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이 행복하다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이 행복하다
  • 김병도 행정학 박사
  • 승인 2017.02.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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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도 행정학 박사

아침이면 걷는 길, 열심히 일하는 직장, 삼시세끼 밥을 먹는 식당, 가족이 함께하는 곳이 곧 내가 사는 곳이다. 희노애락을 시시각각 느끼며 사는 곳이 중요하다. 우리는 일생동안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서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지구의 어느 모퉁이에 있다. 굳이 말하자면 어느 지방에 있다. 모든 사람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의지해서 존재한다. 공중에 떠서 또는 개념에 기대어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진화된 나라들은 자치와 분권, 그리고 땅과 사람을 중심으로 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가 발전된 나라일수록 그러하다. 집단의 규모가 작고, 사람의 수가 적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 노자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을 말했다. 문명의 발달도 없고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쓸 데가 없는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들이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이상적인 나라를 표현한 것이다. 스스로 즐거워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노력하는 공간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자치는 스스로의 주인 됨을 말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 간에 스스로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적 삶이다. 또한 바람직한 것을 버리고 바라는 것을 취하는 삶을 말한다. 보편적이고 개념적인 이론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의 자발성에 기초해서 살아가는 삶을 일컫는다. 거피취차(去彼取此)적 삶이다. 얼마나 아름답고 멋스러운 삶인가? 자치는 자신의 자발성과 욕망에 기초해서 스스로 주인이 되는 일이다. 물론 책임과 의무가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있다. 결국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게 된다. 참 사람의 모습을 갖춘 삶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오랫동안 왕정의 DNA를 지니고 살아왔다. 우리에게 자치와 분권, 즉 민주라는 개념은 알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이해는 가지만 체득되지 않은 숙제같은 것이다. 왕정을 버리고 민주를 취하는 노력과 학습이 필요하다. 민주를 취하지 않으면 스스로 노예가 되는 삶을 벗어날 수 없다. 언제까지 대통령을 왕이라고 부를 것인가?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일이 가장 소중한 삶의 가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앙에서 예산을 따오고, 대통령이 말하고, 국회의원이 행차하는 일이 왜 중요한가? 결국 우리 스스로 민주와 주인의식이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던 우스꽝스러운 일들이다. 국민을 속이는 사람도 나쁘지만, 거짓과 허영에 속는 사람도 문제다. 얼마나 긴 세월을 억눌려 살아왔는가? 자치를 위한 수직적 분권 개헌을 당장 시행해야한다.

만날 수도 없는 대통령과 중앙을 그만 쳐다보라. 나 스스로 이 땅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져라. 내 집 앞의 눈을 쓸고 있는 경비원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참 주인 된 사람의 모습이다. 내가 스스로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주인공이 되어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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