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5)
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5)
  • 윤용기 기자
  • 승인 2017.09.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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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급식운동의 출발지 나주시의 로컬푸드 현황과 계획
▲생산자와 소비자의 아름다운 동행은 로컬푸드 운동의 근본 정신이다.
▲나주로컬푸드 빛가람점의 내부 모습

도농복합도시인 나주시도 다른 농도와 같이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일반적인 특성인 농가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 실질농가소득 및 농업소득의 감소, 도농 간 소득격차 및 농가양극화의 확대, 단작 규모화 및 경지면적 감소, 귀농귀촌인 증가 등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고장이었다.

그런 가운데 혁신도시의 입주는 나주시 농정의 여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나주시는 혁신도시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게 된다. 나주시는 ‘나주시 자치농정 구현을 위한 현안사업 발전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통해 ‘나주형(型) 자치농정’에 대해 총괄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전, 목표, 전략 등을 제시하고 실행계획을 세웠다.

기존농정과 다르면서도 상호 협력하고 보완함으로써 지역농정을 새롭게 구성한 ‘나주형(型) 자치농정’의 주요 현안 도출 및 실행 방안 정책 중 하나가 로컬푸드다. 로컬푸드 정책을 통해 중소농 경제활동 다각화 방안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됐다.

‘나주형(型) 자치농정’이 추구하는 목적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도농상생의 공동체를 추구하면서 그동안 농정대상에서 제외됐던 중소농, 고령농을 포괄하는 농정의 추진, 농정의 대상을 소비자, 식품, 지역으로 확대 하는 등 자치농정의 실현을 위한 나주형 농업정책의 추진이다.

아울러 로컬푸드 직매장의 다품종 소량 생산·유통 원칙이 영세 소농과 고령농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등장해 실질적인 농업인 월급제도를 실현하는 열할을 하면서 농업인들의 복지에 일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와 직매장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로컬푸드정책을 선도하는 창구다.

나주시는 2015년 11월에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동에 나주로컬푸드직매장 1호점(빛가람점)을 개장했다. 직매장은 389㎡ 규모로 농산물직매장에 정육과 반찬 및 제빵구역의 판매시설과 포장실을 갖추고 있다. 직매장은 이와 함께 단체급식 3개소와 광주남구 로컬푸드직매장, 나주축협 하나로 마트에 나주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있다.

2017년 8월 24일 기준 나주로컬푸드직매장 빛가람점의 개점 이후 누적 매출액은 41억여 원이다. 하루 평균 방문고객은 약 430여 명이며, 1일 평균 78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점의 자체 손익분기점의 일일매출 기준이 1,200만원으로 분석되어 경영여건 개선과 농산물 판매품목의 다양화 등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자체분석이다.

▲ 나주로컬푸드직매장 빛가람점

빛가람점은 개점 이후 철저한 품질 관리로 농산물의 신선도와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직매장의 농산 신선도와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공감대 확산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현재 확보된 소비자 회원은 5,500여 명이며, 이중 70%이상이 빛가람동 주민으로 확인됐다.

빛가람동 주부들의 농산물 쇼핑의 중심에 로컬푸드직매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주부들은 로컬푸드 철학을 구현하는 직매장보다는 공산품도 취급하는 원스톱 쇼핑시스템인 복합매장 운영의 요구가 많다.

지난 25일 빛가람점에서 만난 40대 한 고객 K씨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우리 지역 농산물을 마트보다 더 싼값에 살 수 있어 자주 들리는 편이다”면서도 “공산품이나 가공품을 사기 위해 다시 인근 마트를 다시 들려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빛가람점에는 나주지역의 321농가에서 589개 품목의 농산물과 43개 업체에서 가공식품 195개 품목을 출하하고 있다. 출하체계는 나주의 농업인이 나주관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농가가가 직접 소포장해 직매장에 출하하는 방식이다. 판매수수료는 10%이며, 이동수단 부재 및 원격지 거주 농가를 위해 순회 수집해 판매하는 수수료는 13%이다. 정산기간은 10일로 전국로컬푸드 직매장과 같다.

▲ 나주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 시금치다. 나주로컬푸드의 안전성은 나주시가 보증한다.

나주로컬푸드는 월 1회 정기적으로 농산물 안정성 검사를 실시한다. 나주시 관계자는 “원주시나 완주군처럼 농산물 검사시설을 완비해 지자체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동신대학교에 위탁 실시한다. 시설을 완비해 시가 운영하는 것보다 대학교 연구소에 위탁하는 방식이 예산절감과 운영에 효률적”이라면서 “나주로컬푸드는 인증마크가 없는 대신에 검사를 통과하지 않은 농산물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주지역의 로컬푸드운동

나주지역은 농민운동의 주요무대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운동을 추진해 성공한 유서 깊은 도시이다. 하지만 나주지역의 로컬푸드운동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여러 번 시도됐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역민을 중심으로 수차례에 걸쳐 생협결성추진운동이 있었지만 출범도 하지 못하고 해산됐다.

최근 지역 활동가들이 자본금을 모아 야심차게 나주배꽃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농산물 직거래장터 몇 번 열어 활동하다 자금을 소진한 채 문을 닫았다. 현재 민간영역에서 로컬푸드운동은 언니네 텃밭이 전국농민회조직을 중심으로 ‘농산물 꾸러미사업’을 단발적 계절성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도다.

