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가 만난 사람-김용혁 3D CUBIC HOI 대표
시소가 만난 사람-김용혁 3D CUBIC HOI 대표
  • 윤용기 기자
  • 승인 2017.03.09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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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의 매력에 빠져 잘나가던 학원 접고 창업
3D 프린터가 제조와 생산의 민주화를 이룩할 것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모호해져 미래엔 공장이 없어질 수도

인더스트리 4.0, 흔히 4차 산업혁명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제조업 혁신의 주류(主流)를 담당하는 핵심 중 하나인 3D 프린터 제조업에 투신해 온몸을 불사르고 있는 밴처사업가 3D CUBIC HOI의 김용혁 대표를 만났다.

▲ 3D CUBIC HOI의 김용혁 대표

▲뉴스 등의 정보를 통해 3D 프린터에 대한 정보는 대강 알고 있지만 여전히 생소한 분야다. 3D 프린터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달라

- 사람이 상상한 것을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도면을 만들면 실물의 입체 모양 그대로 뽑아내는 기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3D 프린터가 다 똑 같은 것은 아니고 크게 산업용과 보급형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산업용 3D 프린터는 우주 항공 자동차 의료 건설 등에 사용되어서 고가이며, 소재 또한 매우 비쌉니다. 일반인들이 구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면 보급형 3D 프린터는 초중고 대학 등에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종류의 소재를 사용하고 가격이 60~300만 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보통 완제품을 만들기 전 시제품이나 목업에 많이 사용되는데요. 요즘은 완제품을 제작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을 워낙 좋아해서 대학서 수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사교육이 활성화 되는 시기라 돈도 제법 벌었습니다. 학생들과 교감이 잘되었는지 지금도 제자들이 스승의 날에 문자도 보내오고, 군대 갈 때 찾아오기도 해서 나름 보람된 생활이었던 것 같아요.

학원은 주로 학생들이 학교가 끝난 저녁시간부터 강의가 시작되는 거라 오직 집과 학원 외에 여가활동이 거의 없이 생활해야 합니다. 주말에도 고등학생들과 씨름을 해야 하니 꽤 지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인터넷을 통해 3D 프린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세 가지만 들자면, 첫 번째로는 그 당시에 제가 경제학에 매력을 느껴 대학원에 다니는데 3D 프린터가 제조와 생산의 민주화라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3D 프린터가 없을 때에는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구분이 되었는데 3D 프린터가 나오면서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생산해서 소비할 수가 있다는 거죠. 즉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모호해 진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미래에는 공장이 없어질 수 있다는 거죠.

두 번째는 침체되어 있는 제조산업의 대안으로서 매력이 있어 보였고,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시작단계라는 말에 뭔가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는 저의 성격이 한 번 느낌이 오면 물불을 안 가리고 도전하는 성격이라 죽기 전에 벤처사업으로 성공을 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던 것 같아요.

▲현재 운영하고 있는 3D CUBIC HOI에 대해 소개해 달라

- 2014년 7월에 회사를 차려서 지금은 3D 프린터와 관련하여 직접 제조 판매하는 분야와 교육하는 분야, 그리고 출력을 대행하는 서비스 분야로 나눠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6개월간은 서울에 올라가서 3D 프린터에 대한 교육도 받고 내려와서 사업을 시작했죠. 내려와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소비자가 3D 프린터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육사업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이후 3D 프린터의 사용을 위한 모델링교육, 프린터의 사용법등을 알려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업체에서 생산한 3D 프린터를 대리점 형식으로 판매하다가 이제는 우리나라 3D 프린터 제조 1세대인 선배와 의기투합해서 직접 우리 회사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광주 전남지역이 3D 프린터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판매는 저조했습니다. 교육사업이 오히려 더 경영에 도움이 되었고, 3D 프린터가 없더라도 출력을 대행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생겨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50여대의 프린터로 출력서비스를 하는 광주전남지역 1위업체입니다.

