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15. 솔샘 하모니카
우리동네 재주꾼15. 솔샘 하모니카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6.24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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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악기 ‘하모니카’로 하나되다

하모니카는 추억을 부르는 악기다. 학창시절 동요를 배우면서 옥수수 뜯어먹듯이 좌우로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하모니카를 처음 접하고,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이 신기했던 것이 떠오른다.

그렇게 날숨과 들숨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의 악기인 하모니카 소리는 경쾌하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구슬프게 들리기도 한다.

은퇴한 이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

남구 노대동 빛고을건강타운의 복지관에서 33명의 하모니카 소리가 울려펴졌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든 솔샘 하모니카(회장 황대일) 회원들의 연습 열기는 메르스를 물릴 칠 정도로 뜨거웠다. 총무 김충원 씨의 안내를 따라 ‘솔샘 하모니카’의 연습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하모니카는 특성상 작고, 휴대하기 간편해서 어디서든 부르기가 쉽다. 종류만 해도 150여가지가 넘지만 크게 트레몰로, 크로매틱,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로 솔샘 하모니카의 회원들은 22홀 또는 24홀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사용하고 있다.

빛고을건강타운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중 하모니카를 배운 이들이 모여 지난 2010년 솔샘 하모니카 동아리를 별도로 만들게 됐다. 사회에서 은퇴를 한 이들은 어느새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고, 주름이 생기기도 했지만 ‘하모니카’를 배우는 열정은 젊은 청춘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푸르고, 물이 솟아오른 의미로 젊은 기운을 받자고 ‘솔샘’이란 명칭으로 시작한 이들은 광주비엔날레, 충장축제, 왕버들축제, 꽃박람회, 지하철 역사 등 벌써 공연 회수만 해도 57회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대학생 스포츠인의 축제인 하계U대회가 개막 예정인 가운데 솔샘하모니카는 오는 5일 정식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

휴대하기 편리해 어디서나 연주가능

또한 광주문화재단이 선정한 문화예술활동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팀 중에 유일하게 시니어팀은 ‘솔샘 하모니카’뿐이다. 평균 연령 72세인 이들은 일주일에 화, 목 2번씩 모여 지금껏 4년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이 연습을 이어왔다고 한다. 게다가 하모니카로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

솔샘 하모니카의 회원인 유순금옥 씨는 “오카리나와 달리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하모니카는 달밤에 정자나무 밑에서 하모니카를 부는 것을 보면 너무 향수가 느껴진다”며 “그렇게 향수에 젖어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 하모니카다”라고 털어놨다.

다양한 하모니카를 지녔던 임광자 씨는 “하모니카 소리가 너무 좋아 최초 멤버로 들어와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하모니카는 소지하기가 좋아 들이고, 산이고 챙겨나가서 연주를 하면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투병기간에는 동아리 회원 분들 덕분에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고, 하모니카는 내생의 최고의 악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복식호흡으로 폐활량이 좋아지는 악기

보통 하모니카는 4~5만원 대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다. 다른 악기보다 저렴한 편으로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구입해서 배울 수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박영자 씨는 “하모니카를 배우면 복식호흡으로 하기 때문에 폐와 폐활량이 굉장히 좋아진다”며 “예전에는 가래가 나왔는데 하모니카를 배우고 난 후에는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고, 폐가 건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가 메르스를 예방하는 방법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40년간 하모니카를 손에 놓지 않았던 김일호 씨도 “이곳에서 기초를 다시 배우면서 그동안 혼자 연주했던 하모니카가 이제는 여러명이 같이 합주가 가능하게 됐다”고, 박정수 씨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노래를 주로 하고 있으며, 하모니카로 황혼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솔샘 하모니카의 회원들은 연습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은퇴를 하고 노후생활을 손바닥만 한 작은 악기로 더 큰 감동과 배움을 느끼게 해준 솔샘 하모니카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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