘생뚱맞은 타이밍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며 길 잃어 헤매는 스스로를 흠모한다’고 소개한 강희은 씨의 저서 ‘2만원의 행복;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을 사서 읽었다.
이 책의 ‘내가 생각하는 게스트하우스는’이라는 코너에서 부산의 ‘스토리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은 “게스트하우스는 문화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여행지에 대한 모든 문화가 깃들어 있다”고 답했다.

손님집은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스며든 공간을 외지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을 접한 사람들은 광주에 대한 깊은 인상을 지닌 채 떠날 수 있다.
단순한 숙박공간이 아닌 광주만의 고유한 향기를 풍기는 문화공간, 손님집이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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