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환경공단(1) 인사잡음으로 ‘시끌’
광주환경공단(1) 인사잡음으로 ‘시끌’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8.08.09 13: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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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노조, “이사장이 J씨 승진 배제 약속 어겨 직원들 배신”
공단, “약속한 적 없고, 노조위원장이 청탁 어긋나자 민원 제기한 것”
공단 직원, “차제에 시가 나서서 정확히 조사할 필요 있다”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광주환경공단(이사장 안용훈, 이하 공단)이 인사잡음으로 시끄럽다. 잘못된 인사라는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밖으로까지 새어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공단은 지난 2일 인사위원회를 연데 이어 6일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공단 노조와 직원들이 ‘부당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광주시와 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년 전 승진을 대가로 300만 원을 상급자에게 전달한 적이 있는 J씨가 3급으로 승진한 것과 지난해 명예퇴직신청을 했던 P씨가 1급으로 승진한 데 대해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공단 노조위원장이 시에 민원을 제기한데 이어 1인 시위, 검찰 수사 의뢰, 시장 면담 등을 예고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직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뒷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 직원들 입장에선 이번 공단의 인사가 납득하기 어려울 터이다.

이야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에 3급으로 승진한 J씨는 2016년 7월께 승진이 안 되자, 당시 경영지원부장이었던 P씨에게 300만 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직원들에게 폭로했다. 이후 시 감사위원회에 익명으로 공단 간부와 직원 간의 금품전달 등에 대한 민원이 제기됐고, 감사위원회에서는 당사자인 J씨와 P씨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종결하기에 이른다.

이와 관련 공단의 한 직원은 “J씨가 술에 취해 몇몇 직원들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J씨가 공단을 아예 그만둘 생각으로 전체 직원들에게 폭로한 것”이라면서 “이 이야기는 공단의 거의 모든 직원들이 아는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 감사위원회에 익명으로 민원을 제기한 사람도 J씨일 거라고 보는 직원들이 많다”면서 “박미경 상임이사가 관용차를 일부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도 시 감사위원회에 민원이 제기된 걸로 아는데, 이 같은 내용을 알 수 있는 위치에 당시 J씨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대가성 금품을 주고받는 경우 서로 책임을 피할 수 없고, 공단 입장에서도 치부가 드러나면 안 되었기 때문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타협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내막을 잘 알고 있는 공단 노조위원장은 최근 인사가 나기 전에 안용훈 이사장을 만나 ‘J씨의 승진은 안 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노조위원장이 시에 제기한 민원에 따르면 안 이사장이 면담에서 J씨의 승진을 배제하기로 약속했는데, 안 이사장이 약속을 어기고 J씨를 승진시킨 것은 직원들을 배신한 것과 같다는 것.

이에 대해 공단은 “이사장이 특정인을 승진에서 배제한다는 약속을 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노조위원장이 전 노조간부 K씨를 승진 청탁하였으나, 이번 승진대상자에서 누락되자 이에 대한 불만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공단은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여 J씨를 2년간 승진에서 배제하였으나, J씨가 계속 억울함을 호소해왔고, 2년간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 승진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직접 당사자인 J씨는 직원들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노조위원장은 직원들 앞에서는 공정한 인사를 주장하고, 뒤에서는 전 노조간부 인사를 청탁하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3급에 기술직 2명이 승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녔다”면서 “이는 전 직원을 기만한 행동이며, 전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고 주장했다.

J씨는 또 “2년 전 시 감사위원회에 감사까지 받고 종결된 사건을 빌미로 자신의 부당한 인사 청탁 문제를 덮기 위해 저와 이사장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부문제를 시에 알리는 행동은 공멸하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경고했다.

이 같은 공단의 쌍방 간 폭로전은 공단에서의 부당한 인사청탁이 상시 있었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인사잡음은 1급으로 승진한 P씨의 경우에서도 일고 있다. 이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씨는 2017년 상반기 명예퇴직신청서를 공단에 제출했다. 직원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떤 연유에선지 명예퇴직신청이 반려됐다. 그리고 이번 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을 했다.

더욱이 P씨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평가에서 1~2순위에 들지 않았는데, 올 평가에서 2순위 안에 들면서 곧바로 승진이 됐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공단의 한 직원은 “공정한 인사가 되려면 그동안의 업적과 성과가 정확히 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달랑 상반기 평가로 승진대상을 결정하는 공단의 인사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승진을 대가로 누구에게 돈을 줬느니, 누구에게 인사 청탁을 했느니 등의 말들이 끊임이 없는 상황 역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면서 “차제에 시가 나서서 정확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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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2018-08-09 22:27:51
한 몫을 생각합니다.

돈을 사랑합니다.

적페청산 2018-08-09 16:44:30
원칙없는 인사, 채용비리 시 산하기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개막장 운영 기관이 한둘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