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 응시 기회달라
한약사 응시 기회달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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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순천대학교 한약자원학과의 학과 개편문제가 12년째 풀리지 않고 있어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순천대 한약자원학과(학과장 박종철교수)는 지난 88년 개설이후 한약학과로 개편을 요구해왔으나 보건복지부가 아직까지 학과개편을 시행하지 않아 학생들이 한약사 국가시험 응시 기회를 박탈당해 관련 업계진출이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12년째 외로운 싸움

지난 88년 이후 해마다 당시 문화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한약학과 개편과 한약관련 제도 및 자격증 취득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여왔으나 사전동의권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약사회 및 약대생들의 반발을 우려, 동의를 미루고 것.


그동안 이 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97년 국회의원 64명 청원서명과 순천시민 1만여명 서명운동 등을 전개, 지난 98년과 지난 해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학과개편 긍정검토'와 '개편원칙에 따른 세부사항 검토 중'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냈음에도 정작 보사부 입장에서는 지난 7월말께 '학과개편 불가'라는 내부 결정을 이미 해놓고 있어 학과개편이 받아들여지지않을 전망이다.


또 한약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에 대해서도 국회청원운동 끝에 지난 93년도에 88학번 이후 졸업생들이 한약사 응시자격을 일시 얻었으나 또다시 97년 보건복지부가 약사법 시행령 부칙 중 한약사 시험자격을 '한약학과 졸업생'으로 제한하면서 순천대 한약자원학과는 조건부로 96학번 이전까지만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97년도 입학생부터는 응시기회조차 박탈된 상태로 현재 210여명이 시험자격이 박탈돼 거리에 내몰릴 처지에 있다.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개편 안돼 자격박탈

이는 보건복지부가 95년 9월 한약학과 설치방침에서 '한의대와 약대가 동시에 설치된 종합대학의 약학대학에만 한약학과를 설치토록' 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관계자들은 "이 방침은 보건복지부가 한약학과로의 개편를 제도적으로 가로막으며 한약사 진출까지 봉쇄한 것"이라며 "한약자원학과의 경우 지난 96년에 개설된 경희대와 원광대 한약학과 설치이전부터 관련 교양 전공과목을 통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왔음에도 국가자격시험응시에서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실시된 한약사 국가시험에서도 89명이 합격 전국최고의 한약사를 배출할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도 한약학과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며 보사부의 한약사 국가시험 자격박탈과 한약학과 개편 동의불가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복지부, 약사회 약대생 반발 우려 불가방침

88년 첫 입학생으로 92년 졸업 이후에도 한약사 시험 자격획득과 학과 개편운동을 해오고 있는 문봉준(37)씨는 "한약학과 개편에 대해 한약 관련단체의 눈치를 보며 미온적인 정책의지를 보여온 정부당국과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말바꾸기와 변명으로 일관 학과생들과 지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93년 한약 분쟁시에도 중재에 나섰던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한약사 양성이 유일한 학과로 공식인정을 받기도 했다"며 학과개편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 학과 출신으로 시간강사를 맡고 있는 박주권박사(35)는 "한약자원학과는 설립당시부터 한약전문인으로서 한약사의 직능인 생산, 유통, 조제, 제조, 연구과목을 배우고 있으며 순천대의 경우 지리산과 백운산, 조계산 등의 천혜적인 요건을 갖춰 연구 시설 확충 및 인력양성 측면에서도 한약학과로 개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신현수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학생회장(23)은 "10년이 넘게 학과개편에 대한 요구를 줄기차게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학과개편이 물건너 가 200여명의 학과생들의 진로와 생계가 막히게 됐다"며 "보건복지부의 정책 무소신과 지역출신 국회의원의 공약불이행을 규탄하는 투쟁을 지역에서부터 다시 전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재의원 공약 불성실" 비난여론 거세

학생들로부터 공약 불이행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지구당 점거농성까지 당했던 김경재 의원측(민주당·순천)은 16일 "빠른 시실내에 복지부의 학과 개편에 대한 입장이 정리 될 것으로 보인 가운데 개편불가방침이 감지되고 있다"며 "9월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과 함께 복지부 방침이 나오는대로 약사회관계자를 만나 학과개편에 대해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보건복지부의 '학과개편 동의 불가'가 재학생 및 졸업생들에게 일부 알려지면서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전개하자"며 지역출신 정치인과 보건복지부에 대한 비난여론이 순천지역에서 다시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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