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여행에서 배우고 느끼다
대마도 여행에서 배우고 느끼다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15.1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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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에 처음으로 대마도 여행을 하였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았다.

첫날 부산에서 페리호로 1시간 가니 대마도 북단 히타카쓰항에 도착하였다. 여기에서 한국전망대를 구경하였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49.5km, 일본 본토에서 대마도까지는 132km 떨어져 있어 한국이 훨씬 가깝다. 한국전망대에서 보면 날씨가 좋은 날은 부산이 보인단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 ‘조선국 역관사 순난비’가 있다. 1703년 숙종 때에 한천석 이하 108명의 역관이 대마도 번주의 장례식과 새 번주의 취임식에 참가하기 위해 대마도에 오다가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으로 모두 죽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1991년에 ‘순난비(殉難碑)’를 세웠다.

또한 대마도 수행원 4명을 포함한 112명의 명단이 수록된 책자가 발견되어 2003년에는 ‘영위비(靈位碑)’를 세웠다. 한편 조선조정은 임진왜란 이후에 12회의 통신사를 파견했을 뿐만 아니라, 대마도에 54회의 역관사를 파견하여 선린외교를 돈독히 하였다. 그래서 대마도는 해마다 조선통신사 행렬과 아리랑 축제를 해 왔는데 요즘은 중단된 상태이다.

이어서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본 아소만은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상케 한다. 세종 임금 때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는 여기에 올라와서 보니 대마도가 너무나 척박하여, 세종에게 쓸모가 없는 땅이라고 보고했다 한다. 그런데 1949년 1월에 이승만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대마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본에게 반환을 요구하여 일본을 놀라게 하였다.

러일해전 전승비도 볼 만하다. 1905년에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 해군 제독은 아소만 해협에서 러시아 발틱 함대를 격침시켰다. 도고 제독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였는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 ‘충무공 이야기’ 전시실에는 그의 사진과 어록이 전시되어 있다.

둘째 날에는 대마도의 중심지 이즈하라에서 최익현 순국비, 덕혜옹주 결혼 기념비, 나카라이 도스이 기념관등을 구경하였다. 수선사(修善寺)에 있는 면암 최익현(1833~1906) 순국비는 "大韓人 崔益鉉先生 殉國之碑"라고 새겨져 있다. 최익현 선생이 1907년 1월1일 대마도 경비대 감옥에서 순국하여 상여가 본국으로 운구 될 때 이 절에 머물렀단다.

이즈하라 사무라이 주택 거리에 있는 나카라이 도스이(1860-1926)기념관도 볼 만하다. 조선 최초의 일본 외신기자 나카라이는 1882년 6월부터 20회에 걸쳐 아사히신문에 ‘계림정화 춘향전(鷄林情話 春香傳)’을 번역 연재하였고, 일본 지폐 5000엔의 인물인 여류 소설가 히쿠치 이치요(1872- 1896)와 러브 스토리가 있다.

이런 볼거리에 재미를 더 한 것은 해박한 관광 가이드의 해설이다. 그의 해설은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었다.

한편 대마도에서 배울 점은 도로 표지판이 일본어와 함께 한글로 되어 있고, 관광 안내판도 한글 설명이 있다는 점이다. 일본관광물산협회가 발간한 한글판 ‘대마도의 모든 것 가이드 맵’은 너무나 자세하여 여행과 숙박, 음식점, 체험, 낚시 정보 등이 망라되어 있다.

또 한 가지는 여행비용이 저렴한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의 페리호 왕복비용, 1박에 4끼 식사비, 전용 버스 운행에 129,000원이라니 너무 싸다. 물론 가이드 비용 2만원은 별도로 냈지만.

식사도 비용에 비하여 만족이다. 일본 도시락은 언제 먹어도 맛있었는데 밥은 얼마든지 먹도록 한 식당의 배려도 돋보였다.

또한 쇼핑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애연가들은 배에서 면세로 담배 두 벌은 살 수 있다. 이즈하라 쇼핑몰에서 과자 한 상자는 여행객들에게 기본이다. 필자도 100g짜리 우레시노 녹차 3봉을 1만원에 샀다. 한국의 절반 가격이다.

이를 남도관광에 대입하여 보자. 중국인들이 남도에 왔을 때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볼거리는 많은가? 관광지 곳곳에 중국어로 된 안내판은 있는가? 중국어 관광가이드 맵은 있는가?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은 있는가? 중국인들이 돈을 쓰도록 관광 상품은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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