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요(3) 죽봉대로
함께 걸어요(3) 죽봉대로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6.1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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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향 정신 기리는 흔적 전혀 없어
목숨 바친 의병장 삶과 정신 배워야
▲ 의병장 죽봉 김태원 장군 동상

죽봉대로는 서구 농성동 148-2(농성광장)로부터 북구 운암동 392-1(동운고가)까지 1.95km의 거리를 말한다. 이 도로명은 죽봉 김태원 장군의 동상이 농성광장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한때 샬타광장이라 불렀던 농성광장은 사실 광장이라기보다 공원이라 불러야 한다. 광장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며 대중행사가 가능한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엔 지하철 농성역이 있다. 1번 출구로 나오면 우뚝 선 동상이 하나 보인다. 의병장 죽봉(竹峰) 김태원(金泰元) 장군의 동상이다. 화승총을 손에 든 채 한 손으로 어등산 봉우리를 가리키고 있는 굳센 얼굴이다.
장군의 동상은 1975년 6월에 처음 세웠다. 이후로 많이 훼손되어 김태원의병장기념사업회에서 전병근의 작품으로 1998년 12월에 다시 세웠다. 앞으로 전진하는 듯한 모습이다. 당시 동상을 만들 때, 실제 모습을 알 길이 없어 장군의 아들과 손자의 얼굴 모습을 기본 골격으로 장군의 얼굴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 5.18민주화운동 농성광장 격전지 기념비
목숨 바쳐 나라 구하는 길 나서

그가 의병운동에 투신한 것은 1907년이다. 일제에 의하여 고종황제가 강제 퇴위당하고 대한제국의 군대가 해체되던 시기였다. 그는 동생인 율과 함께 처음에는 장성의 의병장 기삼연 장군이 이끄는 호남창의회맹소에서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독립하여 독자적인 의병부대를 이끌었다. 대규모로 움직이기보다는 소규모로 활동하는 것이 일본군을 괴롭히는 데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가 일제를 상대로 싸웠던 대표적 전투지는 담양 무동촌이다. 무등산 뒤편 자락인 무동촌(현재 담양군 남면 무동리)은 첩첩산중이다. 그는 무신년(1908) 설날을 맞이하여 부하들을 편히 쉬게 하려고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의병부대가 무동촌으로 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한 광주의 일본군 수비대가 이곳을 급습해 왔다. 의병 잡는 귀신으로 소문난 요시다가 이끄는 일본군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무동촌 돌담 뒤에 숨어서 일본군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화승총을 발사하여 대장인 요시다를 죽였다. 무동촌 전투는 한말 호남의병사에 빛나는 승전보다.
그는 1908년 2월에 아우 율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마치 자신의 앞날을 예언한 듯한 구절이다.

國家安危在頃刻 (국가의 안위가 경각에 달렸거늘)
意氣男兒何待亡 (의기 남아가 어찌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겠는가?)
盡忠竭力義當事 (온 힘을 쏟아 충성을 다하는 것이 의에 마땅한 일이니)
志濟蒼生不爲名 (백성을 건지려는 뜻일 뿐, 명예를 위하는 것은 아니라네)
兵死地含笑入地可也(전쟁은 죽으려는 것 기꺼이 웃음을 머금고 지하에 가는 것이 옳으리라)
戊申 二月十九日 舍兄金準書(무신(1908)년 2월19일 형 김준이 쓰다)

이 시를 지은 후인 3월에 동생 김율은 송정리에서 일본 군인들에게 붙잡혀 광주 감옥에 수감되었다. 태원은 동생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마련하던 중 허리병이 도져 임곡의 박산마을 뒤 어등산 자락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일제 밀정에게 발각되어 1908년 4월25일 급습해 온 일본군의 집중 사격 속에 전사했다. 일제는 다음 날 감옥에 있던 아우 율을 데리고 와서 형의 시신을 확인시킨 뒤에 율마저 그 자리에서 총살해 버렸다. 태원의 나이 39세, 율의 나의 28세였다.

▲ 죽봉대로를 따라가면 유통의 중심지 광주신세계가 보인다.
광주의 교통과 상업 요충지 지나

죽봉 김태원 장군의 동상이 있는 농성광장에는 제법 볼거리가 있다. 운동 삼아 산보할 수 있는 길이 우레탄으로 빙 둘러 있고 정자가 2개 있다. 한 정자에는 납량정(納凉亭)이라는 현판이 있다.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라는 곳이다.
또 공원 안의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는 5.18민주화운동 농성광장 격전지 비석이 있고 옆에는 김종 시인의 ‘광주가는 길’이라는 시판과 참봉 정락교 시혜비도 있다. 도시철도1호선 건설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추모비, 광주청년회의소와 대만의 대남청년상회의 ‘대남로’ 기념비, 바르게살기운동광주서구협의회의 ‘바르게 살자’ 비, 국제로타리3710지구의 ‘超我의 봉사’ 기념비 등 비석들로 가득 차 마치 기념비석 광장 같은 느낌이 든다.
농성광장 옆의 지하차도는 1988년 8월 1일 개통됐다. 이곳 농성역에서 죽봉대로를 따라 가면 왼쪽에 현대자동차 서광주자동차정비소가 보이고 오른쪽에 라페스타예식장 그리고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가 있다. 그리고 사거리에는 교원공제회관, 사거리 왼편으로 쇼핑센터인 금호월드가 있다.
특히 광천터미널 유스퀘어가 있는 사거리는 광주의 요충지다. 이곳은 광주를 떠나거나 들어오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광주의 첫인상이기도 하다.
이곳 사거리를 끼고 광주신세계백화점과 e마트가 있는가 하면 광주신세계 맞은 편 3곳에는 모두 각종 병원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라식과 라섹을 잘한다는 병원들이 모두 이곳에 있다.
그러나 어느 곳을 봐도 죽봉 김태원의 호나 이름을 단 상가 하나 없다. 의향의 도시 광주가 무색할 정도이다. 선진국이나 가까운 중국만 가면 지역의 유명인물의 이름을 딴 상가나 상품들이 나오는 것에 비하면 안타깝다.
지난 3월에 광천동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합 창립총회 현수막이 보여 조만간 새로운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운암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동운고가차도가 있다.
이곳을 넘어가면 운암동이 나오고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박물관 등 문화지구로 접어들게 되고 서광주인터체인지를 통해 장성이나 서울 방면으로 가는 차량들이 지나간다.

▲ 죽봉대로의 종점인 동운고가를 넘어가면 광주의 대표적이 문화시설이 있고 장성과 서울 등으로 빠져나가는 차량들이 붐비는 곳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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