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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7)협동조합의 나라 이탈리아
문상기, 윤용기 기자  |  yyk28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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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9  10: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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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협동조합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선진국으로 그 뿌리 또한 깊다. 이미 19세기 중반부터 협동조합의 기본질서를 갖추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된 나라이다. 이탈리아에는 약 7만 개의 협동조합이 활동한다. 그 조합원도 1,300여만 명에 이른다. 협동조합의 총 매출은 1,300억 유로이고, 조합에 고용된 직원은 130만 명(협동조합과 협력하는 일반기업 직원 별도)에 달한다.

협동조합은 은행, 보험을 포함한 금융, 유통, 농산물판매, 건설, 사회적 서비스, 제조업, 그리고 케이터링, 교통, 물류, 전문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에서 협동조합은 유통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농산물판매 시장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건설부분 시장 점유율도 3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산업의 지역적 특성은 공업 중심의 북부와 농업 중심의 남부, 그리고 ‘제3이탈리아’라고도 불리는 중부 등 세 부분으로 분류된다. 공업중심의 북부와 농업 중심의 남부와는 달리 협동조합의 본고장인 중부지역은 과거부터 피렌체, 볼로냐 등 자치도시가 발달했으며 일찍부터 기술 장인들이 결사체 정신을 바탕으로 자립적 협동조합을 형성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사는 지방으로 성장해 왔다.

   
▲ 지평선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볼로냐 지역 대평원 모습이다.

협동조합의 상징도시 ‘볼로냐’

이탈리아 협동조합은 중부지역 에밀리아 로마냐주의 볼로냐시가 그 중심에 있다. 북동부 포강 유역에 위치한 에밀리아 로마냐 주는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하나로 면적은 우리나라 경기도의 2배 정도인 2만 2천㎢, 인구는 1/3 수준인 450만 명 정도가 사는 지역이다.

에밀리아 로마냐주에는 8,000개의 협동조합이 활동 중에 있으며, 이 협동조합이 지역경제활동의 30%를 차지한다. 에밀리아 로마냐주의 중심도시 볼로냐의 경우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경제비중은 45%에 이를 정도다. 2015년 기준 볼로냐의 1인당 GDP는 4만(5,400만원)유로로 유럽연합 국가에서 5대 고소득지역에 속하는 도시다.

에밀리아 로마냐주는 이탈리아 국내 총생산의 9.3%와 총수출의 13%를 담당하며, 인구는 이탈리아 전체의 7.3% 수준이지만, 전체 생산의 9.3%를 차지할 만큼 이탈리아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주 전체의 실업률도 3%에 가까울 정도로 고용률 또한 높은 곳이다.

   

▲ 아이퍼쿱의 청과매장은 그 비율이 우리나라 대형마트보다훨씬 넓고 채소와 과일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이탈리아는 1800년도 후반에 통일됐다. 북부와 남부 지역의 사람들은 민족이 다르다. 그래서 민족성이 없고 국가중심 사고방식도 희박하다. 중부지역의 같은 에밀리아 로마냐주에 살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르다'고 말할 정도다. 이탈리아는 각 도시별로 지방색에 따라 자치성이 강하다.

이처럼 지방행정의 강한 자치성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중시하는 이탈리아 공산당의 좌파정부가 장기집권하면서 에밀리아 로마냐에서는 협동조합 형태의 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에밀리아 로마냐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에서 제일 못 사는 지역이었다. 낙후된 지역경제에서 이탈리아 공산당이 에밀리아 로마냐 주정부를 장악하면서 좌파식 사회적경제 개념이 도입됐다.

좌파 주정부는 국제공산당 코민테른이 지시한 '반독점 타도'라는 기업 정책을 실천하려 했으나, 이 지역이 워낙 낙후된 지역이어서 독점 대기업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좌파 주정부는 반독점 타도 정책을 중소기업 육성정책으로 해석하고 실천에 나섰다.

기술은 있지만 돈이 없는 중소기업들에게 놀고 있는 땅을 개발해 시장 가격 이하로 제공했다. 이런 중소기업 정책은 이탈리아 특유의 대가족 경영 형태의 소기업과 대를 이어온 장인 정신이 어우러져 조합기업의 확산과 집적화된 산업지구를 형성했다. 

볼로냐시의 중소기업 간 협력과 협동조합 장려 정책도 볼로냐지역을 독창적인 사회적경제모델을 성장시켰다. 도시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높은 협동조합 비율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규정할 정도다. 이런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정책이 ‘제3이탈리아’라고 불리는 독자적 지역경제문화를 일궈낸 것으로 보인다.

볼로냐에서는 협동조합에서 대부분의 생활이 구속된다. 생활필수품 등은 소비자협동조합 ‘코프아드리아티카’가 운영하는 대형마트급 매장 이페르콥에서 구매한다. 집은 주택협동조합 ‘무리’에서 임대 및 구매를 통해 생활한다.

부모의 출근 시간에 어린 아이들은 협동조합이 모여 만든 어린이집 ‘라치코냐’에서 보낸다. 택시도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택시를 이용한다. 점심을 먹는 식당도 요리사와 웨이터 노동자가 모여 만든 협동조합 ‘캄스트’을 이용하면 된다. 이런 모습이 ‘협동조합의 도시’로 볼로냐 시민들의 일상이다.

