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5) 윤성재 우리활터 추진단장
100명과의 대화(65) 윤성재 우리활터 추진단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2.03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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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활터 3개, 개방할 수 있는 노력 있었으면
활터 만들고, 꾸준히 행사 열기 위해 계획 중
몸공부 통한 마음공부 중요, 교육문화 달라져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윤성재 우리활터 추진단장을 만나기 위해 북구 두암동을 찾았다. 윤 단장은 한번 당겨보라며 우리나라 전통 활을 건넸다. 왼팔을 쭉 펴고 오른손으로 시위를 당기려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는 활을 당기는 자세를 만들어 가는 것이 활쏘기 수련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활 쏘는 자세를 배워 화살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을 볼 때 누구나 뿌듯함과 짜릿함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활을 보니 배워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우리나라 전통 활은 대나무와 뽕나무, 자작나무, 물소 뿔 등으로 만들어져 습도 등에 영향을 받아 보관이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카본 재질의 개량 활이 개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활에 대해 잘 모르거나 낯설게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윤 단장은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거점인 활터의 필요성과 우리나라 전통 활의 보급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다섯 번째 순서는 윤성재 우리활터 추진단장이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원래 운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자생적인 동아리 활동을 해왔습니다. 네다섯 명이 모여서 동아리를 만들고, 또 만들어서 연합회를 만드는 식으로요.
그러다 사범활동을 하며 체육관을 운영한지는 18년이 됐습니다.
체육관을 하면서도 동아리 활동에 관심 갖게 되더라고요. 일반적인 체육도장이 보통 유소년들이나 아동들을 위주로 가르치는데, 저는 청소년들에게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청소년 시기가 심리적으로 격변기이기도 하고, 때로는 말이 잘 통하기도 하니까요.

무도를 통한 수련활동이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예전부터 느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에 대해 무게감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청소년학을 전공하게 됐고,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에게 맞는 개발프로그램이나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10년 전에 처음 활을 접하게 됐어요. 보통 일반적인 무술은 수련기간이 많이 걸리는데, 활은 묘미를 느끼게 되기까지 2개월이면 충분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동아리 형태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보급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활은 활 쏘는 자세를 만들어가는 것이 수련의 과정입니다.
활 수련은 잠재적인 수요가 많은 편이어서 장소만 존재하면 충분히 생활체육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광주에는 4개의 활터가 있고,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3군데입니다. 이 활터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체육회를 구성하고, 대표선수를 뽑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비도 내야하고, 어느 정도 자격도 있어야 해서 활터 한 곳당 6~70명의 인원이 이용하는 실정입니다. 3군데 활터를 합쳐도 정기적으로 활 쏘기 하는 사람은 200명이 될까 말까한 것이죠. 일반인들이 활용하지 못하니까 활터가 부족한 것입니다.

보통 활터는 지자체 소유의 땅에 체육시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주체로서 오랫동안 끌고 온 사람들이 있죠. 관리주체는 있어야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할 수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갈등관계를 만들 생각은 없어요. 그러나 활 쏘기의 저변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어디선가는 먼저 나와 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활이 보급되기 위해 활터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인데, 이를 위한 움직임이 있나.
-아까 말했다시피 장소를 기점으로 회가 형성됩니다. 장소가 있으면 각각의 클럽들이 결성되고, 서로 연대해서 대항전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분명 지도자도 필요할 것이고, 장비를 보급해주는 사람, 대회를 개최해줄 수 있는 조직, 동호회 등이 일반적인 생활체육처럼 구성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활터를 만들기 위해 우선 광주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고, 중앙부처에 등록할 수 있는 여건을 내년쯤 마련할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영남, 전북, 전남 쪽에 활쏘기 하는 사람들과 연대해 활터들을 하나씩 하나씩 지역에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활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거점을 정해서 우리활 쏘기 체험행사를 격주제로 여는 등 작은 행사들을 계속해 갈 예정입니다. 각화동 시화마을에서 꾸준히 야외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행사가 많이 알려지면 가족 활쏘기 대회도 개최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하면 보급이 빨라질 것 같아요.

우선 내년까지 부지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부지 후보군을 물색해놓은 상태이고, 안전문제, 접근성 문제, 사업비용 등을 고려해 활터를 만들려고 해요. 우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체육인이자 교육자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술을 통한 수련이라고 하면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지덕체를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달리 말하면 머리공부, 마음공부, 몸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학교에서 주안점 두는 부분은 머리공부라고 보는 것이고, 제가 운동을 가르치면서 관점을 두는 것은 ‘몸공부를 통한 마음공부’입니다.

몸이 아픈 환자가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어렵고, 잠에서 막 일어난 사람이 진취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것처럼 결국 몸의 컨디션이 마음상태도 이끌어 낸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활을 보급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생활체육은 주로 성인들이 활발하게 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체육활동은 활성화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광주가 교육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말은 명문고가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 클럽활동이 보급되는 등 교육문화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활쏘기가 중고등학생에게 보급되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거점이 필요하고, 단체이름을 우리활터만들기로 하게 됐습니다.

▲윤장현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윤장현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행정에 있어선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시민시장이라고 하지만 행정은 또 다른 것이잖아요. 그동안 불협화음이나 구설수가 많았는데, 민선으로 시장을 뽑는다는 것은 행정가들이 범접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정책에 추진력을 발휘하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시민들이 자신들을 대신하는 대표로 시장을 뽑는 것이고요.

따라서 본인의 공적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광주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분명 전임시장이 추진하던 좋은 정책도 있을 것인데, 그것을 살리기도 하고 좀 더 창의적인 정책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하는 시장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정성 있는 광주를 위한 행정을 펼쳐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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