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규의 나무와 사람
강봉규의 나무와 사람
  •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13.03.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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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나무와 사람>전
▲ 오병희 학예연구사

사진은 작가의 메시지를 담은 뉴미디어로 인정받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중요한 예술 분야이다. 강봉규 작가가 광주시립미술관 <나무와 사람>전에 출품한 작품은 나무와 사람을 주제로 본성을 찾으려고 하였다.

사진 속에 나타난 나무와 사람은 하늘의 천성, 순수한 본성인 이(理)를 담고 있어 정직하고 참된 모습이다. 순박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은 순수하며, 나무는 죽는 날까지 줄곧 한 자리에서 순리에 따라 살아간다. 나무와 사람의 순수한 본성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어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무는 명작을 만들었다.

소주제 <나무는 사람이다>의 작품은 위엄 있는 당산목, 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나무, 숲이 무성해지는 모습, 겨울 준비를 위해 잎을 가지에서 떼어내는 단풍이 드는 모습 등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와 나무가 하나가 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서 나무를 보고 표현하여 나무는 작가 자신이 된 것이다.

작가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화가가 작품을 그린 듯이 대상을 잡아 작품을 만들었다. 다양하고 화려한 나무의 모습은 회화로 철저하게 구성되어 진 것으로 카메라 렌즈만이 가질 수 있는 미를 창출하였다. 작가가 만든 작품은 카메라로 대상을 잡아서 그린 회화이며 자연의 조형적 질서를 포착하여 나무의 아름다움과 본질을 그려낸 것이다.

소주제 <멈추지 않은 시간>은 모더니즘 서구화 이전 파괴되지 않은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 즉 한국인의 믿음, 소망, 추억과 삶의 모습을 담아내어 기록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은 배금주의를 낳았고, 비판 없는 서구 문화의 모방은 우리 사회에서 정신적으로 한국의 문화라 부를 수 있는 우리 문화와 사상, 종교에 대한 근원을 상실했다.

작가는 한국인의 삶의 모습과 한국적인 주제로 우리의 전통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었다. 우리네 이웃들이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의 사진은 정감 있는 따뜻함을 느끼게 하며 따뜻함은 감정에 호소해 예술작품으로 가치를 지니게 한다. 한 장 한 장 사진 속에는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삶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한국인의 뿌리와 문화를 말해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멈추지 않은 시간>은 우리 고유의 풍속, 예술가, 전통의례를 만나 볼 수 있는 기록물이자 문화사 자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기나긴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있다.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포착하여 담은 작품, 나무의 본성을 회화적으로 제작한 작품은 작가의 해석에 의한 많은 고민 끝에 만든 것으로 사람의 순수한 본성을 자극하고 아름다우며 관객들을 감동 시킨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마련한 <나무와 사람>전은 강봉규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미술사적으로 문화사적으로 의미를 가진 중요한 전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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