   
▲ 이페르쿱

볼로냐 외각에 있는 이페르콥[콥(coop) 협동조합]은 우리의 대형마트와 비슷하다. 브랜드매장도 있고 우리의 대형마트가 자체 마크를 찍어서 생산한 품목들을 판매하듯이 여기서도 콥(coop)마크를 붙인 상품들을 판매한다.

우리 마트와의 차이는 우리나라 대형마트가 마크를 찍어서 유통을 한다면 여기 콥(coop)은 직접 생산한 물품에 콥(coop)마크를 붙여 판매한다. 매장의 구성도 공산품에 비해 농산물과 지역의 농수산가공품 진열매장이 매우 넓은 편이며,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만을 유통시킨다. 이탈리아의 콥(coop)은 간단한 예금 수신업무도 취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대형마트는 물류센터 수준이다. 필요한 여러 가지 상품을 창고에 모아놓고 구매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이익을 남긴다. 생산자에게 일정한 기준으로 생산할 것을 요구해 판매도 한다. 여행사나 카페 안경점 등에게 임대도 한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추상적이다. 화폐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교환만이 존재한다.

   

지중해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반면에 협동조합 매장은 조금 다르다. 직접 생산을 하기도 하고 관련 협동조합에서 구매하기도 한다. 여행서비스나 예금서비스 등 모두가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서 존재한다. 물론 배당도 조합원들에게 한다. 협동조합은 근본적으로 조합원들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이페르콥 같은 생활협동조합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이페르콥이라 할 수 있는 한 살림과 아이쿱은 각각 수십만 명의 조합원과 수천억 원의 연간 매출액으로 업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중에 아이쿱생협에서 운영하는 '구례 자연 드림파크' 사례는 주목할 만 하다. 구례군은 미분양되어 골치를 앓던 구례군의 용방 농공단지 약 4만 5천 평의 부지에 국내 최초의 친환경 유기식품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지역사회에 밀착해, 지역사회 공동체와 함께 하려는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의 올바른 방향성을 실천하고 있다.

아이쿱은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를 기반으로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이다. 한 산림과 아이쿱은 대형마트 못지않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협동조합이다.

   
▲ 이탈리아 레가콥 볼로냐 본사 모습이다. 레가쿱 에밀리아 로마냐는 에밀리아 로마냐주에서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기관이다. 현재 1,300개의 기업과 250만이 넘는 회원 그리고 15만 6천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300억 가량의 생산가치를 창출한다.

레가콥(협동조합 연합)

협동조합끼리 뭉쳐 또 하나의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한다. ‘협동조합들의 협동조합’으로 불리는 레가콥은 회원인 협동조합들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다. 레가콥에는 15,200개 이상의 소매·건설·제조·서비스·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레가콥은 협동조합 간의 네트워킹, 신규 설립 협동조합에 대한 인큐베이팅, 지자체와 정부를 상대로 협동조합 대변 등 정부 지원 이외의 부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연합은 법적으로 승인된 5개의 전국연합조직이 있다. 이들 조직은 우리나라의 농협중앙회와 같은 유사역할을 한다. 자유주의 협동조합의 연합체인 AGCI와 소점포와 프랜차이징이 우세한 카톨릭계의 CONFCOOPERATIVE, 보험 및 생협분야가 우세한 LEGACOOP와 UNCI, UNICOOP 등이다.

이탈리아 LEGA의 협동조합운동은 현대 이탈리아의 정치, 사회,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주체로 지자체가 협동조합과 협력해 높은 시민의식과 사회적, 경제적 발전수준을 유지하는 조직이다.

   
▲ 채소의 품질을 질적으로 세분하지는 않는것 같다.  대신 세척한 채소와 세척해 밀봉하고 포장한 상태별로 가격이 다르다.

협동조합의 특징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다르게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원가를 낮춰서 최소한의 운영비만을 남기고 싸게 공급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윤이 남았을 경우 주식회사는 ‘투자 배당’을 하지만, 협동조합은 ‘기여 배당’을 한다.
예를 들어 상품가격이 10,000원이고, 생산과 유통 등의 제반비용이 8,000원이라면 2,000원의 이익금(잉여)이 발생한다. 이때, 일반적인 기업은 투자자의 이윤으로 배당을 하거나 투자 준비금으로 남겨두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다르다. 협동조합이 생산자협동조합일 경우 생산자에게서 구입하는 가격을 인상하거나 가격등락 등 위기에 대비한 유보금으로 적립한다. 소비자 협동조합일 경우 조합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내리거나 가격등락을 대비한 유보금으로 적립한다.

또한 사회적 협동조합일 경우 사회적약자의 고용을 늘리거나 사회서비스의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경계가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특성이 일반기업과 협동조합의 차이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협동조합에도 단점은 있다. 출자금 마련이 쉽지 않고, 조합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 더디게 가는 것이 단점이다.

   
▲ 쿱 매장에 진열된 소포장된 다양한 쌀 상품들이 인상적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주체

협동조합과 기업의 장단점을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각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운영주체도 생산자와 소비자 함께 구성하는 협동조합이 당연해 보인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운영주체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협동조합은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와 생산자에게는 소비처 확보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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