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24) 홀로코스트 : 기억의 방식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24) 홀로코스트 : 기억의 방식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17.04.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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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1. 아우슈비츠 수용소 제4블록 ‘절멸(extermination)’관 입구에서 본 글귀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Those who do not remember the past are condemned to repeat it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은 과거를 되풀이하게 되어 있다.)

                              - George Santayana

기억이란 단어는 영어로 memory가 아닌 remember이다. remember는 ‘잊지 않음. 절대로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한다’는 의미이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라. 고난과 형극의 과거를 잊지 마라. 기억은 희망이고 망각은 또 다른 방랑의 시작이다. 기억하여야 아픈 역사를 극복할 수 있다.

#2. 그러면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의 방식은 어떤가. 그 방식은 기념식 · 기념행사, 기념관 · 박물관 · 수용소 관람, 영화(다큐 포함), 연극, 문학, 학술, 음악 · 미술 · 조형물 등 실로 다양하다.

1월27일은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이다. 이 날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일이기도 한데 2005년에 유엔 총회의 결의로 선포됐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다 하우 · 부헨발트 수용소 등 여러 수용소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야드 바솀 박물관’, 미국 워싱톤 D.C.의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 프랑스 파리의 ‘쇼아 기념관’ 등이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1993년 작, 195분)’는 홀로코스트 영화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영화이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헝가리 감독의 영화 ‘사울의 아들’도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배경이다.

잘 안 알려져 있지만 다큐 영화 ‘밤과 안개’와 쇼아도 압권이다. 1955년에 제작된 알랭 레네 감독의 프랑스 다큐영화 ‘밤과 안개(Night and Fog)’는 32분이지만 홀로코스트 영화 TOP 2이고, 1985년에 제작된 클로드 란쯔만 감독의 프랑스 다큐 영화 ‘쇼아(Shoah)’는 9시간 27분짜리 대작이고 홀로코스트 영화 TOP 4이다.

또한 유튜브에서 본 다큐 필름 ‘홀로코스트의 실체(76분)’도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홀로코스트 문학은 『안네의 일기』가 독보적이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의 내용이 수용소 생활 이전까지란 점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의 기록은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리고 엘리 위젤의 『나이트』가 대표적이다. 저자 3명은 모두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들이다.

#3. 600만 명이라는 유대인 희생자 전체는 물론 한 사람 한사람의 삶을 애도하고 기억하려는 노력도 있다. 바로 EBS 지식채널 e <그가 여기 살았다>에서 본 ‘걸림돌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전쟁 희생자들이 살았던 마지막 집 주변에 희생자의 이름을 명판으로 새겨 넣은 프로젝트이다.

이 걸림돌 프로젝트는 독일의 예술가 귄터 뎀니히 (Gunter Demnig)가 20년간 진행하였는데, 1997년 독일 쾰른에 놓인 첫 걸림돌 이후 2015년까지 유럽 18개국에 53,000여개의 돌이 깔렸다. 이 걸림돌에 새겨진 첫 문장은 바로 ‘그가 여기 살았다’이다.

불현듯 '쉰들러 리스트' 영화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한 생명을 구하는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탈무드 격언)

#4. 증언하여야 아픈 역사를 극복할 수 있다. 침묵은 가해자의 편에 서는 것이다.

15세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간 엘리 위젤은 『나이트』 책에서 수용소 생활을 증언했다. 그는 1986년에 인종차별 철폐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는데, 노벨상 수락 연설 “중립은 가해자에게만 이로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침묵은 결국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제 2016년 4월부터 시작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 연재를 마친다. 그간 애독해준 독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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