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3]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3]
  • 권준환 문상기 기자
  • 승인 2014.04.1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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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광주의 볼거리 확충 시급
내 집처럼 편안히 지낼 수 있는 곳으로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한 유형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경우 민박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활성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사실 관광객들을 맞이할 숙박시설이 변변치 못한 현실이다. 이에 그저 하룻밤 잠을 자고, 떠나면 잊혀지는 숙박시설이란 개념을 떠나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대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 - 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치
2회.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3회.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4회. 남해 독일마을,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통
5회. 목포, 1935년도의 전성기를 꿈꾸다
6회. 광주만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
7회. 손님들이 광주를 다시 찾길 바라며
8회. 에필로그 -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지난 11일,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는 도시. 서울에 도착했다. 어찌나 차가 많은지 서울에 들어서자마자 차가 꽉 막혀 느릿느릿 움직였다. 높은 빌딩숲을 지나 안국역에 도착해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편의점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거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골목길을 따라 300여 미터쯤 올라가자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900여 동의 한옥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는 곳. 북촌한옥마을이다. 북촌한옥마을은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관광’을 요구한다. 골목으로 들어가자 부침개를 부치는지 군침 도는 냄새가 나기도 했다.
북촌 한옥은 조선 시대에 양반들이 터를 잡으면서 지어지기 시작했으며, 아직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전통 한옥의 멋에 취해 하룻밤 잠들어보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촌한옥마을을 찾는다.
한옥이라는 고유 주거환경 자체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곳의 게스트하우스는 기존의 한옥을 조금씩 손봐 사람이 묵을 수 있게끔 개조했다.

광주의 ‘볼거리’ 확충 시급

‘북촌 게스트하우스’는 도시 한옥의 형태로 1930년경에 지어졌다. 근대적인 실경산수화로 유명한 재당 배렴(裵濂)이 이곳에 살았었다. 안마당을 중심으로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가 분리되어 마주보고 있으며 안마당 외에도 바깥에 작은 마당이 있는 구조다.
한문이 새겨져있어야 할 것 같은 현판엔 영어로 ‘BUKCHON GUEST HOUSE’라고 적혀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한옥 특유의 향기가 났다.

북촌 게스트하우스의 안주인인 고선정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북촌 게스트하우스는 2003년 여름에 오픈했다. 북촌 게스트하우스 건물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있다.
서울시에서 이 한옥을 매입할 때 기본적인 한옥의 골격과 느낌은 살리면서 편리한 현대기술을 접목해 리모델링을 했다.
서울시는 기존에 살고 있던 고 씨 부부에게 이곳에 계속 살면서 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고, 고 씨 부부는 그것을 수용해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 시작할 당시 배용준과 최지우가 출연한 겨울연가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을 때였다.
고 씨가 일본어를 할 줄 알아 입소문을 타고 일본인들이 많이 찾아왔다.

서울 관광을 하고나서 다른 지역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  광주로 가는 사람도 많냐는 질문에 별로 없다고 답했다. 교통편도 불편하거니와 기본적인 볼거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북촌한옥마을 역시 한옥을 제외하면 딱히 볼거리가 없어 지나다니는 길로만 이용하지 수익창출은 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볼거리’ 확충이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 알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은 한옥이라는 볼거리를 위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소비하고 싶어 하는 문화 콘텐츠나 상품이 부족해 수익창출은 미비한 상황이다.
하물며 볼거리마저 부족한 광주라면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되긴 힘들 것이다.

마당이라는 공간의 의미

북촌 게스트하우스에는 한옥의 특성상 마당이 있다. 봄이 오면서 마당에는 봄꽃이 피었고, 나무에는 새싹들이 움트고 있었다.  또한 나비가 날아다니고 바람이 마당을 거쳐 방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마당이라는 공간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주인과 손님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장소라는 점이다.
“잘 잤어요?”, “불편한 건 없어요?”와 같은 대화뿐만 아니라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통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각각 단골이 생길 정도다.

한국을 좋아하는 한 일본인 부부가 우연찮게 이곳을 들렸었다. 그들은 고 씨 부부와의 대화를 통해 깊은 감동을 얻고 돌아간 후 매년 이곳을 찾아왔다. 그렇게 그들은 고 씨 부부의 아빠, 엄마와 같은 존재가 됐다.

또한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어린 친구들이 와서 이름을 물어보면, ‘친효미, 친효운, 이설림, 강리령, 진유옥’ 등 한국식 이름으로 알려준다고 한다. K-pop이나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등의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식 이름을 갖는 것이 유행이 된 것 같다.

하마터면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이 한옥이 없어질 뻔한적도 있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이 이벤트를 한다고 촛불을 이곳저곳 켜서 불이 붙었던 것이다.
고 씨는 이때를 회상하며 진저리를 쳤다.

At Home (집에서, 편안한)

아무리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마냥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녀는 살림을 하면서 게스트하우스까지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고 씨는 “2년 정도 슬럼프가 왔었어요. 24시간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수시로 외국에서 전화나 메일이 오니까 힘이 들더라고요. 힘에 부치다보니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예전과 달라지고요”라며 “그래서 거만해지지 않고 초심으로 가는 것.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저의 다짐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외국인들에게 ‘House’란 말 대신 ‘At Home’이란 단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House는 ‘집, 주택, 가옥’등의 뜻을 가진 딱딱한 느낌이지만 Home은 ‘가족과 함께 사는 집, 고향’의 의미를 지녀 친근한 느낌을 준다.
그녀는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들이 “Your house was comfortable like my home(너의 집은 우리 집처럼 편했어)”이라고 말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내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 이런 공간이 그녀가 꿈꾸는 게스트하우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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