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택시비와 토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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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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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순 경제문화팀장

 MVG는 택시비, 서민은 버스 토큰

사람 대접 받으려면 주거래 고객이 돼라. 소비자든, 고객이든 이른바 주거래 VIP라야 '모셔진다'. 새삼스런 말은 아니다. 아니 이제 VIP도 옛말인데, 잔소리인지도 모르겠다.

MVG(Most Valuable Guest)가 생겨났다. 백화점 우수고객 모시기에 콜택시 무료이용권이 등장하면서 나온 용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최근 백화점 거래 우수고객 500명을 MVG로 따로 분류해, 빛고을 부름택시 이용권을 무료 제공했다. MVG 500명은 광주지역 롯데카드 전체 회원수의 0.2%를 밑돈다.

광주신세계도 콜택시 무료이용권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데 두 백화점 모두 이들 대상 고객의 거래 실적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객들의 반응에서 월 평균 거래액이 최저 100만원선으로 추론된다.
월간 100만원 거래 단위 고객이면 당연히 자가용 탄 손님일 게다. 이들에 게 택시비를 준다.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된 후 이달 초 이들 백화점은 버스 토큰도 무료 제공했다. 당일 1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버스 토큰 2개를 주었다. 이를 받으려고 고객들은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고 개점 후 1시간이면 버스 토큰 600개가 동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버스 토큰 2개 받기 위해 줄서는 고객. 백화점 측은 이들 중엔 자가용 내점 고객도 있다고 말했지만, 분명 시내버스 이용자가 더 많을 것이다.

여기서 소비자 반응이 엇갈린다. 백화점이 고객을 택시와 버스의 사이로 분류하는 것 아니냐고. 그것도 최상과 최하위 등급으로. 앉아서 택시비 받는 MVG와 줄서서 버스 토큰 2개 받는 서민고객 사이 레벨의 성격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달 사이에 백화점 이벤트로, 버스 토큰과 택시비를 오고 간다. 셔틀버스 운행 금지를 매개로 등장한 이벤트가 제 발로 찾아오는 고객을 편가르기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 대중의 정서다.

MVG는 백화점이 분류한 고객 기준이다. 버스 토큰 2개는 고객 스스로 선택한, 만들어지는 기준(?)일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떤 이벤트가 등장할까. 먼발치서 바라보는 소비자도 많다.

/박남순 경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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