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9)도시공간 개입, 대중매체의 소통 등 적용
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9)도시공간 개입, 대중매체의 소통 등 적용
  • 파리=정인서 문상기 기자
  • 승인 2015.06.05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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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작가 개성 반영한 도시미화적 접근
리옹, 주민 합의 통한 지역 자긍심 강조

▲Tony Garnier 1869~1948 프랑스의 건축가. 근대 공업도시를 연구하여 새로운 양식을 선보였다. 콘크리트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저서 《공업 도시》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리옹 공업도시계획》,《리옹시 경기장》등의 작품이 있다.
파리와 리옹에서 볼 수 있는 벽화들은 작품의 특성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파리의 벽화들은 마치 일필휘지(一筆揮之)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리옹의 벽화들은 상당한 정성을 들여 섬세하게 표현해 도시나 지역의 의미를 담아낸다.

리옹의 벽화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고 느껴진다. 그것은 건축물과 건물이 자리 잡은 도시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의 문화적 차원뿐만 아니라 변화를 위해 개입하는 다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파리와 리옹의 작품을 보면 이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 즉 벽화나 거리미술은 미술관 속의 미술이나 상업적인 갤러리를 나와서 유한의 생명을 가진 벽이나 담장 등을 이용하여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점에서는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 그림이지
공개적 장소, 상업성 거부한 미술

벽화와 거리미술(street art)은 큰 범주 내에서는 같은 영역일 수 있다. 파리와 리옹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벽화라는 영역에서 볼 때 도시공간에 대한 개입, 예술가들이 참여한 제작,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과 개척, 대중매체의 사용과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파리에서 보는 벽화는 구분내용으로 볼 때 벽화라기보다는 거리미술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 특징들이 많았다. 거리미술은 전달하려는 작가의 개성이 반영되며 시간적으로 장기간이 아니다.

초기에는 반사회적 메시지를 주로 담았지만 이제는 거리의 상황, 담장이나 벽면의 조건과 결합된 위트이거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는 형태 등으로 표현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리옹의 벽화는 이러한 이벤트성보다는 지역의 변화, 주민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역할을 포함하여 실내나 실외의 공간에서 비교적 장기간 유지된다. 소외된 지역이나 낙후지역,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에 지역의 역사와 전통, 주민들의 합의에 의한 특성 등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프랑스 그르노블2대학에서 거리미술(street art)을 전공한 양초롱 미술학박사는 “거리미술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포스터나 설치, 조각, 낙서, 스티커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자본주의가 생산한 비인간적인 구조물에 대한 상업성을 거부한 예술이다”고 말했다.

도시환경 위한 긍정적 작용

김용철(우송대)과 남용현(강원대)의 “Streea Art(거리미술)에 나타난 표현기법에 관한 연구”(2007)에서는 거리미술은 회색의 콘크리트 거리 속에 살아가는 대중의 미적 욕구를 반영하는 ‘자발적인 환경운동’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즉 이러한 거리미술이 특정 거리나 행사를 위해 정책적으로 거리미술을 유도하는 것이 최근의 시대상황인 것처럼 도시환경을 위한 긍정적인 측면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도시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책적으로 도시벽화를 활용한 도시미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광주는 물론 많은 도시에서 ‘벽화’라는 이름으로 담장이나 건물 벽 등에 일부 시행되고 있는 것은 상당수가 도시미화에 해당한다. 그림, 또는 예술적 작품이기보다는 경관 관리 차원에서 시행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조윤성 조선대 교수는 “다만 이러한 거리미술이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에서 행해지는 거리미술 작업의 질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지자체가 거리미술의 규제나 방치보다는 그에 맞는 규칙을 만들어 제도화한다면 문화도시 광주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고 광주를 알리는 포토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파리 골목에서는 어디에서든 그래피티를 쉽게 볼 수 있다.
지자체, 거리미술 위한 제도 필요

거리미술은 단기성을 갖는다고 하는 점에서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개보수 건물이나 새로 신축하는 현장 가림막을 활용하여 광고판의 역할을 하면서도 개보수 또는 신축 건물의 모습을 사전에 실감나도록 하는 거리미술을 한다는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거리미화정책을 별도로 수립하여 오래된 건물들의 칠과 외관 보수를 하는 경우 거시적인 마스터플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시청 앞의 한 건물이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었는데 가림막 자체가 건물이었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매우 정교했다.

그리고 일부 공사장은 파리의 옛 모습 사진을 실물크기로 배치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파리를 알려주는 시각적 효과를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노력이나 제도가 광주시에서 마련하여 각종 공사장에 적용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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