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SSM 진출 좌절…‘다윗의 저항’ 전국 확산
인천서 SSM 진출 좌절…‘다윗의 저항’ 전국 확산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7.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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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롯데마트 상대로 ‘사업조정신청’ 준비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대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지역 중소상인들의 저항에 부딪쳤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전국 지역 중소상인들이 SSM과 대형마트 진출에 대해 ‘사업조정 신청’을 잇따라 제출하거나 준비 중이다.

삼성테스코, 인천 옥련점 출점 보류

20일 삼성홈플러스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준비 중이던 자사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 출점을 전격 보류했다.

삼성홈플러스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상인 및 관련 단체 등과 상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옥련점 출점에 대해 지역 상인들과 시민단체 등은 격하게 반발해 왔다. 출점 보류 결정은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제출한 ‘사업조정 신청’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미 인천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난 16일 삼성테스코를 상대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제출했고 중소기업청은 ‘사업정지 권고’ 결정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이 사업정지 권고 결정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최종 결정을 앞두고 스스로 출점을 보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업조정 신청’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권에 진출해 중소기업을 위협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가 사실조사와 심의를 거쳐 사업 확장을 연기하거나 생산품목·수량 등에 대해 축소를 권고할 수 있는 제도다. 사업정지 권고 결정은 3년 동안 사업 진출을 보류해 달라는 결정으로 중소상인에게는 최소한 SSM 진출에 대비할 시간을 그 만큼 벌 수 있다.

21일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광주시슈퍼마켓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인천에 이어 광주광역시, 충북 청주시, 경기도 안양시 등에서 사업조정 신청을 하거나 준비 중이다.

이날 충북 청주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삼성테스코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업조정 신청 대상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과 개신동, 상당구 용암동에 출점 예정인 3곳의 SSM이다.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충북민생결제살리기운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테스코가 청주지역에 대형마트와 SSM을 과다하게 출점하면서 중소상인들의 생존권과 지역상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방안이 시급하게 추진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도 안양시 중앙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반대추진위원회’도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추진위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주하는 건물은 중앙시장에서 25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SSM이 들어서면 반경 2㎞내 상점은 30∼40% 가량 매출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업조정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광주·대전·창원 등 전국서 사업조정 신청 준비

이 밖에 대전광역시, 창원시, 마산시 등에서도 사업조성 신청을 준비 중이며 대한슈퍼마켓조합연합회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대형마트와 SSM 진출을 막기위해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슈퍼마켓협동조합(이하 광주슈퍼조합)도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말 개점 예정인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롯데마트점에 대해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김경남 광주슈퍼조합 상임이사는 “연합회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며 “우선 광주에서는 수완지구 롯데마트에 대한 조정을 신청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사업조정 신청으로 인한 사업정지 권고도 근본적으로는 대형마트와 SSM의 지역 상권 진출을 막을 수는 없다”며 “다만 대형마트들이 권고를 받아들이면 최장 6년 동안 사업을 보류시킬 수 있어 그 동안 자생력을 찾을 시간을 버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SSM 진출을 제한하고 대형마트의 영업 시간 등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며 “광주시는 현행법만 탓할 것이 아니라 SSM 진출에 대한 방안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SSM의 무분별한 진출을 막기위해 신고제로 등록제 전환 방안을 빠른 시일내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회에서도 9개 이상의 관련 법 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한편 올 6월 26일 현재 광주지역에 진출해 있는 대형마트는 14곳, 백화점은 4곳이다. SSM은 빅마트를 인수해 출점한 롯데슈퍼 10곳을 비롯해 모두 13곳으로 최근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4개점 출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슈퍼협동조합 이사회 개최일이 24일로 잘못 기재돼 17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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