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 55. 목요사진
우리동네 재주꾼 55. 목요사진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06.23 0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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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진은 가라! 게릴라적 사진을 추구한다.

목요사진은 게릴라적 사진을 추구하는 모임이다.

각자의 마음에 느닷없이 출몰하는

정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현상에

상투적이고 관성적인 틀을 들이대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적인 사물이나 사건에 틈을 만들고

거기서 새어나오는 소리에 주목한다.

우리의 감관이 충분히 확장될 때

느껴질 그 떨림을 예비코자 한다.

그 떨림을 서로 공유하며 세계에 대한

사유의 폭을 점점 더 넓히고자 한다.

우리는 목요사진이다.

 

 

▲ 왼쪽부터 장준식, 박찬호, 김형주, 오형석, 임성국, 엄수경 회원

이번 동아리는 정말 어렵게 만났다. 목요사진이라 목요일에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약속을 잡았더니 황금같은 불금에 모인단다. 그것도 저녁 9시에 만나 선정된 책을 읽고 토론하고 사진이야기를 하는 곳이라는 설명에 정말 망설였다.

카페 주소(http://m.cafe.daum.net/photothu)도 알려주었다. 한 번 둘러보라고. 딸랑 회원 10명이 가입되어 있다. 그런데 가입이 만만치 않다. 카페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포스에 가입하려다 그만두고 만나서 이야기나 들어보자고 맘먹었다.

‘목요사진’은 전대와 카톨릭대 평생교육원 사진반에서 공부하다 만난 사람들이 만든 사진동아리다. 각자 성격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다 보니 모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단다.

그래서 진짜 황금같은 금요일에 모든 것을 다 접고 오직 사진만을 생각하는 모임을 갖자는 취지하에 금요일에 모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임의 회원은 아니지만 매주 참석해서 결론을 내어주는 박찬호 카톨릭평생교육원 사진반 강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목요사진이 있었다.

그것도 매주 금요일에 모이기란 쉽지 않을텐데 5명의 회원들은 열정으로 모여 2012년부터 지금까지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각자의 직장에서 일주일을 마무리하고 편안한 맘으로 만나 곡차도 한 잔 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와 사진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편한 시각이기도 하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 김형주-505를 읽고 쓰다

목요사진의 김형주 대표에게 게릴라적 사진이 무엇인지 물었다. “일단은 목요사진은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작업을 하는데 기존 사진처럼 예측 가능한 시각에서 벗어나 불확정적이거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출몰하는 장면들을 담아내는 사진을 추구한다고 보면 됩니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 오형석-시간,공간 그리고 다른 기억

오형석 회원은 “각기 사진을 찍는 모임마다 추구하는 풍이 각양각색인데 기교를 부리지 않는데 목요사진의 특색이 있다”고 덧붙여 주었다.

사진을 취미삼아 찍다 작년에는 무등갤러리에서 오색얼음종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올해는 7월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오색얼음종이 SOS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작품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서는 5.18사적지 가운데 하나인 505보안부대 옛터를 1년간 다니면서 다섯사람의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 엄수경-기억을 호출하다 제26호

엄수경 회원은 본인이 이번 제2회 전시회의 주제를 제안했다면서 “서구에 있는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게 된 기회가 있었는데 505보안부대를 둘러보고 나서 우리 회원들과 사진작업을 해보는 것도 나름 뜻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 장준식-기억의 조각들

1년여동안 긴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주제의 선정은 가장 중요하다. 장준식 회원은 “특히 5.18사적지는 정치적인 요소가 많다보니까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훼손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변하기 전에 기록으로 남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나름 소감을 말해주었다.

▲ 임성국-그 날 그곳에서

주제 선정에 찬성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시회를 하는데 5.18 관련 사적지로 주제를 선정할 때 사람들이 식상해 하지 않을까하는 의문도 품었었는데 직접 가서 촬영을 하다보니 나만의 시각으로 보게 됐다”면서 “군시절 경험상 초소나 검문소, 철조망 등만 촬영하게 되더라”고 임성국 회원은 촬영후기를 말해 주었다.

5.18사적 26호인 505보안부대는 지하실에서 고문이 자행되던 곳으로 서구 화정동에 위치해 있으면서 이런 곳에 보안부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광주시는 505보안부대 옛터를 어린이 역사체험 및 청소년 창작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5월달에 전시회를 했으면 5.18추모기간과 겹쳐 나름 의미가 있을텐데 무더운 7월 장마기간에 전시회를 하는 이유는 1년을 주기로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목요사진답다.

1년여의 긴 기간동안 이들의 시각으로 본 두 번째 작품전시회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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