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7) 김공 동신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교수
100명과의 대화(67) 김공 동신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교수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16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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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광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고민 필요
다양한 이벤트 유치로 컨벤션 도시 지향 요구
참신한 정책 위해 기관장은 전문가가 맡아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공 교수를 만나기 위해 나주시에 위치한 동신대학교를 찾았다. 체육인이자, 운동처방학과 교수로서 체육 분야에 대한 생각을 말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광주시는 기자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는 광주시민들이 넉넉하게 먹고 살 수 있는 광주시를 바라고 있었다.
시장은 오직 시민이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해 정책들을 펼쳐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전문가들이 기관장이 돼서 광주시의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시장의 리더십과 마인드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그는 대가 없이 베푸는 삶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한다고 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일곱 번째 순서는 김공 동신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교수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 대학교수의 중심은 학생이 돼야 합니다. 모든 포커스를 학생에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인은 돈이 많아야 부자지만, 선생은 제자가 많아야 부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시장의 중심은 시민이 돼야 합니다. 시민이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죠.

‘항산(恒産)해야 항심(恒心)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항상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어야 항상 바른 마음, 바른 가치를 가지고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외부기업을 광주로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처럼 대규모 시설을 건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고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외지인들을 광주로 유입시키는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엔 그래도 광주인근 지역에서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관광비수기로 외지인들이 광주에 올 일이 없어요.
겨울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외지인들을 광주로 유입시킬 방법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동계스포츠 대회를 유치한다면 지역 주민들도 프로야구 시즌처럼 항상 자기 생계를 유지하면서 스포츠를 즐기고, 흥미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경상도의 경우 동계스포츠를 지역에 연고 두고 하는 경우도 많고, 동계훈련 유치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 동안 와서 기본적으로 먹고, 자는 것으로 1인당 5만 원 정도를 씁니다. 직접비가 그 정도이고, 사람들과 모여 술을 마시는 등의 간접비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돈을 쓰겠죠. 이는 직접적으로 지역민들에게 파급을 미치는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광은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입니다. 관광의 형태로 외지인들을 광주로 유입시킬 방법을 모색해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외지인들을 광주로 유입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
- 부산에선 체육과 관련된 행사들을 많이 합니다. 행사를 한 번 하면 2~3천명이 가서 2박3일 또는 3박4일 동안 지내다 옵니다. 꼭 체육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많은 행사들이 열립니다.
부산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광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산에선 정말 작은 행사인 것 같은데도 시장이 와서 만찬도 하고 격려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사람들을 그냥 데리고 올 수는 없습니다. 지자체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나주에 빛가람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곰탕집들이 문을 많이 닫았습니다. 장사가 안돼서 문 닫은 것이 아니라 내부 확장공사를 한다고 문을 닫은 것입니다. 부산 해수욕장 근처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겨울철엔 내부 공사만 하고 있습니다. 외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미끼가 있어야 하는데, 미끼라고 하면 다양한 부분에서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이벤트가 있으면 수천 명이 최소 7일 정도 체류합니다. 대한태권도연맹이 주최하는 태권도 대회는 선수들만 2~3천 명이 옵니다. 이밖에 가족이나 코치, 심판, 스텝 등을 포함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수일간 머물다 가는 것이죠.
광주의 특산품을 만들어 판다거나 이 사람들이 관광하면서 간접비가 발생하면 광주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그 효과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영광군은 스포츠 단지의 메카가 됐고, 해남군도 동계훈련을 많이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들은 가만히 있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한다던가, 전지훈련 온 사람들끼리 시합을 열어준다던가 하는 노력들이 있어야 하죠.
광주가 ‘다양한 이벤트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도시’, ‘지역주민들이 먹고 살기 좋은 도시’, ‘떠나기 싫은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광주시 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참신한 정책들이 기획·계획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그 기관의 기관장이 전문가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관장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결국 밑의 사람들과 같은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죠.
아래에서 프로그램 기획이 올라왔을 때, 기관장은 그 프로그램을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예산이나 기타 여러 가지 관계사항들을 고려해 보완시켜 지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소리죠.

공무원들이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면, 전문가들과 자주 만나고 자문을 구해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에서는 교수와 같은 전문가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광주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이는 단체장의 리더십이나 마인드에 따라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광주에서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했고, 오는 2019년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메가 이벤트입니다. 이런 큰 대회를 광주에서 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기록경기다 보니, 선수들이 대회 한 달 전부터 들어와 환경과 시설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광주에서 긴 체류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대회의 성공여부는 지역주민의 인식정도와 관심에 따라 갈라집니다. 큰 이벤트를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사전에 많은 대회들을 유치하면서 시민들의 인식을 바꿔야 하고, 시설을 구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타지에 나갔다가 광주로 돌아올 때, 왠지 모르게 포근한 느낌이 들잖아요. 마찬가지로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시설들을 개방해 지역주민들이 사용하게끔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러면 관심을 갖게 되고, 참여가 많아질 때 애착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윤장현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실 윤장현 시장이 뭘 좋아하는지, 뭐에 관심이 많은지 확실히 모르겠어요.
이제 광주시민들은 윤장현 시장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민단체활동과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지만, 봉사할 때의 윤장현이 아니라 시장으로서의 윤장현을 보여달라는 것이죠.
시장이라는 위치가 광주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확실한 리더십이 발휘돼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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