나주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이와 같은 지역 로컬푸드운동 정착의 어려움으로 인해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나주시가 나주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에 위탁 관리하는 방식을 통해 직접 운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생산농가를 조직화해 소량 다품종을 기획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로컬푸드직매장의 특성이다.

작목반을 중심으로 특정농산물을 대량생산 유통 판매하는 방식의 농협 운영현실과 기존의 하나로 마트라는 복합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적 이유로 인해 단위농협의 운영주채 배제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주시는 민간단체가 운영주체로 사업에 나서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고 분석하고, 수익성이 확보되는 시기까지 재단법인을 통한 한시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이유로 나주시는 나주시농업농촌융복합산업화진흥재단을 설립하고, 나주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를 중간조직체로 구성해 기획생산, 홍보 및 행사기획, 농민가공, 관계시장 창출 등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로컬푸드직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형태를 취한다. 지원센터가 자립할 때까지 손해부분을 나주시가 출연금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센터의 주요 사업은 운영을 총괄하는 로컬푸드센터와 직매장인 빛가람점, 온라인 판매장인 오색마을쇼핑몰, 그리고 농업인가공센터와 공공급식추진 조직운영 등이다.

농업인가공활성화센터

나주시는 가공산업 육성을 통해서 부가가치 증대 및 지역농산물의 소비확대를 위해 농업인가공활성화센터를 설치했다. 농업인가공활성화센터는 농업인들의 가공상품 개발, 제조, 판매 등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로컬푸드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가공활성화센터는 농업인의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유통 과정을 지원한다.

▲ 나주시 산포면에 들어선 호남권 친환경농산물 종합물류센터 옆에 사업비 35억의 예산으로 나주로컬푸드 상설매장 본점을 신축 한다.

나주로컬푸드 상설매장 본점 신축

나주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체계구축사업으로 나주시 산포면에 들어선 호남권 친환경농산물 종합물류센터 옆에 사업비 35억의 예산으로 나주로컬푸드 상설매장 본점을 신축한다.

신축될 센터의 본점은 전라남도 경관위원회 및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의 공동심의를 통과하고 설계용역이 발주된 상태로 2018년 1월 달에 공사를 발주해 같은 해 8월 완공할 예정이다. 신축될 로컬푸드센터 본점에는 직매장과 급식시설, 키즈카페, 소매시설 등이 설치된다. 다양한 유형의 사업을 추진해 나주형 로컬푸드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나주시의 로컬푸드직매장사업의 자립화 계획

나주시는 로컬푸드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경제적 자립을 위해 수익성을 확보한 후 운영주체를 민간조직에 이양할 계획이다.

나주센터의 주요사업별 재정현황(2017년 8월30일 기준)은 로컬푸드센터가 이월금, 출연금, 보조금 등의 수익금 5억6,347만6천원 중 운영비 4억4,187만7천원을 제하면 1억2,159만9천원이 이익으로 남고, 빛가람점은 6천8백8십6만4천원이 적자이다.

인터넷 판매장인 오색마을쇼핑몰도 운영비 3천3백4십3만2천원에 못 미치는 2천1백만 원의 매출을 올려 1천20백4십3만2천원이 적자이며, 농업인가공센터도 4천여만 원이 적자인 상태이다.

나주시는 빛가람점의 자립 요건으로 일 매출 1천2백만 원이 손익분기점으로 현재의 임차료를 제외한다면 일 매출 1천만 원이 손익 기준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의 자립요건은 먼저 각 매장 및 사업별 이익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센터운영비를 충당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 매출 1천5백만 원 이상의 직매장 2개소 이상이 필요하며,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광주지역에 직매장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빛가람점 임차료 등 지출예산 축소와 매장관리 및 순회수집 담당자 인력 감축과 수수료의 인상(10%→12%)도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나주시는 빛가람점과 산포본점 2개소 운영으로는 10년 안에 자립화가 어렵다고 예상하고 광주지역에 직매장 2개소 개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광주지역에 직매장 1곳을 개설하면 2024~25년에 자립이 가능하고, 2개소 운영 시에는 2022년 안에 자립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나주시는 2022년까지 연차별로 1개소씩 광주지역 2개의 신규매장 개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차 운영 중인 빛가람점도 빛가람동 복합문화단지 안으로 2020년까지 이전해서 앞으로 발생할 연간 임대료 6,000만원을 절약해 운영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나주시는 올 10월부터 로컬푸드지원센터의 자립을 위해 센터 내에 T/F팀을 구성, 조직 진단을 통해 업무 효율화 체계를 수립한다. 아울러 현재 운영 및 추진 중인 사업의 수익성 검토 및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자 조직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생산자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한다. 더불어 사업지원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농촌자원복합산업화지원사업 등 국비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나주시는 나주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의 생산자협동조합 전환 후에도 나주로컬푸드의 공공성 부분은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운영주체가 생산자협동조합으로 전환되면 MOU체결을 통해 직매장시설의 무상임대 사용과 직매장 개선을 위한 시설비, 직매장 운영에 필요한 고정자산의 취득, 서울시 공공급식 등 타 지역 공급 식재료 배송비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나주시의 의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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