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서방지하상가...기부체납도 싫다?
애물단지 서방지하상가...기부체납도 싫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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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지하상가가 광주시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 사업시행자인 (주)신한이 서방지하상가의 기부채납의사를 타진해 온 것. 이 경우 건설업체의 자금난과 경기침체로 공사가 중단된 서방지하상가를 광주시가 떠안게 돼 개발업체를 새로 선정하거나 광주시가 직접 개발하든지, 아니면 아예 개발자체를 없던 일로 하든지 등등 생각하기 싫은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사업자 (주)신한 광주시에 의사 타진
시 '골치거리 떠안게 되나' 전전긍긍


서방지하상가는 시가 지난 97년 2월 (주)신한을 민자유치 업체로 선정, 2001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지만 분양률이 저조해 지난 99년 1월 공정률 31%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공사인 (주)신한이 지난해 3월 부채규모가 4천70억원에 달해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고 보증사인 경남기업(주)마저 지난 98년 기업개선작업 대상업체로 선정돼 공사재개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주)신한가 지난 6월 법정관리에서 해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사재개의 희망이 보인 것.

그런데 신한 입장에서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느냐가 문제. 바로 지난 99년 공사중단을 선언하면서 분양율이 31%이상이 될 경우 시, 주민과 3자가 협의하에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는데 지금 주민들이 개발을 찬성할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경기침체 등으로 분양률이 31%에 달할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신한 관계자가 최근 광주시를 방문, 현재 130억원이 들어간 지하구조물을 광주시에 기부채납하고 사업재개시 연고권을 달라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 어차피 당분간 경기가 획기적으로 좋아져 공사를 재개할 상황도 안된다고 판단하고 제시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 입장에서는 현재 상태에서 기부채납을 받을 경우 공사재개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해해 광주시 문원호 건설국장은 "신한으로부터 그런 의사타진이 왔으나 아직 정식공문으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 입장은 신한이 공사를 재개하거나 상황이 안된다면 공사중지기간을 연장하는 안 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주)신한의 송길호 부장은 "경영진과 면밀한 논의를 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현실적으로 당분간 공사재개가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광주시와 실무협의를 했던 것은 사실인데 앞으로 그동안 투자했던 자본금이나 기업이미지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장은 그러나 "현시점에서 상가 개발이 어렵다면 현 지하구조물을 광주시에 기부채납하되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나 미술관을 조성하는 등 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고 차후에 사업이 재개될 경우 연고권이 보장해주거나 공사재개기한을 더 연장하는 안은 검토해 볼 만 하지 않느냐"고 말해 광주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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