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석률 선배를 기리며
故 박석률 선배를 기리며
  • 박용구 편집국장
  • 승인 2017.07.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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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지근거리에서 뵀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일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엊그젠 박석률 선배의 갑작스런 비보를 듣고서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내 청년시절 박석률 선배는 다른 남민전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영웅이었다. 그래서 남민전 관련 서적들을 읽으며, 그 무용담에 흠뻑 빠져들었고 얼치기 흉내도 내보았던 적이 있었다. 특히 김남주 시인의 시집은 참 열심히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제 남민전과 관련된 선배님들을 직접 뵐 기회가 있었다.

임동규 선배는 내가 출판사를 시작한 직후 ‘우리무예 경당’을 월산동에 설립했는데, 그 때 ‘24반무’를 배우러 가서 처음 뵈었다. 이강 선배와 조봉훈 선배는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시민의소리>에 일하게 되면서 뵐 기회가 더 많았다. 왜냐면 이분들이 시국집회나 기자회견에 열심히 참여했기 때문이다. 취재현장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이 당연하다. 게다가 이분들이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의 활동에도 열심이어서 회원인 나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아졌음도 사실이다.

박석률 선배 역시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에 일이 있을 때 간혹 뵈었다. 건강이 안 좋아 늘 무거워 보이는 약 가방을 옆에 메고 다니셨던 모습이 눈에 선해 더욱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민주주의와 통일의 끈을 놓지 않았으니 그 삶이 애달프다.

박 선배를 아는 한 선배는 ‘소년기에는 천재, 청년기에는 열정의 운동가, 중년기에는 옥중의 수양, 장년기에는 참된 지성인’으로 기억한다. 박 선배의 삶의 궤적을 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박석률 선배는 194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광주서중을 졸업한 뒤 1963년 경기고에 입학했다. 고교 2학년 때인 1964년 6.3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참여하는 등 일찍부터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뛰어들었다. 고교를 졸업한 뒤엔 대학 진학을 미루고 민주화 의식을 고취하는 잡지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1970년 서강대 경제학과에 들어간 그는 73년 유신반대 학내 집회를 주도해 퇴학 처분을 받았다. 74년엔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뒤 10개월 수감생활을 했다.

79년엔 반유신 지하 투쟁 조직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남민전) 사건으로 구속돼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선배는 6월항쟁 이듬해인 88년 12월에 김남주 시인과 함께 옥에서 풀려났다. 95년엔 범민족대회와 관련해 투옥되기도 했다. 그리고 남민전 관련자 29명은 지난 2006년 정부 심사를 거쳐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또한 선배는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상임의장,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 공동대표, 통일연대 공동대표,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를 맡는 등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생을 자주민주통일 운동의 일선에서 뛰었다.

그는 이처럼 살다 갔다. 그래서 박 선배를 아는 모든 선후배 동료들은 그를 ‘통일애국전사’라 부르며 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다.

“애닮은 삶을 살다 가신 형님, 그립고, 그립습니다. 이제 모든 시름 떨쳐버리시고 편하게 영면하옵소서.”

이 글을 쓰는 오늘 나는 내 아는 남민전 선배님들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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