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찾기(4)
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찾기(4)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6.07.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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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깡통야시장과 초량이바구야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시민의소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국내 야시장인 광주대인야시장, 화순고인돌야시장, 전주남부야시장, 부산부평깡통야시장, 부산초량이바구야시장, 서울밤도깨비야시장과 국외야시장인 대만 스린, 대만 라오허제야시장을 취재하여 총9회동안 보도하고, 광주와 국내 야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무역항인 부산은 현재 약 35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관광도시라 불릴 만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오게 되면 의례 들리는 곳이다.

매일 사람들이 많이 몰리며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부평깡통야시장과 초반에는 반응이 좋았으나 점점 사람이 줄어 운영난을 겪고 있는 초량이바구야시장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부평깡통시장, 미군부대에서 나온 통조림을 팔면서 이름 얻어

   
 
▲ 부평깡통야시장

부평시장은 일제강점기시대 일본인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미군의 도움으로 일본인들을 쫒아내고 해방 된 후 번영을 누리게 된 것은 떠난 일본인보다는 새로 들어온 미군에 의해서였다. 오늘날 부평시장의 이름인 부평깡통시장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미군부대에서 나온 통조림과 다양한 물품들을 팔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이 미군의 전투식량과 다양한 외국 물품들을 부평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깡통시장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이후 수많은 외국 물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거듭났고, 현재 부평깡통시장은 중구 중구로에 위치한 부산의 중심인 전통시장이 됐다.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국제시장과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유통시장인 자갈치시장, 야외에서 운영되고 있는 남포동 BIFF광장(부산국제영화제 거리)은 먹고 구경할 수 있는 길거리 가게들이 줄지어 장사하고 있었다. 주변의 이러한 환경에 의해 현재 부평깡통야시장엔 엄청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최초로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은 지금까지도 운영이 잘 되고 있다. 일자로 쭉 이어진 야시장은 시장 내의 한 길목을 이용했으며, 사람들이 몰리는 것에 비해 간격도 좁고 길이도 그렇게 길지는 않은 거리였다. 기존상인들과 외부상인들이 함께 운영하며 기존상점들 사이에 셀러들이 이동식 포차로 자리 잡고 판매·체험하는 형식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깡통조명, 특징 잘 살려

야시장에 들어서니 깡통야시장 그 이름답게 천장에 조명역할을 하며 꾸며진 깡통들이 이 야시장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알록달록한 모형 조명들이 더해져 분위기를 살렸다.

세계의 전통 음식들과 먹거리, 수공예 물품, 우유튀김 등 특이한 물품도 판매하고 있었고, 부산의 명물인 씨앗호떡, 어묵 등 유명한 음식들은 사람들을 더욱 모이게 하고 있었다.

▲ 쓰레기가 채워질때마다 비우는 부평상인회
▲ 시원하게 뚫려있는 천장

천장이 꽉 막혀 공기순환이 잘 되고 있지 않았던 광주대인야시장과는 달리 천장의 아케이드 사이사이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고, 지면과 천장과의 높이도 높아 음식점들이 많고 사람들이 많았어도 공기순환도 잘 되고 불쾌하지도 않아 좋았다.

야시장하면 많은 기존상인들은 문을 닫고 셀러들만 장사하는 모습이었는데 이곳 부평야시장은 달랐다. 기존상인 거의가 문을 열고 있었으며, 그래서 그런지 어두컴컴한 시장의 모습이 아닌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적은 수의 야시장 셀러들을 기존상점들이 뒷 받쳐줘 부족한 야시장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 수 있었다.

셀러들 사이에 쓰레기통이 위치해 있었는데 부산 부평시장 상인회에서 쓰레기가 찰 때마다 비워내 시장 기존상인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 정도였다.

부평시장, 서울 명동같은 존재로 탈바꿈

부평시장의 한 상인은 “영화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국제시장이 임대료 인상 논란이 일자 다들 부평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부평시장이 서울의 명동 같은 존재로 변했다”고 말했다.

산이 많고 평지가 적은 부산엔 건물들이 높고 옆 건물과의 사이가 좁았다. 사람들이 몰리는 구간이다 보니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없었다. 이 주변에는 주차타워가 많이 구비되어 있었다. 이러한 공간 활용으로 주차를 할 순 있었지만 비용도 들고 불편함도 있어 이 지역엔 차를 가지고 오기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 우측통행

몰리는 사람들에 비해 좁은 공간 탓에 우측통행을 규정으로 하고 있었고, 오토바이, 자전거, 손수레 등은 출입금지로 사람만이 통행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셀러들간의 간격이 좁다보니 인기가 많은 곳엔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기존상인들과 셀러들이 잘 어울리며 운영되고 있는 이 야시장은 좁고 작다는 것 빼곤 별로 나무랄 데가 없어 보였다.

발길 한산한 초량이바구야시장

▲ 초량이바구야시장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상가 건물형 시장으로 2009년 5월에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았다.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잘 되고 있는 부평깡통시장의 성공에 영향을 받아 지난 10월에 야시장을 개장했지만, 이날 갔던 야시장은 즐기러 온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 5개남짓의 셀러들

국비와 시비를 합해 3억 원을 투자한 이 야시장은 초기엔 많은 손님들로 수입을 올렸지만, 점점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더 이상 사람들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고, 이 날 본 야시장 셀러들의 수는 5개뿐이었다

‘이바구‘란 부산 사투리로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야기 야시장이란 이름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야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기존의 열고 있던 몇몇 상점들을 찾는 사람들 외엔 찾을 수 없었다.

부평깡통시장과 3km 정도 떨어진 초량시장의 입구에는 초량이바구야시장 네온간판이 크게 붙어있었지만 5개 밖에 남지 않은 매대 수는 부산 야시장의 실패 사례로 읽혔다.

부산시가 추진한 초량이바구야시장뿐만 아니라 수영구 팔도야시장도 부평깡통야시장에 힘입어 부산의 야시장으로 추진되었지만 운영난으로 힘겨워 보인다.

초량시장의 기존 상인은 “처음 개장했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왔었지만, 현재는 이렇게 한명도 오지 않는다”며 “다들 부평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그 쪽으로 몰리지 이곳까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초량전통시장상인회는 “오는 29일에 초량이바구야시장 명칭을 ‘초량전통시장야시장’으로 변경하고 이전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야시장을 재개장 한다”고 밝혔다.

동구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야시장을 함께 관리할 것이다”며 “야시장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여 재개장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과의 시너지, 특색 살리는 콘텐츠가 중요 

우선 부평깡통야시장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장밀집 구간에 위치에 있었다. 그에 비해 초량이바구 야시장은 부산역과 이바구길, 차이나타운 등이 위치해 있지만 사람들이 몰리지 않았고 홍보도 많이 부족해 보였다.

시장의 특색도 중요했다. 깡통야시장이라고 천장에 깡통인테리어를 했던 부평야시장에 비해 이바구야시장은 그 시장의 특징도 특색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초량야시장의 시설이 깡통야시장에 비해 좋으면 좋았지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야시장의 성공이 시설보다는 주변환경과의 시너지, 시장의 특색을 드러내는 콘텐츠 등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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