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종 열사, 금남로 추모 노제 엄수 망월동 안장
이남종 열사, 금남로 추모 노제 엄수 망월동 안장
  • 권준환 수습기자
  • 승인 2014.01.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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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연 슬픈 불길은 이제 망월동에 안장됐다. 그러나 그 불길은 영원히 꺼지지 않은 채 시민들의 가슴에 남아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우렁찬 메아리로 번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대선개입 특검 실시를 요구하며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분신으로 외치며 숨진 고(故) 이남종(40)씨의 유해가 4일 광주 망월묘지에 안장됐다.

전남 구례 출신으로 광주에서 편의점 매장관리 일을 하던 이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현수막 2개를 내걸고 분신해 숨졌다. 한해의 말미를 외치는 큰 목소리였다.

이씨는 "국민들은 주저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두려움은 내가 다 안고 가겠다. 국민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났으면 한다"는 내용의 '안녕하십니까' 유서를 남겼다. 박근혜 퇴진에 더 이상 두려움 느끼지 말고 온전한 민주주의를 구현하라는 명령과도 같았다.

이씨의 유해는 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추모객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영결식을 가진 뒤 오후 4시30분께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 도착했다.

광주시국회의로 구성된 민주투사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이남종씨의 노제를 열었다. 광주 민주화의 상징인 이곳에서 그가 거닐며 민주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제는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을 비롯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0여명이 참여해 조사, 추모가, 살풀이, 유족대표 감사인사말,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임추섭 민주수호 광주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조사를 통해 "이남종 열사는 국가기관의 대선 부정선거 개입에 극한적 저항을 선택하며 '모든 두려움은 내가 다 안고 가겠다. 국민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났으면 한다'고 유언으로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몸을 던져 우리들의 가슴에 투쟁의 불길을 지피고 있다"며 "사람다운 세상, 참 세상,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남북교류협력의 시대를 위해 힘차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도 "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홀로 떠안기 위해 가장 고통스러운 길을 택해야만 했다"며 "이제 더는 이남종 열사와 같은 국민의 희생과 잠들어 있는 대한민국의 정의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박석운 국정원 시국회의·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제 관권 부정선거 없고 수사방해 공작도 없는 새 세상에 환생하길 바란다"며 "국민주권이 활짝 개화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새 세상을 열어가는 우리 승리의 길에 함께 하소서"라며 추도했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일반 시민 등은 이씨가 주장했던 '박근혜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검 실시'를 외치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씨의 유해는 추도사, 헌화·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된 노제가 끝난 저녁 6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운정동 5·18 구묘역인 망월묘지 제3묘역에 도착해 안장됐다.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장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 정태효 목사는 안장 직후 추도사에서 "고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하게 대선에서 당선된 사실을 전국 곳곳을 넘어 전세계에 알렸다"며 "박 대통령 사퇴 및 특검 실시 요구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인 이씨의 외삼촌은 "(동생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줘서) 감사하고, 감사하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안장이 끝난 저녁 7시30분까지 100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망월묘지를 지켰다. 그렇게 이 열사의 몸은 망월동에 안장됐지만 이제 그의 명령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살아남은 자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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