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광주, 길을 묻고 답을 구했는가
문화도시 광주, 길을 묻고 답을 구했는가
  • 정인서 서구문화원장
  • 승인 2018.06.2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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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광주서구문화원장
정인서 광주서구문화원장

문화도시 광주, 길을 묻고 답을 구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번이 네 번째 행사다. 지난해 7월 두 차례 가진 이후 12월에 세 번째 행사를 치렀다.

그 내용에 기대가 컸다. 우선 광주지역 청년문화활동가인 정두용 대표와 광주시의 박향 문화관광체육실장이 발표하는 자리이니 요즘 트렌드인 청년예술인 문제와 민선7기의 광주시 문화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626일 있었던 포럼의 주제발표 대강을 살폈다.

정두용 청년문화허브 대표는 민선6기의 문화정책은 방향과 큰 틀에서는 공감하고 개별 공약에서도 이행도가 높아 꿈꾸는 문화도시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은데 민간의 목소리, 언론의 평가, 실태조사와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광주의 문화정책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역의 40여 문화단체가 11차례 모여 민선7기 문화정책 방향을 이야기했고 10대 핵심정책을 도출한 결과를 발표했다. 앞으로 사안별로 토론과 공청회를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정책방향으로 (1) 자율,다양성, 협치가 근간이 되는 광주시 문화행정의 전면적인 혁신 (2)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이 실현되는 도시 (3) 시민문화권 확대를 위한 인프라 조성으로 문화적 삶이 구현되는 도시가 제시됐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10대 핵심정책으로 (1) 문화부시장제 도입 (2) 문화 협치 조례 제정 (3) 문화개방형 공직자 확대 및 문화기관 이사회 구성 개선 (4) 문화예술인 사회혁신 일자리 창출 (5)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보장 조례 제정 (6) 문화예술지원 보조금 사업개선을 위한 민관협력위원회 구성 (7) 광주예술가의 집 건립 (8) 광주 문화행사 홍보 원-스톱 서비스 체계 구축 (9) 각 구별 청년문화의 집 건립 (10) 광주장애인문화예술지원센터 건립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 제시된 3가지 방향과 10가지 정책에 대해서 우선 동의한다. 동의하는 이유는 방향이든 정책이든 하나하나 뜯어놓고 보면 다 좋은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용섭 당선인측도 10개 정책에 대해 2개만 더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 유보했고 나머지 8개는 동의했다고 한다.

박향 문화정책실장은 민선6기 문화정책의 주요 성과를 나열하고 민선7기 공약사항을 정리해 발표했다.

민선6기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 중심 문화도시 기반강화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 지원, 문화콘텐츠 밸리 조성 사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 남도의 품격이 담긴 매력적인 관광도시 구현 등 성과 수치를 들어가며 굵직한 여러 사업들을 수행했다고 보고했다.

민선7기의 문화정책 공약의 기본방향은 도시 전체가 문화적으로 재편하여 문화가 일상이 되는 문화도시 광주 컬쳐 유토피아선포를 통해 문화가 살아 숨쉬는 광주 만들기를 하겠다며 28개의 공약사업들을 설명했다.

대체적으로 민선6기는 문화도시의 미래를 내다보고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이는 윤장현 시장 스스로도 우선순위는 약자 챙기고 미래먹거리와 일자리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문화와 도시공간에 대한 나름의 담론이 있지만 전력투구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민선7기 공약들을 살펴보면 역시 정두용 대표가 제안한 10대 정책을 포함해서 모두 필요하고 의미있는 사업들이다. 역시 예산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임기 내에 모두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0대 정책제안이나 28개 공약사항들은 앞으로 논의하거나 아이디어를 보탤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모아 좋은 방향으로 실현되었으면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어 몇 자 적는다.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나름의 구호를 내걸고 시정 운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모든 시장들이 그래왔으니 그저 그러려니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 개인의 시정비전이 아니라 광주라는 도시의 비전이다. 일전에 쓴 글을 다시 인용한다.

시민을 향한 시장의 비전도 필요하지만 광주라는 도시의 비전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주의 발전계획은 시장 개인의 생각에 따라 바뀌곤 한다. 그래서 사업의 연속성이 끊어진 경우가 허다했다. 광주의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광주의 빛의 도시라고 자랑한다. 광주시의 심벌마크는 빛과 생명의 원천인 태양과 인간 형상을 기본으로 한다.’고 광주시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시장들은 광주시의 빛과 생명을 내팽개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지난 200011빛과 생명의 문화광주 2020 기본계획이라는 보고서가 있었다. 이 보고서를 다시 들여다보니 포럼에서 발표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고 민선7기의 공약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이유는 20여년 전 제안한 정책과제들이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곽채기, 김광우, 김성재, 김애숙, 김정화, 김하림, 나경수, 남성숙, 문병호, 박혜자, 복환모, 송태갑, 신태양, 안종수, 양건열, 오승진, 이기혁, 이상준, 이용연, 이정룡, 이종범, 이태호, 이홍재, 이효원, 전용호, 정근식, 조용준, 천득염, 최동열, 한장희, 홍영준, 홍진태 등 당시 보고서의 주인공들이다. 이 사람들이 핫바지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통한 도시발전 전략을 이야기한다. 광주의 이념적 지향과 미래상을 빛과 생명으로 압축하고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즉 광주시의 종합발전계획에 있어 도시계획, 경관디자인, 산업단지, 교통계획, 환경, 복지, 체육, 여성과 어린이 문제 등에 있어 빛과 생명의 상징성을 연계하고 정책의 구체화로 나아가는 방향성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광주시의 모든 정책들이 전체적인 방향성이 부족한 채 각개전투를 하는 식으로 전개되었다. 민선7기 이용섭호는 임기 4년 동안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거나 치적을 남기려고 하기보다는 다시 광주발전의 초석을 쌓는다는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광주의 100년 도시비전부터 제대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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