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 민족이에요(5) 정용화, 고려인 마을이 살아있는 인권도시의 현장
우리도 한 민족이에요(5) 정용화, 고려인 마을이 살아있는 인권도시의 현장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9.0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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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돕기 후원회, 고려인마을종합센터 세우는데 앞장서
비자문제, 거주권 문제 해결 위해 정부에서 특별법 마련해야

정용화 고려인돕기 후원회장이 지난달 28일 <시민의소리>를 방문했다. 지난 민선 5기 광주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던 그는 요즘 고려인마을 돕기에 빠져있다.

정 회장은 9월 7일 고려인마을종합센터 개소식의 초대장을 들고 사무실에 찾아 온 것이다. 훤칠한 키에 말끔하게 생긴 외모를 지닌 그가 어쩌다가 어렵게 살고 지내는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그가 후원회장으로 나서고 난 이후 그토록 학수고대해왔던 고려인마을종합센터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고려인센터는 매달 월세를 내야했고, 관에서 아무런 지원도 없이 오로지 민간의 힘으로 힘들게 이어왔다.

시장선거 출마로 알게된 광산구 고려인마을

정용화 씨는 5년 전 광주시장 선거 때문에 고려인마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려인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속사정을 듣고 난 이후에는 고려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현실적으로 고려인들은 한국에 입국해도 비자 문제, 거주권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려인돕기 후원회는 정식으로 발족한지 1년 정도 됐다고 한다. 고려인돕기 후원회가 가장 먼저 도울 수 있는 일은 힘들게 월세를 내고 있는 센터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지난 7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난 뒤에도 들었던 생각은 과연 얼마나 모금이 모여질까를 걱정했다.

이후 정 회장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그동안 알아왔던 지인들을 다시만나 고려인 돕기를 호소했다. 그렇게 고려인돕기 후원회와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어느새 2억 5천 만원의 모금이 모여 고려인마을종합센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월곡동에 방치되어있던 건물을 매입할 수 있었고,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까지 끝마치고 개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고려인 비자문제, 외교부인가 법무부인가

정용화 회장은 “국회에서 고려인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마련해야 한다”며 “재외동포는 외교부 관할인데 고려인들은 이미 입국을 한 사람들로 분류되어 법무부 소관이라고 넘기며 선례가 없으니 서로 핑퐁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으로 들어온 고려인들은 재외동포비자(F4비자)를 받지 못해 방문취업비자(H2비자)로 만료가 되면 다시 비싼 비행기 값을 대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며 “고려인들이 한국에 와서 정착을 하고 싶어도 비자 문제 때문에 다시 흩어지는 이산가족이 되어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2013년에 광주에서 고려인 지원 조례가 생겼지만, 우리말 교육에 1천만 원, 센터 건립에 2천만 원 지원한 것 뿐 제대로 된 지원이 없다”며 “경기 안산의 경우 광주에 버금가는 수준에 고려인이 정착하고 살고 있는데 한 달 전에 안산은 고려인을 위해 10억을 마련했다고 들었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광주는 인권도시지만 고려인 인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안타까워했다. 정용화 회장은 “안산의 경우를 들어보니 지역 국회의원이 노력해 정부에 6억, 안산시가 약2억, 경기도가 약 2억 정도로 해서 10억 예산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며 “광주는 고려인 마을이 위치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관심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광주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로 창출, 저출산 문제 도움

광주는 문화, 인권, 민주, 평화, 미디어 아트, 여성친화 등 도시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게 너무 많아 아직까지도 통일되지 못한 도시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정용화 씨는 “광주가 그렇게 인권도시를 내세우고 있는데 광주에서 살아있는 인권도시의 현장이 바로 고려인 마을이다”며 “언제까지 5.18 광주정신만 가지고 도시의 브랜드를 끌고갈 순 없다. 광주의 새로운 브랜드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은 살아있는 현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U대회에서 광주의 민주·인권·평화는 손님맞이 슬로건으로 너무 무겁고, 딱딱한 느낌이다. 앞으로 외국 손님 맞이가 남아있는 광주에서는 좀 더 친숙하고 부드럽게 슬로건을 가져가야 한다”며 “한국인의 DNA가 정이 많지만 특히 광주가 더욱 그렇다. 정부지원 없이 세계적인 디아스포라를 품고 있는 곳이 바로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 마을이다”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혼혈계 재외동포보다 순수 우리 동포인 고려인들을 끌어안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후원회장으로 고려인마을종합센터를 세우는 일에 앞장섰던 정용화 회장은 “앞으로 계획은 운영비 문제와 고려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봉사로 일을 하고 있는 분에게 최소한의 최저임금제에 달하는 수준이라도 임금을 챙겨주는 것을 해결하고 싶다”며 “고려인이 민족사적 비극이라면 국가가 이정도 먹고 살만해졌으면 이제는 책임을 져야한다. 곧 광주복지재단이 출범하는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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