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찾기(5)
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찾기(5)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6.07.25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 남부 한옥마을야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시민의소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국내 야시장인 광주대인야시장, 화순고인돌야시장, 전주남부야시장, 부산부평깡통야시장, 부산초량이바구야시장, 서울밤도깨비야시장과 국외야시장인 대만 스린, 대만 라오허제야시장을 취재하여 총9회동안 보도하고, 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국에 장이 개설되는 조선시대 당시에 전주는 초창기부터 전주성 4개의 성문마다 장들이 문을 열었는데, 남문장과 서문장이 그 중 규모가 큰 시장이었다.

그 후 1907년, 일본인들이 서문을 헐고 장악하여 공설시장을 세웠고, 1923년에 서문장이 남문장과 통합됐다. 이어 1928년에 공설시장과 남문장이 합하여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탄생했다.

모든 전통시장이 겪었던 것처럼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의 입점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남부시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단장하고 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극복해내고 있다.

편의시설, 아케이드 구축, 고객지원센터 설립 등 부실했던 환경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2011년에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청년 상인들과 예술가들이 시장에 입주하게 됐다.

2014년 10월 31일, 안전행정부에서 추진한 야시장 사업으로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에 이어 남부시장 한옥마을야시장이 새롭게 개설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 한옥마을과 남부야시장이 연결된 도로

한옥마을과 함께 상생하는 남부야시장

1930년대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한국인들은 일본 주택에 대한 민족의 자긍심과 대립의식으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마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저녁시간인 8시께 한옥마을에 들어서니 가족, 연인,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먹거리를 손에 들고 한옥촌을 걸으며 길거리 버스킹 공연과 야경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빛의 옷을 입은 전주 풍남문 3D 미디어 파사드 공연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함께 걸었다. 전주의 볼거리로 유명한 전동성당을 지나 5분정도 걸으니 야시장과 한옥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풍남문이 반긴다. 풍남문 앞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풍남문 3D 입체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풍남문에서는 매주 목·금 저녁 9시와 9시30분에 3D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한옥마을과 여러 볼거리들은 남부야시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서 방문객들의 발길을 남부야시장으로 이끌고 있었다. 한옥마을과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주에는 한옥마을, 전주향교, 전동성당, 풍남문, 덕진공원 등 다른 지역에서 여행온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관광명소가 많이 있다. 이에 비해 광주는 특별히 추천해줄 만한 관광명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만 전주가 한옥마을 중심으로 발달하다 보니 전주의 다른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옥에 티다. 멀리 퍼져있는 것 보단 모여서 관광상권을 이루는 게 효율성 면에선 좋긴 하지만, 다른 관광권도 함께 개발한다면 전주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부야시장의 현황

▲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야시장을 밖에서 바라보니 한옥마을야시장을 상징하는 까치가 네온 간판에 새겨져 빛을 내고 있었다. 우측통행을 권장하는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이동판매대가 줄지어 있었고, 천장을 환히 밝혀주는 알록달록한 네온 조명이 십자모양의 야시장 끝까지 이어져 있었다.

남부야시장의 풍경은 광주 대인야시장과 비슷했다. 여러 먹거리와 체험·공예 셀러들로 가득했으며,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피순대, 콩나물국밥 등 시장 내 기존 먹거리 상점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부산 부평야시장과 같이 좁은 시장 길 가운데 판매대를 설치하여 우측통행을 하다 보니 뒤에 오는 사람들에 밀려서 천천히 구경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한 거리가 좁아서 그런지 앉아서 쉴 테이블이 부족했다. 사람들은 모두 손에 음식을 들고 샛길에 서서 먹거나 걸으면서 먹어야 했다. 쉼터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 시장 길목 가운데에 위치한 이동판매대로 이동이 원만하지 않고 뒤섞인 음식냄새와 더운 열기에 힘이 빠졌다.

 

▲ 좁은 사거리에 위치한 공연장으로 가만히 공연을 구경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셀러들 간의 손님 차이도 컷다. 인기있는 곳에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하나 좀 더 효율적인 자리배치가 아쉬웠다.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다보니 쓰레기통이 있긴 했지만 바닥과 난간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야시장 내에 갖추어져 있었으나 작고 허술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서서 구경하기엔 공간이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조금 걷다보니 땀으로 온 몸이 끈적거렸다. 먹거리 셀러들의 불판에서 나오는 열기와 사람들이 붐비며 생기는 열기가 시장 내의 공기를 데웠고, 해가 진 저녁이지만 여름의 열대야 공격에 상쾌한 기분으로 야시장을 즐기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 답답함에는 막혀있는 천장의 아케이드도 한몫을 했다.

음식, 사람냄새를 뒤로하고 야시장 구역을 빠져나와 시장 내부를 둘러보니 북적거리는 야시장에 비해 닫혀있는 기존상점들이 많았다.

이와 관련 기존상인은 “먹거리 말곤 문을 열어봤자다”며 “그래도 야시장으로 인해 매출이 올라가긴 했다”고 말했다.

 

▲ 2층에 위치한 남부시장의 청년몰

남부야시장의 특별함 ‘청년몰’

남부야시장이 그동안 취재했던 시장들과 확연히 다른점은 바로 2층에 위치한 청년몰이었다. 평범한 야시장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더해주는 청년몰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존의 창고로 사용하던 2층 공간을 활용하여 만들졌으며, 처음 12개 점포로 시작해 현재 30개가 넘는 청년가게들이 입주해 전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만 19세에서 39세 사이로 편성된 청년몰은 2013년에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외부의 지원 없이 청년상인들 스스로  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야시장과 한옥마을의 인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 은은한 분위기에 시장에 찾아온 사람들이 쉬고 놀고 갈 수 있는 '청년몰'
▲ 재밌는 문구와 인테리어로 만든 '청년몰' 지도

30여개의 청년몰은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과 음료, 술 등을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가게와 직접 작업하거나 독특한 솜씨로 셀렉트한 상품들이 있는 가게, 특별한 재능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가게 등으로 서로 겹치지 않게 구성되어 있었다.

기존의 시장 이미지와 확연히 다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센스있는 문구가 재미를 더한 이색적인 공간으로 청년몰은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청년몰의 쉼터는 사람들로 붐벼 앉아있을 테이블조차도 없었던 야시장에서 그나마 쉴 수 있는 공간으로써의 기능을 톡톡히 해냈다.

상점들을 둘러보다 우연히 2층의 은은한 조명이 흐르는 천장에 눈길을 주니 제비가 둥지를 틀고 자리잡고 있다. 현대적인 시설로 정형화된 대형마트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더욱 정겹다.

한 방문객은 “시장에 이런 색다른 분위기의 좋은 공간이 있어 정말 좋았다”면서 “1층의 혼탁한 야시장에 비해 탁 트인 공간으로 편히 있을 수 있어 시장에 이러한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부시장은 100년이 넘는 나이를 먹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의 시도와 노력들로 인해 100년이란 나이가 무색해 질 정도로 빠르게 회춘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