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1]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1]
  • 권준환 문상기 기자
  • 승인 2014.04.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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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치 나눠
광주의 정신을 담은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한 유형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경우 민박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활성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사실 관광객들을 맞이할 숙박시설이 변변치 못한 현실이다. 이에 그저 하룻밤 잠을 자고, 떠나면 잊혀지는 숙박시설이란 개념을 떠나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대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 - 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치
2회.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3회.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4회. 남해 독일마을,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통
5회. 목포, 1935년도의 전성기를 꿈꾸다
6회. 광주만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
7회. 손님들이 광주를 다시 찾길 바라며
8회. 에필로그 -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낭만과 색다른 경험을 꿈꾸게 하는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유럽횡단 기차 여행길.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 나누는 즐거운 대화. 남자는 대화를 더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여자에게 같이 여행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베니스에서 내려 여행을 함께 한다.
시와 술을 즐기고 베니스의 문화를 느끼며 함께 한 단 하루의 시간.
소통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인생을 배우며 두 사람은 점차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짧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두 사람은 깊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남자는 여자를 기차에 떠나보낸다.
1995년에 나온 영화 'Before Sunrise'의 내용이다.

베니스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다. 사람들은 시와 음악을 즐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외국에서의 낭만적인 로맨스. 문화가 숨 쉬는 도시는 이런 낭만을 머금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에는 이런 로맨스를 꿈꾸게 하는 곳은 어디에서 만나게 될 지궁금하다. 제주도는 신혼여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허니문의 달콤함과 제주도의 낭만은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회가 된다면 또 찾고 싶을 만큼 만족감을 줄 수도 있다.

베니스나 제주도와 같은 관광도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에게 낭만과 색다른 경험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베니스를 여행하면 통기타와 시가 어우러진 문화를 즐기며 왠지 낭만적인 로맨스가 펼쳐질 것 같은 환상을 사람들은 가진다.
제주도를 찾은 신혼부부는 제주도의 분위기 속에 이제 서로가 운명 공동체가 됐다는 일체감을 느낀다.

경험은 소중한 문화적 가치

세계가 글로벌화 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관광이나 여행을 목적으로 한 해외출국이 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관광을 통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경험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만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관광객이라는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실제적인 유형가치보다는 그것을 구입하고 소비하며 갖는 경험에 더욱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도자기 축제를 예로 들어보자. 관광객들은 전문가가 만든 1만 원짜리 도자기를 사는 것보다 2만원을 내고 울퉁불퉁 모양은 별로여도 자신이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경험을 선호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만큼 시장경제에서 경험의 가치는 무척 높아지고 있다.

경험은 브랜드 가치 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모션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몇 년 전 서울 종로 거리를 걷고 있는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슬쩍 들여다보니 큰 주사위를 던지게 하고 경품을 주는 행사였다.
공짜라고 하니 나도 참여해보자 하고 기다린 후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힘껏 던졌는데 아뿔싸! ‘꽝’이라고 적힌 면이 보이면서 흔들거렸다.
낙심하려던 찰나 행사를 진행하던 사람이 주사위를 발로 살짝 밀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런 진행자의 행동에 웃음을 터트렸다. 주사위는 한 칸 옆으로 이동하면서 ‘머그컵’에 당첨됐다.
머그컵에는 이 행사를 주최한 기업의 상품 로고가 적혀 있었고, 이 컵은 매일 아침 물을 마실 때마다 눈에 들어온다.

기업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도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한 일이다.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선 ‘광주’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있는 브랜드 정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광주만의 문화를 품은 게스트하우스

오정근 박사의 ‘이문화적 상호작용으로서 게스트하우스의 공간적 의미’(2006) 논문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타국가를 방문해 문화 접촉을 하는 공간은 주로 관광지, 공항, 숙박시설 등이다. 특히 숙박시설 중 민박업의 경우 그 지역 사람들의 가장 일상적인 생활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호텔에 묵는 관광객도 많지만, 개별여행객과 배낭여행객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 민박 등의 중저가 숙박시설을 많이 이용한다.

광주시에 따르면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속한다. 다양한 문화권의 젊은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지내며 서로의 문화나 여행 정보를 공유하며 묵어가는 숙박시설의 한 형태다.
다양한 국적을 지닌 이들이 만나 소통이 이뤄지는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이다. 단순히 숙박의 목적을 넘어 문화적 접촉 공간의 의미를 가진다.
젊은이들은 이러한 문화접촉과 소통을 통해 다른 국가에 대한 오해 및 편견, 긴장, 모순 등이 해소되기도 한다.
한국 남자들이 군대생활을 통해 다른 지역 사람들과 2년을 함께 보내면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지역감정이 해소되기도 하는 것과 비슷하다.

광주는 오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및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와 같은 큼직큼직한 국제행사를 코앞에 두고 있다.
특히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게 되면 내국인을 포함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광주를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문화적 충족감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엔나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여행하기 전에 낭만을 꿈꾸고, 문화적 경험을 기대하듯이 광주도 이러한 기대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를 가장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문화접촉 기능이 있어야 한다.
특히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문화접촉과 소통이 활발히 이뤄진다면 관광객들은 광주를 ‘또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히 숙박을 위한 공간이 되어선 안된다. 광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신을 품은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때 관광객들은 충분한 경험과 만족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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