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솔직하지 못한 ‘광주사회서비스원 개원식 연기' 변명
이용섭 시장, 솔직하지 못한 ‘광주사회서비스원 개원식 연기' 변명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7.0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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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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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달갑지 않는 소식이다. 7월 첫날에 맞춰 개최키로 한 광주사회서비스원 개원식을 연기한 데서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이날 오후 2시 개원식에 참석하고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난 뒤 복지행정 모범적 사례가 된 광주 서구에 들른다는 일정이었다.
장관이 오지 않는 걸 놓고 왠 호들갑이냐고 반문 할 지 모르겠지만 이날 행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라는 데서다. 그래서 광주시는 다른 시·도와는 달리 사회서비스원 개원에 집착을 보여왔다. 서울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다른 광역단체에서는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이유로 설립을 꺼리거나 다른 곳의 운영 실태를 보아가며 뒤로 미룬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광주시는 종합적이고 신중한 고려 없이 예정대로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공청회 등을 통해 1년 여 동안 준비를 해왔었다.

하지만 개원식은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과 시민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는 이유로 말이다. 물론 최근 들어 동구지역 사찰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 내 감염 확산 우려가 높아진 것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코로나 변명’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이라면 진즉 개원식을 안한다고 통보를 했어야지 하루 전에야 비로소 연기발표를 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면서 차라리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러니, '이해해달라'고 하면 될 일을 굳이 ‘코로나 변명’을 앞세우고 슬그머니 빠져나가려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솔직치 못한 변명이 외려 옹색하게 들린다.
행사 장소로 시청 1층 시민홀에서 개원식을 한다고 한 것도 그렇다. 광주사회서비스원이 입주할 사무실을 이제사, 뒤늦게 전세로 얻다보니 앞으로 준비할 게 많아 어쩔 수 없이 시청로비에서 하게 됐다는 솔직한 멘트도 없다.
그동안 개원 준비가 척척 잘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는 대조적이다.

준비성 미흡을 인정하지 않고 코로나로 덮으려 한 것은 복지행정의 미흡함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최근 퇴임한 보건환경국장 자리에 여러 국장급이 거론됐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여성국장이 현재의 보직에서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는 '원포인트 인사'를 하게 됐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인사행정’의 난맥상이 드러난 셈이다.

필자가 코로나 확산보다는 준비성 없는 시 행정을 문제로 삼은 것은 개원식을 이틀 앞두고 핵심 인력을 채용한다는 공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광주사회서비스원을 개원하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사항으로 꼽히는 게 인력과 조직의 뒷받침이다. 사람 없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광주시는 초대 원장만 달랑 뽑아 놓고 임명절차를 밟으려다 허송세월만 보냈다.

이용섭 시장의 측근 인사 임명에 광주시의회 일부 의원이 반기를 들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설립에 따른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18억5500만원이라는 예산을 싹뚝 잘려나가자 이용섭 시장은 두 손을 들었다. 광주시의회가 하자는 데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꿩 대신 닭’이라고 인사청문회 대신 지난 22일, 일정에도 없는 하나마나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개원식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광주시의회에 군기를 잡힌 이 시장은 당초 계획대로 광주복지재단 등을 사회서비스원에 이관시키기로 했으나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2년 뒤로 미루게 된다. 특정단체에서 반발하면 뒤로 물러나고 돌아가는 이 시장의 고답적인 행태가 또 한번 도진 셈이다. 

사회서비스원 본부장급 채용을 개원식이 가까와서야 뒤늦게 공고를 낸 것도 그래서다. 본부직원 20명 중 1급 사무처장과 일반직원 6명을 경력직으로 공개 채용한다고 밝힌 게 개원 2일 전인 29일이었다. 서류적격 심사와 인·적성 검사,그리고 면접시험을 거쳐 7월 말에야 일하게 되니 어차피 개원식을 했다 하더라도 개점휴업 상태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이런 준비 소홀에다 노조 반발을 제쳐두고 개원식을 하루 전에서야 코로나를 핑계로 연기함으로써 광주시민을 우롱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시 예산의 30%가 복지예산에 투입되고,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사회복지시설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광주사회서비스원 개원 연기는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특히 현재 운영되고 있으나 앞으로 광주사회서비스원으로 이관될 광주복지재단과 빛고을과 효령 양 노인복지타운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근무 중인 노조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해결과제다.

사회서비스원의 절름발이 개원은 사회복지에 대한 광주시 복지행정의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용섭 시장의 솔직하고도 혁신적인 마인드 없이는 새롭게 달라질 게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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