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6) 이지은 전남과학대학교 생활체육과 교수
100명과의 대화(66) 이지은 전남과학대학교 생활체육과 교수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0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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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전공한 전문가가 체육관련 담당 맡아야
광주 거리거리에 문화예술 녹아 있었으면
지역 특색 살린 광주만의 복지정책 필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지은 전남과학대학교 생활체육과 교수를 만나기 위해 곡성으로 향했다. 이 교수는 쟁쟁한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이 인터뷰해도 될지 모르겠다며 겸손해했지만, 사실 서른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학과장을 맡을 정도로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다.
이 교수는 시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체육담당 부서의 경우 체육 전문가가 맡아 다양한 문제와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도시답게 거리 곳곳에 문화예술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여섯 번째 순서는 이지은 교수의 이야기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 먼저 광주시를 생각했을 때 우선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전문화입니다. 행정이라는 것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고, 특히 체육과 관련해서 특수성 가진 전문성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체육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체육관련 담당을 맡는다면 국민의 건강을 가지고 도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단체나 직책을 맡을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나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하잖아요. 전문가여야만이 어떤 사안에 있어 사소한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를 했는데 운동을 오랫동안 했음에도 근육이 붙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고 가정해 볼까요. 전문가라면 자세나 호흡, 식단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이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겠죠. 하지만 비전문가라면 ‘글쎄 왜 그렇지?’라고 같이 의문을 갖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광주의 체육과 건강에 관련된 부서의 경우에 전공자들이 나서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정책을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하나라도 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고, 이슈를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또 광주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요.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기도 하고, 노인인구가 많은 도시라고도 하는데 어떤 점에서 광주가 문화도시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서울의 인사동이나 삼청동, 홍대 골목 등이 거리마다 더 문화적 특색이 있습니다.

이번에 아시아문화전당을 큰돈을 투자해 지었는데, 물론 이곳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대규모 문화건물들을 짓기 보다는 광주의 거리거리에 문화예술이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씩 서울에서 내려와 큰 공연을 할 뿐이지, 시민들이 즐겨 찾을 곳이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놀 곳이 없다는 것이죠. 문화적으로 즐길거리가 없는데 어떻게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KTX개통으로 인해 송정역으로 많은 인구가 왕래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광주의 인디밴드가 공연을 한달지, 광주를 모티브로 한 색다른 공연 등을 만들어 광주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든다던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소규모 문화예술공연들이 곳곳에 녹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노인복지와 관련해서도 광주만의 복지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호남과 경기도의 특색이 다르듯 노인들도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사람이 자라온 가정환경이 중요한 것처럼, 지역적 성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광주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복지정책이 있는지 의문이에요. 막연하게 선진국의 노인복지제도를 따라 하기보다는 광주만의 복지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슈가 될 수 있는 뚜렷한 ‘광주만의 복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광주의 특색을 살린 광주만의 문화예술거리, 복지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고 보나.
- 분명히 광주가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무용을 전공했는데, 한국무용만 보더라도 호남과 경기도의 차이점이 분명히 있고 각각의 강점들이 있거든요.  이러한 강점을 살린 소공연들이 계속적으로 이뤄진다거나 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 광주의 5·18과 관련된 뮤지컬 공연을 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하게 돈 많이 들여서 크게 할 것이 아니라 특색을 잘 잡아 진행한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또 광주라고 하면 문화와 더불어 음식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음식의 거리나 문화의 거리 등을 만들어 이곳에 가면 맛있는 것이 정말 많더라, 이 거리는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더라 등 사람 입을 통해서 광주가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소하게 관계를 맺어 가다보면 시민들이 모두 알 수 있는 문화예술도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리스 산토리니를 봤을 때, 사실 정말 별거 없는데 하얀색 집과 파란색 지붕이 통일돼 있고, 바로 옆으로 짙푸른 바다가 있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잖아요. 이처럼 광주만의 특성을 살리고, 하나의 통일성을 맞춰 거리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체육인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원래 스포츠지도자자격증이 체육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이론은 면제되고 실기를 보고 발급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정책이 완전히 달라져 지금은 지도자 분야가 스포츠 지도자, 유소년 지도자 등 분야가 세분화됐습니다. 그러면서 이론을 먼저 보고, 실기에 합격해야만 자격증이 발급되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심사를 하고, 활동을 해보니까 이론은 일반사람들이 더 강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체육 하는 사람들은 체육만 하다 보니 이론시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체육인들만의 특성이 없어진 것이죠.

체육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운동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렇다고 체육을 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결국 체육으로 풀어먹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에서도 대학입시를 위해 갈수록 체육수업을 줄여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다보니 나타나는 것이 비만과 건강약화고요.

국민생활체육에서도 이야기 하는 것이 일주일에 3번 이상 30분씩 운동하자는 것인데, 학교에서도 체육이 자리를 잘 잡아야 아이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고등학교3학년이 됐을 때 체력이 있어야 공부도 가능합니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것보다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죠. 어릴 적부터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놓으면 따로 돈을 들여 운동하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한 신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들도 아이들이 점점 바빠지면 가장 먼저 빼는 것이 운동학원이잖아요. 따라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체육시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체육인들의 일자리와 학부모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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