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알지 못하면 즐기기도 힘들어
문화생활, 알지 못하면 즐기기도 힘들어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6.09.2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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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게 다반사
▲ 주제부터 어려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현수막

문화의 도시답게 광주에서는 각종 문화 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설치한 알아볼 수 없는 포스터와 현수막, 이번에 개최한 광주비엔날레 작품에 대한 난해함으로 시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문화만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화의 도시를 표방하면서 광주에는 2015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건립됐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축제인 제11회 2016 광주비엔날레가 '제8기 후대 :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주제로 9월 2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리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각종 전시, 공연, 교육, 축제, 기타 행사가 상시 열리고, 2년마다 개최하는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매회마다 주제를 정해 여러나라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광주시민들의 문화수준을 높이 평가해서인지 행사를 홍보하는 내용에 있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포스터나 난해한 현수막으로 홍보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민아카데미 광고 포스터

9월초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시민아카데미 하반기 강좌를 연다며 여기저기 벽보로 홍보한 포스터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영어식 표기 약자(A C C)와 자음(ㅅ ㅁ ㅇ ㅋ ㄷ ㅁ)만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자세히 보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시민아카데미 강좌가 열린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알 수 없는 문자로 구성된 포스터다.

이 포스터를 본 정 모씨는 “처음 봤을 때 무엇을 뜻하려 하는 포스터인지 잘 모르겠다”며 “설명을 듣고나니 알겠는데 자세히 살펴보거나 설명이 없다면 알 수 없는 포스터를 붙이는 것은 홍보를 하나마나 인 것 같다”고 본 소감을 말했다.

이밖에도 ‘김치앤칩스 라이트 베리어’, ‘아시아 쿨라 쿨라-링’이란 행사명이 적혀있고 가운데 의미를 알 수 없는 사진이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고 한 시민은 “현수막은 간단하고 쉽게 정리하여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며 “예술을 알리려 하는 의도는 잘 알겠으나 행사명부터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게다가 광주비엔날레에도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제선정 뿐만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은 없고 작가의 이름, 작품번호, 사용된 재료 등만 적혀 있어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시민들이 이해하기에 힘들다는 지적이다.

하루에 11회 제공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나 QR코드를 이용한 해설, 인포스크린을 활용하고 따로 설명서가 적힌 도록을 구매해야만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행사 내 작품들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셉이기 때문에 작품을 보고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엔날레 주제의 선정에 있어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제8기후대 :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라는 주제의 선정은 주최측에서 했더라도 과연 여덟 번째 기후대가 무엇인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사전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로 비엔날레를 찾아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에게는 그저 어려운 작품으로 멀게만 느껴질 터이고, 비엔날레는 서서히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문화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행사에 대해서 광주민족미술협회 허달용 대표는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행사를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현대미술 보고의 장으로 열 것인지에 대한 목적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에 대해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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