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설 브랜드 공연 '내놔봐라'
광주 상설 브랜드 공연 '내놔봐라'
  •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 승인 2018.07.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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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

멀리 유럽의 웬만한 도시나 가까운 중국의 큰 도시에 여행을 갈 때면 관광코스 중에 그 지역의 상설공연을 보는 재미가 있다. 대개 이런 공연들은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 인물과 관련된 소재를 스토리로 만들어 친숙한 느낌을 주거나 블록버스터급 공연인 경우가 많다.

1~2시간의 공연을 관람하고 나올 때면 가슴 속 깊은 곳까지 감동의 도가니가 물결치는 때가 있다. 우리 언어가 아닐지라도 무대와 영상의 스토리 전개를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지난 6일 광주 서구문화원에서 20181학기 문화교실 발표회를 가졌다. 시극을 비롯하여 하모니카, 우쿨렐레, 팬플룻, 오카리나와 같은 공연이 있었는가 하면 영어반에서는 애니메이션 현장 더빙을 선보였다. 로비에서는 사진, 침선공예, 마을해설, 캘리그라프 등의 솜씨도 뽐냈다.

이날 행사에서 압권은 2016년 제3회 전국가사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전숙 시인의 꽃잎의 흉터를 시극으로 보여준 시낭송반 어르신들의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의 영가인 씻김굿의 형태를 빌어서 흉터와 북소리, 고풀이, 씻김, 길닦음 5부로 나뉘어 일본군종군위안부피해자님들의 흉터로 얼룩진 몸과 마음과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창작된 가사시를 시극 형태로 처음 선보였다.

20여분간 시극을 보여준 8명의 어르신들이 어린 위안부의 모습을 재현하는 동안 관객들은 숨죽이며 몰입했다. 공연이 끝나자 큰 박수가 몰아쳤다. 박수 소리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공연장을 가득 울렸다. 순간 뇌리에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이런 느낌을 전달하는 광주의 상설브랜드 공연은 없을까라는 생각이었다.

문화도시 광주에 가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잔뜩 기대와 설렘을 안고 광주를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요즘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장소로 SNS를 달구고 있는 동명동 카페거리, 아시아문화전당 하늘공원, 광천동 유스퀘어 등이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한지 모르겠다. 청춘문화의 놀거리로는 괜찮은 듯싶다.

그럼 문화도시다운 볼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유럽이나 중국처럼 광주의 상징적인 상설 브랜드 공연은 하나쯤 있어야 할 텐데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광주의 몇 곳에 상설공연 장소가 있다. 매주 월요일 빛고을시민문화관, 목요일 빛고을국악전수관, 토요일 전통문화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장소가 좋기는 하지만 광주를 대표할만한 공연은 아니다. 크든 작든 일단 광주의 장소성, 역사성을 보여주는 상설공연작품이 많았으면 좋겠다. 상설공연이라는 것은 주기적으로 같은 날이나 요일, 같은 시간대에 하는 공연을 말한다.

연극 애꾸눈 광대가 꾸준히 매월 2~3일씩 공연을 하고는 있지만 같은 일정이 아니어서 늘 홍보를 별도로 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 같다. 매월 1~3, 또는 매월 몇 번째 금,토요일과 같은 방식일 경우 조금만 홍보에 신경 쓰면 여러 관계자나 애호가들에게 쉽게 전파될 것이다.

지난 2011년 광주를 황당하게 만든 공연이 있었다. 광주문화재단이 광주의 브랜드공연 작품이라며 급조해 만든 자스민 광주이다. ‘페스티벌 오! 광주-브랜드 공연축제의 개막작이며 8월에 영국 에딘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서 공연될 것이라며 유난을 떨었다. 이 때의 작품은 씻김굿 형태가 인상을 주었다면 이듬해 공연은 음악과 춤의 댄스퍼포먼스로 완전히 다른 님을 위한 행진곡 자스민 광주를 선보였다.

당시 광주문화재단의 책임자는 자스민 광주를 상설공연하겠다며 1년간 지켜봐달라고 했다. 상설공연을 하면서 지적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며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년 후 처음 제작비 5억원, 에딘버러 출품 45천만원이 들었던 이 공연은 사리지고 없다. 약속한 상설공연도 없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광주에는 시립예술단이 있다. 교향악단, 창극단, 발레단, 국악관현악단,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극단, 오페라단 등 8개가 있다. 광주를 상징하는 작품 대본을 기반으로 8개 단체의 특징을 살려 매주 순번제로 공연을 펼친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그럼 각 단체에 두 달에 한 번 꼴이니 충분한 연습과 업그레이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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