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6]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6]
  • 권준환 문상기 기자
  • 승인 2014.05.2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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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성 반영, 볼거리 확충, 문화공간 활용해야
비어있는 한옥 광주색깔 담는 문화시설로 활용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한 유형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경우 민박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활성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사실 관광객들을 맞이할 숙박시설이 변변치 못한 현실이다. 이에 그저 하룻밤 잠을 자고, 떠나면 잊혀지는 숙박시설이란 개념을 떠나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대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 - 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치
2회.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3회.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4회. 남해 독일마을,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통
5회. 목포, 1935년도의 전성기를 꿈꾸다
6회. 광주만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
7회. 손님들이 광주를 다시 찾길 바라며
8회. 에필로그 -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동명동 일대는 비어있는 한옥들이 많고,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지리적 이점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집들이 많다.
서울 북촌한옥마을의 북촌게스트하우스와 남해 독일마을 게스트하우스, 목포 1935게스트하우스 등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것은, 항상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각 게스트하우스마다 머물다 가는 손님의 성향은 차이가 있었다.

북촌게스트하우스의 경우엔 한옥이 가진 멋을 느끼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았다. 이곳은 게스트하우스가 시끌벅적하다는 인식과는 반대로 무척 조용했다.
중국이 G2로 급부상하면서 쇼핑을 하러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 그러면 상당히 시끄러울 것이라는 인상과는 반대였다. 중국 말씨가 마치 '싸움'하는듯한 착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이러한 인상과는 전혀 반대였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이든 사람들이어서 여행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한옥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머무르는 것이었다. 한옥이라는 요소 자체가 관광객들로 하여금 기꺼이 돈을 쓰도록 만들고 있었다.

독일마을 게스트하우스는 배낭여행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었다. 주로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았는데, 근처에 있는 수많은 펜션보다 훨씬 가격이 싸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이곳의 주인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모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에 여성 여행객들이 이곳으로 온다고 했다.
본래 독일마을은 독일에서 산업역군으로 일하던 교포들이 조국으로 돌아와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을이다.

하지만 주황색 지붕을 가진 예쁜 독일식 집들이 모여 있어 이국적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숙박을 위한 펜션들도 늘어났다.

목포1935 게스트하우스는 목포역에서 도보로 15분쯤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구도심으로서 예전엔 왁자지껄 시끄럽던 거리였지만, 지금은 한산하다. 목포1935 게스트하우스는 한약방으로 운영되던 한옥을 리모델링해 손님집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한옥스테이로 운영되는 본채와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는 별채 옆엔 ‘봄’카페가 있다.  카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초청해 문화이벤트를 펼친다. 지역 예술인 양성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특수성, 볼거리, 문화공간

게스트하우스 우수 사례 취재를 통해 제시할 수 있는 광주 ‘손님집’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북촌게스트하우스는 전통한옥들이 모여 있는 특수성을 이용했고, 독일마을 게스트하우스는 볼거리가 생기면 자연스레 관광객들이 모여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목포1935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스트하우스가 관광객들이 단순히 하룻밤 묵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광주만의 특성을 담고, 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또 찾고 싶은 광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첫 번째로 광주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 광주는 음식이 맛있으면서 다양하다고 소문이 나있다. 또 5·18민주항쟁을 통한 민주·인권의 도시이며, 문화예술 행사가 많은 문화의 도시이다.
이는 미향(味鄕), 의향(義鄕), 예향(藝鄕)을 추구하는 광주의 문화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김치축제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광주만의 독창적인 축제이고, 비엔날레 역시 광주를 문화도시로 부를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다.
무등산 서석대에 쌓인 눈에 햇빛이 반사되어 환하게 고을을 밝혀줘 광주(光州)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유래도 광주가 ‘빛고을’로 불리는 연유를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 볼거리 확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남해 독일마을을 만들 당시 본래 목적은 관광지 조성이 아니었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로 잘 만들어 놓고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이곳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들었다.
사람이 모이면 당연한 이치로 돈도 모이게 돼있다. 하지만 현재의 광주는 기존에 있는 독창적이고 유일성이 강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확대하기 보다는, 거대한 예산을 들여 크고 웅장한 공간을 새로 만들기 바빴다.
대표적인 예로 아시아문화전당이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현재 공사가 거의 진행된 상태로 오는 2015년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곳에 담을 콘텐츠가 확정되지 않고 있으며, 여러 가지 논란이 진행 중이다.

세 번째로 단순한 숙박시설의 기능을 넘어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가 그저 하룻밤 묵고, 떠나면 잊혀지는 곳이 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역예술가를 초청해 공연이나 전시 등을 펼쳐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지역예술인 양성 측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관광객들에게 광주에서의 하룻밤을 인상 깊게 남길 수 있다. 이로 인해 ‘또 찾고 싶은 광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성현 씨가 대표로 있는 협동조합 '신시와 커뮤니티'가 제출한 게스트하우스건이 안전행정부가 주최한 사업에 선정돼 진행중에 있다.
협동조합 ‘신시와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이러한 손님집의 활성화를 위해 동명동 일대의 비어있는 한옥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주민들로 이뤄진 협동조합 ‘신시와 커뮤니티’의 박성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문화공간 신시와 카페를 찾았다.
박 대표에게서 광주지역 게스트하우스의 발전 토대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전행정부가 주최한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신시와 커뮤니티 측이 제출한 게스트하우스 건이 선정된 것이다.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한옥체험업’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열고자 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순순히 진행되진 않았다.
박 대표는 “한옥에 대한 기준 책정이 까다롭다”며 “구청에서는 법적 기준에 얽매여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미를 알려야 한다는 쓸데없는 잣대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청의 김장섭 문화관광과장은 “관광진흥법상 명시된 한옥 자체의 기준은 옛날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고택이어야 한다”며 “암수기와를 갖춰야 하는데 (동구청)관내에는 고택이 몇 군데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덧붙여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도시민박에 대해)중앙부처 쪽에서 법이 개정되어야 하지 않냐고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신시와 커뮤니티의 조합원이 한옥 한 채를 매입해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신청한 후 내부수리 공사 중에 있다. 비엔날레의 오픈에 맞춰 8월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9월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도심재생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지역문화를 살리고 창작환경을 개선하며,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사람, 광주를 연구하는 연구자, 작가 등을 위한 장기 투숙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신시와 커뮤니티는 로컬푸드나 공예, 대인시장 작가협의회 등 여러 협동조합들과 함께 상생하기 위한 협약도 맺은 상태다.
박 대표는 “조합원들은 게스트하우스 확장, 컨센 마련, 공연 기획 등의 일을 하고, 관리 및 운영은 지역주민들에게 맡겨 소일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하고 싶지만 막막해하는 사람에게 조합이 도움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많은 관광객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광객들에게 특이하고 차별화된 숙박문화를 제공한다면 광주에 대한 추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레바논 출신의 작가 칼릴 지브란은 ‘추억은 일종의 만남이다’고 했다. 광주를 찾는 손님들과 광주만의 문화가 만날 때 소중한 추억이 탄생할 수 있다.

▲신시와 커뮤니티의 조합원이 한옥 한 채를 매입해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신청한 후 내부수리 공사 중에 있다. 비엔날레의 오픈에 맞춰 8월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9월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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