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의 선택권 빼앗아간 지역 국회의원들
광주시민의 선택권 빼앗아간 지역 국회의원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04.1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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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시작 전 특정후보 지지선언 나서 ‘꼴볼견’
윤장현 '1회용'이후 차기시장 출마 포석 미리 깔아두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에서 ‘일당독식’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장 경선마저 뿌리째 뽑아버리려 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선택권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지역 유권자들은 ‘새정치’를 하려는 안철수가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여론조사를 빌미로 공천키로 하는 등 과거 민주당식 ‘헌정치’로 정상적인 정당정치마저 실종되었다는 지적이다.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강기정, 장병완, 박혜자, 임내현 등 5명의 국회의원들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6·4지방선거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지키로 했다.
문제는 국정을 감시하고 행정감사 등 행정부를 견제할 국회의원들이 당내 경선도 시작하기 전에 시장선거에 개입하는 등 ‘철새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 과거 민주당식 ‘헌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이 5명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장현 전 위원장은 명망이나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분”이라며 “새 정치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윤 전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함으로써 광주에서 시작된 거대한 새 정치 바람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로 나가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광주시장 경선에 나서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측에 “우리는 두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미 윤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안철수 공동대표와 교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당 수내부와 상당한 교감 없이는 이렇게 집단행동을 하고 차후 선거 국면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치적 후폭풍에 대한 계산 없이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새정치가 철새정치를 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후보들의 정책도 발표되지 않은 마당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정책선거를 뒤로 하고 시장을 인기투표로 뽑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오늘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며 과거 민주당식의 행태로는 결국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는 모양이 됐다”면서 “중요한 것은 광주의 발전을 위해 어떤 비전을 공유하느냐며 정책과 후보자에 대한 여론과 시민의 검증이 필요한 데도 이러다가는 50여일도 남지 않은 투표를 앞두고 검증도 하지 못한 채 시민들에게 투표하고 시민들이 투표 결과에 책임지라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변원섭 참여자치21 운영위원(전 공동대표)은 “이번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바라볼 때 이게 정당이 해야 할 정상정치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면서 “개혁공천의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이게 개혁공천의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변 전 대표는 “이번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에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뜻이 사실상 들어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데 여기에는 미묘하게 윤장현 이후 광주시장 선거를 겨냥하는 일부 의원들의 전략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변 전 대표는 그동안 광주시장 자리를 놓고 늘 저울질 하는 의원으로 강기정 의원과 김동철 의원, 장병완 의원의 이름이 정가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형국으로는 강운태 시장이 재선되거나 이용섭 의원이 광주시장이 되면 차기 시장선거에서 쉽게 대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윤장현 전 위원장은 1회용 시장으로 내세우고 차기 시장 선거 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지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에 대항하기 위해 합당은 했지만 안철수의 새정치 철학과 민주당의 정치철학의 기본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얼마가지 못한 채 분당 수순을 밟은 채 차기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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