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실종된 광주시장 경선
‘새정치’ 실종된 광주시장 경선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04.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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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과거 민주당식 ‘헌정치’ 구태 드러낸 꼴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강기정, 장병완, 박혜자, 임내현 등 5명의 국회의원들이 광주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6·4지방선거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지키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국정을 감시하고 행정감사 등 행정부를 견제할 국회의원들이 당내 경선 시작 전에 시장선거에 개입하는 꼴을 만들어 ‘새정치’가 ‘철새정치’이고, 과거 민주당식 ‘헌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들 5명의 의원들은 “윤장현 전 위원장은 명망이나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윤 전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광주에서 시작된 거대한 새 정치의 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반드시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지난달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광주시장 경선에 나서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측에 “우리는 두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미 윤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또 “광주시대 정신에 가장 맞는 후보가 윤 전 위원장이고 이 같은 후보지지가 지역 사회에서 표출돼 논란이 있더라도 다양한 견해들이 오가면 좋겠다”면서 “경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배제가 아니고 전략 공천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전 윤 위원장 지지는 광주시장 경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나와 그동안 전략공천설, 특정후보 배제설 등이 제기되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 5명의 의원들은 지난주 지도부에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부인들에도 불구하고 당 수내부와 상당한 교감을 했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이 윤 위원장을 지지하는 이유로 밝힌 내용 가운데 지난 11일 무공천 철회 직후 안철수 공동대표가 개혁공천을 주장하며 내세운 “경력이 화려하지 않아도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신인은 반드시 추천해야 한다”라는 명분과 거의 일치하고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이 안 대표의 개혁공천 의지를 윤 전 위원장 지지로 표출해 그 판을 깔아주자는 것으로 광주발 개혁공천 신호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 의원들은 또 윤 전 위원장 지지와 관계없이 “아름다운 경선을 바란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경선이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시되고 있다. 경선이 진행되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윤 위원장에 대한 지지로 인해 자칫하면 대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경선을 앞두고 경선방식과 일정이 보류되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전격적인 지지선언으로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반발이 예상되는 등 광주시장 경선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철수 공동대표가 새정치 계열의 윤 전 위원장을 2강 구도에서 밀리는 것에 대한 균등화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거나, 현 국회의원 중 일부가 차기 시장선거까지 내다보고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시장 후보를 ‘낙하산 공천’하기 위한 수순 밟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안철수 측에서 정치적 무게로 부담스러운 ‘강운태 시장’을 먼저 컷오프 시키거나 무소속으로 내모는 방안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경선을 앞두고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광주시장 경선에 참여한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 측은 “시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나눠먹기식의 구시대 정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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