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문화를 만나다 8-상하이 하>
<골목에서 문화를 만나다 8-상하이 하>
  • 상하이=정인서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10.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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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산업단지 도심재활성화 전략 성공 모델

2010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지정받아
뉴욕, 런던, 파리 등과 어깨 나란히 문화도시 탈바꿈

상하이의 변화는 남다르다. 특히 문화예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상하이(上海)는 ‘바다로 나아가자’라는 뜻이다. 상하이는 동서양 문화의 교류와 융합 속에서 만들어진 도시이다. 중국인들은 상하이를 통해 서양을 바라보고 서양인들은 상하이를 통해 중국을 들여다본다.
취재진은 상하이시가 지정한 문화창의산업단지 75곳을 모두 돌아다닐 수는 없었지만 상하이창의산업센터에서 추천하는 몇 곳을 둘러봤다. 상하이창의산업센터는 75개 창의단지의 인증기구이며 전체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 인재육성과 강화지도, 그리고 종합적인 전략과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기관이다. 2005년에 상하이시경제위원회 소속으로 그 업무가 시작됐다. 사무실은 1933라오창 5층에 있었다.
상하이는 디자인 분야에서 2010년에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받았다. 다양한 국제교류활동에 기반을 둔 신속하고 혁신적인 디자인 활동의 발전, 도시 발전에의 창의산업 활용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목표, 문화·기술·경제를 잇는 강력한 연결고리 등에서 창의도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그해 상하이엑스포 개최는 도시의 창의발전 면에서 시범 역할을 했다.

상하이, 문화창의산업 시장 전국 12%

중국 경제와 산업을 상징하는 곳은 상하이다. 2012년 중국의 전체 문화산업 총 매출은 4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문화산업을 국민경제 지주성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가 확고하다. 상하이는 5천500억 위안(2010년) 정도 되는데 2003년의 1천276억 위안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특히 2012년 11월 중국 18차 당대표대회에서 ‘문화 소프트 파워 향상’을 문화산업의 발전목표로 제시했다. 문화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촉진하여 신흥문화기술을 발전시키고 문화산업의 전반적인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2011년 9월에 ‘문화창의산업발전 12.5규획’을 발표하였다. 이 규획에서는 2015년까지 상하이 문화창의산업 시장을 전국의 12%로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상하이시 GDP의 9.7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광고와 전시회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문화 서비스는 비교적 발전해 있으며 중국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문화창의산업은 물론 TV, 도서산업, 융합 등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해시 금융지원 문화산업 발전번영의 실시의견> 정책은 문화산업의 주요 기업과 프로젝트 및 중소 신용대출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상하이창의산업센터 장혜(張惠) 활동전략부장은 “창의산업은 오래된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고 재건축하는 등 역사적인 느낌은 살리면서 새로운 문화산업적 요소를 가미해 힘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특히 옛 공장들은 지리적인 위치가 좋고 임대료가 저렴하며 디자인도 독특해 문화예술과 디자인 관련 기업이 입주하기 좋은 장소여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는 공장과 창고들이 즐비했던 지역이다. 이제 새로운 예술문화의 거점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또한 어느 정도 성공한 흔적들이 보인다. 이들 지역은 상하이 도심재활성화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다른 도시들에게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創意之旅, 문화창의단지 여행코스로 각광

상하이의 문화지구는 역사전통문화지구, 문화예술중심지구, 문화산업지구 등 3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전통문화지구는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들이 밀집한 곳으로 정책적인 보존과 관리 대상지역이다. 문화예술중심지구는 특정한 문화 및 예술관련 시설, 사업체, 프로그램 등이 집중되어 정책적으로 그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정한 지역이다. 문화산업지구는 문화 관련 산업이 밀집하여 이들을 계획적으로 집중 관리하기 위해 지정한 지역이다.
상하이는 대개 문화예술중심지구와 문화산업지구에 있는 공장과 창고 등의 공간을 위주로 창의센터가 형성되었다. 현재 30여 개 국가, 400여 개 디자인 회사가 입주해 있고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은 1만 명 정도라고 했다. 창의산업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창의산업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R&D·디자인, 건축, 문화·매스컴, 컨설팅, 패션 소비 부문이다. 각각의 창의산업센터는 각각 그 특성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장 부장은 “빠하오차오 창고는 종합디자인센터로, 타이캉루 디자인 거리는 티엔즈팡 산업센터로, 쑤저우 강변 무간산루 방직공장은 M50 예술특구로, 양푸구 다롄로 하이상하이창의센터에는 유명한 디자인 회사들이 모여 있으며 그 외에도 미디어, 패션 등 다양한 전문분야를 집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실무자들도 다녀갔다는 말을 덧붙이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자료를 챙겨주었다. 그 중에 ‘창의지려(創意之旅)’라는 조그만 단행본이 눈길을 끌었다. 영문으로는 ‘Creative Tour’로 창의(創意) 시상(時尙) 성전(盛典)의 최고를 자랑하는 20곳을 별도로 소개한 책자였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입수했던 정보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취재진은 이 가운데 어느 곳을 둘러볼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장 부장이 추천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나머지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탐방하기로 했다.

도시 정체성 반영 정책 추구되어야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내세우는 것에 비하면 정말 내적으로 아무런 준비도 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광주에 문화창의시설이 몇 군데나 있을까하고 손가락으로 세어보았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그다지 셀 곳이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서 한국어신문 <바이상하이>를 발행하고 있는 박해연(朴海燕) 총경리를 만났다. 광주에서 상하이 취재 계획을 세울 때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준 분이었다. 몇 번의 국제전화를 통해 상하이시 책임자를 만나려고 접촉했지만 마침 ‘상하이관광축제(9.14~10.6)’와 겹치는 때여서 쉽게 인터뷰를 약속하기 어려웠다.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문화창의산업센터의 담당자와 연결된 것이다.
박 총경리는 상하이의 문화예술의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설명해주었다. 상하이는 뉴욕, 런던, 파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예술중심도시로 커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페라하우스, 박물관 등의 문화시설은 물론이고 국제영화제, 국제예술제, 패션쇼, 국제도서전, 상하이비엔날레 등 그 역량이 충분히 축적되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시 중심부, 상하이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상하이박물관은 그 위용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륙의 찬란한 기억(2004)>에서는 상하이박물관을 ‘바다 위의 무지개’라고 표현했다. 6억 위안을 들여 지은 이 박물관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건물로서 디자인 측면에서 늘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상하이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것은 건축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도시 건축물을 지을 때 반드시 문화예술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도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정책적인 노력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도시들이 중세건축물의 보고라면 상하이시는 동양에서 볼 수 있는 현대건축물의 경연장 같았다.
/상하이=정인서 박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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