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회서비스원, 꿍꿍이 속 설립에 ‘군기’ 잡혔다
광주사회서비스원, 꿍꿍이 속 설립에 ‘군기’ 잡혔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5.2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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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예산 19억 삭감에 이용섭 시장 두 손 들어
광주복지재단 연구기능 존치는 ‘인사청문회’ 회피 수단?
​​​​​​​초대 원장 자리 둘러싼 ‘자기 사람 심기’갈등 예고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시가 된통 당했다. 광주시의회에 군기를 잡혀서다.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중인 광주사회서비스원 예산을 전액 삭감 당했기 때문이다.

광주사회서비스원 바른 설립 시민모임’은 지난 4월22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사회서비스원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광주사회서비스원 바른 설립 시민모임’은 지난 4월22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사회서비스원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18억5500만원이라는 예산을 싹뚝 잘려버렸다.
광주시로서는 돈이 없어 옴짝달싹 할 수 없기에 두 손을 들었다. 이제 광주시의회가 하자는 데로 끌려갈 수밖에 없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광주사회서비스원 초대원장 자리를 놓고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와 광주시의 기싸움에서 비롯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측근을 심으려는 광주시와 자신들이 미는 여성을 앉히려는 시의회간 자리싸움이 결국 예산으로 불똥이 튄 셈이다.
좀 더 확대해석하면 양쪽 모두 2년 뒤 광주시장선거를 겨냥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일부 여론도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한 명분은 옹색하기만 하다. 시민혈세를 기관장 자리 하나로 치환하려 했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 본래 기능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용섭 시장이 이런 예산 논란에 유감을 표명했고 의회와의 소통에 힘쓰겠다고 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된 사회서비스원 출연금은 그래서 다시 편성하게 됐다.

그렇다면 광주서비스원이 이렇게 설립 과정에서부터 삐걱거리는 원인을 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두 가지 측면에서 광주시 복지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꼼수행정이요, 다른 하나는 그 연장선상에서 초대 원장 자리에 시장 측근인사를 앉히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광주사회서비스원은 초기 설립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 광주는 서울, 경기도와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회서비스원을 법인 형태로 출범시킨다.

하지만 서울이나 경기도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높고 예산이 넉넉하지만 광주의 경우 살림살이가 빠듯해 정부지원 등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이나 전남, 인천, 제주, 전북, 울산, 경북 등은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지 않거나 타 지역에서 하는 걸 지켜보며 이를 뒤따라가도 늦지 않다며 관망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까닭에서다.

다만 광주시가 강점으로 내세울 게 있다면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효령 노인복지타운 등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복지시설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2015년 광주복지재단이 설립되면서 2곳의 타운과 장애인 복지관, 장애인 보호작업장이 합쳐지게 됐다.

지난 2월 26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사회서비스원 설립 추진위원회' 회의(사진=광주시)
지난 2월 26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사회서비스원 설립 추진위원회' 회의(사진=광주시)

그런 만큼 광주시가 사회서비스원 설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방향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사회서비스원이 새로운 형태로 새롭게 출범하되, 기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된다. 하지만 광주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기보다는 광주복지재단을 가칭 ‘광주복지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역 복지정책 컨트롤 타워로 특화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5개 팀 및 지원단 가운데 정책개발팀을 정책연구실로 하되, 나머지는 폐지하고 대신 행정지원팀을 신설해 25명의 직원을 11명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다만 현 사무처장은 잔여임기인 2022년 2월까지 직위를 유지토록 하면서 행정지원팀장을 겸임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광주시는 광주복지재단을 존치하는 이유로 정책연구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사회서비스원에 원장 직속의 부설기관으로 형태인 광주복지 연구센터와 조직이 중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광주복지연구원을 사회서비스원으로 이관하면 되지, 굳이 존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얘기다.
그것도 광주복지연구원의 연구실적을 2년 동안 평가한 뒤 통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도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과거 광주복지재단의 설립목적을 광주 복지정책 전반을 다루고, 컨트롤타워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었으나 실제적으론 아무런 연구 기능도, 역할도 하지 못했고 오히려 뒷걸음질 쳐왔던 게 사실이 아닌가.

광주복지재단은 매년 광주시로부터 26억여 원을 지원받아 수탁시설운영에만 매달려 연구기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해왔다. 연구 실적이나 결과물도 거의 없다.
연구원으로 뽑은 직원들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다. 급여도 적다. 그러다 보니 채용공고를 해도 접수자도 없다. 그래서 우수연구 인력이 충원되지 않았다. 그런 악순환만 되풀이 해왔다.

그렇다고 광주시가 2015년 광주복지재단 설립 이후 연구 인력에 대한 예산을 늘린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광주복지연구원의 인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아울러 행정지원팀에 3명을 지원하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광주복지연구원 존치는 광주시가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급여가 적어 신분보장이 되지 않은 연구원에게 복지정책을 개발토록 하고, 그것도 실적이 없으면 2년 뒤 통합하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납득이 가질 않는다.
‘빛 좋은 개살구 행정’이요, 또 다른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그러한 의구심 속에는 광주시 인사검증시스템인 ‘인사청문회’를 피해보려는 속셈이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다.
예로부터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는 광주시 산하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다.
인사청문회 과정의 우여곡절 속에 지난해 4월 취임했던 광주복지재단 전 대표는 1년도 채 못돼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복지재단을 통째로 사회서비스원으로 이관할 경우 자연스레 원장자리도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광주복지재단을 연구원으로 축소하면서 연구기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존치한다면 인사청문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광주시의회 지적대로 광주시가 이용섭 시장의 측근을 기용하기 위해 그러한 꼼수를 부렸다면 이는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인사청문회를 피하려고 자기측근을 심으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가 없다.

정책이나 조직을 통해 자기측근을 심으려 했다면 행정을 잘 아는 시장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새로운 제도 하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려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와도 배치된다. 광주복지연구원에 연구기능을 놔두고 2년 동안의 실적을 보고 통합여부를 결정할 게 아니라 이번 사회복지서비스원에 통합해서 출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꼼수행정과 조직 구성은 앞으로 노조설립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광주복지재단 사무처를 비롯한 빛고을 효령타운 장애인 복지관 장애인 보호작업장에는 13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민노총 산별노조로 가입돼 이미 노조가 결성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 5개 공공기관 대우 차원의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은 각 개별 복지관형태로 남게 된다. 복지포인트나 근로수당이 없어지게 된다. 또한 각 시설 간 인사교류도 없어지게 된다.

이들 노조원은 시청사와 광주시의회에서 1인 시위에 나사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을 개별복지시설이 아닌 사회서비스원이라는 공공성을 띤 기관 직원으로 해달라는 것이다.
광주사회서비스원 출범을 앞두고 광주시와 시의회가 원장 자리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모양새가 심상찮게 돌아가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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