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를 눌러 달라
‘좋아요’를 눌러 달라
  • 문틈 시인
  • 승인 2019.05.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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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유튜브’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서 놀던 사람들이 이제는 버튼을 누르면 영상이 흐르는 유튜브 채널로 몰려들고 있다.

보기에 부담스런 문자를 읽는 것보다는 수천만 건이나 되는 동영상 자료를 버튼 하나를 눌러 아무런 주제나 검색하여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편리와 콘텐츠의 유익이 뛰어나서다.

나도 유튜브 애청자 중 한 사람이다. 철학, 문학, 역사, 신학, 경제, 음악, 여행 할 것 없이 세상의 모든 볼거리, 이야기 거리가 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서 들여다 본다.

유튜브 사이트에는 누구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아무 말 잔치’ 같은 하잘 것 없는 영상이든, 진지한 학술 토론이든 무엇이나 가능하다. 인간이 마주하는 세상만사가 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영상은 조회 수에 따라 돈도 벌어들인다.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면 영상 중간마다 몇 초간 끼어든 광고영상에서 얻는 수입이 생기는데 1회 조회하면 대강 1원의 수입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소수이기는 하지만 수십 만, 수백 만의 팔로우어를 거느린 채널에서는 많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시안 보스’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인들의 생각과 일상을 찍은 영상을 보여준다. 몇 백만 명의 팔로우어가 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채널은 대개 영상을 보여주면서 으레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세요’라고 멘트를 날린다. 이것은 영상 아래 ‘좋아요’와 ‘구독’(subscribe) 표시가 있는데 그걸 누르면, ‘좋아요’는 인기를 반영하고, ‘구독’은 팔로우어수를 기록한다.

유튜버의 수입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다. 하지만 나는 ‘좋아요’와 ‘구독’을 누르지는 않는다. 한번 누르면 내가 특정 내용의 영상에 공감하고 구독한 사실을 인터넷에 반영구적으로 새겨놓는 거나 진배없다.

가령 산에 올라가서 바위에 내 이름을 새기는 거나 다름없다는 말이다. 별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지 않아서다.

그런 그렇고, 최근에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어떤 콘서트에서 연사들의 흥미 있는 강연이 있었다. 끝날 즈음에 “오늘 이 강연은 영상으로 제작되어 유튜브에 올리게 됩니다. 나중에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셔서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시는 걸 잊지 마세요.”라고 공지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무슨 행사를 하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것을 전제로 하고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지인 한 사람이 저 지난 달부터 자기도 유튜브를 한다더니 아직껏 소식이 없다. 다른 영상과 차별이 없거나 내용이 눈길을 끌지 못하면 팔로우어가 고작 몇 명에 그칠 수도 있다.

좋은 내용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도 아니다. 무엇인가 화제가 될 만한 것이 아니면 주목을 끌지 못한다. 먹방은 대유행이고, 좌파, 우파를 표방한 정치 시사 채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난 ‘탈탈탈’이라는 탈북 스토리를 전해주는 2시간짜리 동영상을 자주 본다. 북한의 실상을 전해 들으면서 마음 졸이고 안타까워하고 북한체제 아래서 사는 사람들의 고단함을 알 수 있다. 아슬아슬한 탈출 여정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 밖에 우주의 생성, 양자역학, 성경 이야기,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의 왕자들, 일본어공부 같은 동영상들도 즐겨본다. 최근 동생이 불어 공부를 한다고 해서 유튜브 동영상을 추천한 적이 있다.

이제는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명강사의 강의를 유튜브로 볼 수 있거나 실생활에서 겪은 회화를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밤새며 책과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를 타거나 잠깐 커피숍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에도 5분이나 10여분짜리 동영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집에 가만히 앉아서 보고 싶은 것을 무엇이나 버튼을 눌러서 검색하고 볼 수 있다니. 게다가 활동성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작대기에 매달고 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유튜브에 올린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유튜버(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긴 하나 유튜브에도 진지한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아 좋은 채널을 찾는 데는 무척 애를 먹는다. 남을 비난하거나 쓰잘 데 없는 영상들도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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