저희 회사가 자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있는데 2년에 걸쳐 매주 토요일에 3D 프린팅에 대한 무료세미나를 거의 쉬지 않고 했다는 겁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발명가, 대학교수 등 200여명의 다양한 분들과 3D 프린터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분들이 저희 회사를 홍보해주고 판매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초당대학교에 정규강의도 할 수 있었고, 학교 선생님과의 교류를 통해 프린터 판매와 교육 출력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직원도 두 명을 더 늘렸는데 한명은 포항공대들 다녔던 친구인데 단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함께 하기로 한 재원이기도 합니다. 또한 친구는 전기 분야에서 대학원까지 나온 친구인데 3D 프린터의 매력에 빠져 영입된 케이스입니다. 급여가 많지도 않은데 가끔씩 밀려도 꿋꿋이 버티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미안하면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제품은

-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엔지니어 선배와 함께 보급형 3D 프린터 3D CUBIC 200 만들었습니다. 교육기관에 납품을 시작했는데, 서울 유명기업의 제품과 견주어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3D 프린터로는 광주 전남지역에서 최초로 KC인증을 받아서 교육기관의 쇼핑몰인 학교장터에 출시하였습니다. 인증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6개월 정도인데 저희는 3개월 만에 통과를 했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인증기관에서 정부지원사업에 함께하자는 제안도 해왔습니다. 개발팀에서 올해 말 쯤에는 나라장터에 올리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3D CUBIC HOI가 개발 재조한 3D프린터

▲3D프린터 업계의 전망은

- 기존 사업방식과 산업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생존과 성장전략을 수립해야만 하는데,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사업구조를 과감히 전환하는 혁신이 국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고들 합니다. 이 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재창업 시대를 열어야 성장이 가능해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4차 산업의 성장동력 중에 하나가 바로 3D 프린터입니다.

3D 프린터에 대해 제가 사업을 시작했던 3년 전보다 지금은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도 알 정도로 이제는 많은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활용과 응용분야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국가기관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로드맵들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3D 프린터를 활용한 여러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만화주인공을 3D 프린터로 피규어를 만든다든가, 뼈골절 환자에 기브스를 만들어준다든가, 평발인 사람에게 맞춤형 구두를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형태로 3D 프린터의 활용이 진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정책은 있는가?

- 3년 전부터 정부의 관심은 시작되었는데 사실은 지방정부 관심이 적어보입니다. 그 이유는 3D 프린터에 대한 전문 인력이 적어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요. 지원사업이 공고로 뜨기도 하는데 정작 우리 같은 초보기업에게는 기회가 적고 지원을 받아본 기업들이 다시 지원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들에게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있어서도 아직은 제가 서투른 측면도 있지만요.

▲이 일을 시작한 후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 3D 프린팅 교육을 듣고 소개를 해줘서 다른 기관에 가서 교육을 할 때라든가 우리제품만 구매하겠다고 교장선생님께 때를 쓰는 선생님의 얘기를 들을 때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1년여 동안 쉬지 않고 세미나를 했던 분들 중에서 몇 분은 우리 회사와 함께 북구 문화의집에서 3D 프린팅 재능기부도 했었습니다. 강의료를 조금 받기는 했지만 1년 가까이 본인의 시간을 쪼개 흔쾌히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현재의 애로사항

- 모든 스타트업이 고민하는 것이지만 경영자금입니다. 그러나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 열심히 하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죠. 잘 될 거라 확신합니다.

▲이 업종에 대한에 정부의 지원책을 바란다면

- 보다 많은 자금 지원이 좋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손쉽게 시제품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3D 프린터 이용률을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공간들을 많이 만들고 출입의 제한요건도 낮추었으면 합니다.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나 테크노파크에 3D 프린터 장비가 있기는 하지만 기업위주이고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대중화되기에는 애로점이 많습니다. 아울러 3D 프린터 구매에 있어서도 국내 중소기업이 제조한 장비를 우선 보급해 3D 프린터 관련 산업의 육성과 내수를 진작시켜야 합니다. 특히 지방정부에서는 그 지방의 제조업체 물건을 많이 구매해 줬으면 합니다.

▲ 3D프린터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으로 목표는

- (주)호이가 광주전남지역에서 3D 프린터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발팀에서 보급형 3D 프린터뿐만 아니라 산업용 3D 프린터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쥬얼리 분야에 적합한 DLP프린터는 시제품까지 만들어서 추후 완제품으로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금속형 주물 프린터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만약 만든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개발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죠(웃음)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 한마디 해 달라

- 작년에 회사를 서구 세하동에서 동명동에 위치한 지식센터(I - PLEX 광주)로 이전했습니다. 교통편이 좋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십니다. 3D프린팅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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